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무월마을 풍경. 마을길을 따라 경운기 한 대가 내려오고 있다.
이돈삼
마을이 금산 아래 나지막하게 엎드려 있다. 마을의 역사도 800여 년을 웃돈다.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동서로 바름산 망월봉과 꾀꼬리산이, 남쪽으로는 유봉산이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짙푸름으로 한껏 달아오른 산야도 한 폭의 그림이다.
마을로 들어간다. 무월정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해신과 달신, 소망탑도 범접할 수 없는 풍미를 지니고 있다. 마을의 번성과 무탈을 기원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다는 솥다쟁이 벅수와 선돌, 디딜방아도 멋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돌담도 운치 있다. 그 길을 따라 걷는다. 돌담을 따라 줄지어 선 한옥이 멋스럽다. 집 마당엔 정원들이 아담하다. 문패도 눈길을 끈다. 아기자기한 게 여간 매혹적이다. 걸음을 재촉하자 골몰샘이 보인다. 예전에 목을 축이던 샘물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지친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다.
한가한 돌담길을 굽이 돌아가니 공방 하나가 보인다. 이름하여 '허허 공방'이다. 공방 담장에 흙으로 빚어낸 농부의 얼굴이 정겹다. 토우다. 투박하지만 꾸밈없는 모습이 신선하다. 오진 모습이다.
쓰레기장이 될 뻔한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