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다 한 번 이상 와본 도시 경주를 두고 '도시 전체가 유적의 보고'라 말한다. 주변이 온통 유적이긴 한데, 그중 '경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큰 고분군들이다. 신분상 분명 왕족의 무덤으로, 왕릉일 가능성도 있는 옛 신라시대 무덤들이다. 지난 2일 고분들을 둘러보기위해 이곳을 찾았다. 출발지는 경주의 관문인 고속버스터미널 관광안내소로 잡았다. 10여분 정도 걸었더니, 고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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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고분군 경주 고분군 ⓒ 김환대
고분들이 경주시 노동동과 노서동에 있어서 예전에는 노동동 고분군, 노서동 고분군이라고 불렸으나 현재는 '사적 제512호 경주 대릉원 일원'이 공식 문화재 명칭이다. 그러나 아직도 현장에 있는 문화재 안내문은 수정되지 않았고, 아직 옛 명칭으로 부르는 것이 편하다.
노동동·노서동 고분군은 길을 마주하고 도로로 갈라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발견된 10개의 금관 중 6개가 경주 신라시대 고분군에서 나왔다. 특히 노동동와 노서동에서 3개의 금관이 발굴되었는데 금관총, 금령총, 서봉총이다. 위치와 발굴 이야기를 듣고 있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노동동 고분군은 가장 커다란 무덤인 봉황대를 비롯해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 식리총과 금령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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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서동 고분군 안내문 노서동 고분군 안내문 ⓒ 김환대
노서동 고분군에는 금관이 처음으로 발굴된 금관총, 1926년 스웨덴의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가 발굴에 참여한 서봉총이 있는데 서봉총은 스웨덴의 가차인 서전(瑞典)중 '서'자와 금관에 새겨진 '봉(鳳)'자를 합쳐 지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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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서동 고분군 일대 노서동 고분군 일대 ⓒ 김환대
1946년 해방 이후 우리나라 최초로 중앙박물관에서 발굴한 무덤인 호우총이 있다. 호우총에선 '을묘년국강상광개토지호태왕호우십' 명문 글자가 적힌 호우가 출토되었는데 이는 광개토왕 사후 3년 후인 415년 장수왕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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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서동 고분군 노서동 고분군 ⓒ 김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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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우총 호우총 ⓒ 김환대
이외에도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돌방형식의 무덤 3기와 발굴되지 않은 고분들이 주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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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동 고분군 노동동 고분군 ⓒ 김환대
노동동 고분군은 3기 중 규모가 작은 금령총, 식리총은 발굴 조사되었고, 일명 봉황대(鳳凰臺)라고 불리는 신라시대 무덤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 고분은 아직 발굴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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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황대 봉황대는 가장 큰 고분이다. ⓒ 김환대
산과 같은 무덤 크기인 봉황대는 신라 어느 왕의 무덤임에는 틀림 없을 것으로 추정하나 그 주인은 아직 알지 못한다. 봉황대에서는 현재 몇 그루의 오래된 나무들이 계절의 바뀜을 알려주고 있다.
한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 이곳 주변 종각에 있었는데, 당시 성문을 열고 닫을 때 정로를 알릴 때 사용 되었으나 일제강점기 시대에 구)박물관으로 옮겨갔고, 지금은 국립경주박물관에 다시 옮겨져 전시되어 있다. 이 봉황대는 몇 년 전 경주에 눈이 엄청 온 날 한 사람이 이 곳에서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화제를 일으킨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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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령총 금령총 ⓒ 김환대
봉황대 바로 앞 남쪽에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는 형태의 고분이 금령총이다. 이곳에서는 금관과 금귀고리, 목걸이, 허리띠 등 많은 유물이 수습되었는데, 금관총에 이어 두 번째로 출토된 금관(보물 제338호)에 구슬이 달려 있어 이 무덤을 '금령총'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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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리총 식리총 ⓒ 김환대
바로 옆에 있는 식리총은 현장에 식이총라고 표지석에는 쓰여져 있다. 출토 유물이 많이 나왔는데 무덤 이름의 유래가 된 금동제 신발은 길이가 32.7㎝이며 3개의 금동판을 조립하여 만들었고 주목되는 유물로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다.
출토유물로 금제관수식, 금귀고리, 유리구슬목걸이, 은제 허리띠, 은팔찌, 마구류, 청동제 용기류, 금은장환두대도 등의 무기가 있다. 이 모두 우리나라 고분 발굴 역사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고분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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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 노서 고분군이 있는 도로 노동 노서 고분군은 도로로 나누어져 있다. ⓒ 김환대
늘 쉽게 주변에서 접할 수 있어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으나 한번 천천히 둘러보면 엄청난 숨은 이야기들과 역사적 사실들이 있어 역사 퀴즈나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을 듯하다.
경주를 많이 찾아도 이곳을 여유롭게 천천히 걸으며 둘러본 이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혹 이곳을 찾는다면, 신라인들의 사상과 당시의 위대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봄 기운이 느껴지는 이대 경주를 찾으면 돈 안 들이고 신라의 역사를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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