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차 정리해고의 비밀은 불법회계조작"

[현장] 대한문 앞 쌍용차 일일 문화제, 김정우 지부장 "하루아침에 7300억 자산이 3600억으로"

등록 2012.06.24 13:56수정 2012.06.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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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조원 공무원 노조원이 발언하고 있다. ⓒ 이명옥


2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에 공무원 노조, 녹색당 당직자, 학생, 시민이 조촐하게 모여 문화제를 열었다. 준비된 발언자도, 문화공연 팀도 없었지만 발언들은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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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현 학생 윤종현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 이명옥



마이크를 잡은 윤종현 학생은 노동, 교육, 환경 등 사회의 문제들이 신자유주의에 기인한다는 것을 꿰뚫어보고 이야기를 풀어냈다. 윤군은 비정규직, 청년 실업, 일제고사 등 무한경쟁의 질주 속에 잃어버리는 인간적 가치를 상기시키며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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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지부장 김정우 지부장이 쌍차 대량해고 사태는 회계조작이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 이명옥


마무리 발언에 나선 김정우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IMF와 세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쌍용그룹에서 쌍용자동차가 분리되면서 위기가 예고됐다"며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투자는 하지 않고 기술만 빼먹고 경영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이에 대주주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불법회계조작을 통해 건실기업을 부실기업으로 만들어 정규직 2646명, 비정규직 300명을 해고했다"고 말했다.

대량해고 사태를 부른 블랙박스의 비밀은 불법회계조작에서 있다는 것이다. 김 지부장은 "7300억 원에 달하던 유형 자산(공장·건물·기계장치)이 하루 아침에 3600억 원으로 줄어들 수 있느냐"며 "명백히 자본과 권력이 결탁한 회계조작 범죄"라고 단언한다. 대량해고 사태를 부른 원인인 회계조작이라는 블랙박스를 찾았으니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부장은 "쌍용차 사측이 중국의 상하이로, 인도의 마힌드라로 자본의 세탁을 거듭한 터라 노동자들 힘만으로는 책임의 소재를 묻기 쉽지 않으니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얼마 전 사측이 무기직에 관해 입을 열었다"며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지만 3년 동안 침묵하던 사측이 입을 열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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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문화제 대한문 문화제에 모인 사람들 ⓒ 이명옥


김 지부장은 "캄캄한 어둠과 절망과 상처 속에 스물 두 명이 목숨을 버렸지만 어쩌면 스물 세번째의 불행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희망텐트를 하면서도 3명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대한문 앞에서 바늘구멍만 한 희망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해고노동자들의 복직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의 걸음을 멈출 수 없다. 구속을 각오하고 끝까지 길을 가겠다"며 "쌍용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노총 쌍용자동차 지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쌍용차의 생산 능력은 정리해고 이전인 2006년 상태로 회복됐다. 쌍용자동차의 근로자 1인당 생산 대수는 23.6대로 2009년 7.29대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당장 2000명의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 쌍용차 사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해고자들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서울의 소리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서울의 소리에도 송고합니다.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 #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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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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