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무시하면 큰 코 다칩니다

[사진] 계양산한평사기 캠페인 나선 안남초 학생들

등록 2012.07.08 16:23수정 2012.07.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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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어른들의 교육기제로 아이들은 지쳐만 갑니다. 생생한 산교육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사진은 안남초 학생들이 캠페인 후 찍은 모습

어른들의 교육기제로 아이들은 지쳐만 갑니다. 생생한 산교육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사진은 안남초 학생들이 캠페인 후 찍은 모습 ⓒ 이정민


"저는 안남초 학생입니다. 저는 오늘 친구들과 함께 산행도 하고 캠페인도 하려고 이렇게 계양산에 왔습니다. 음, 아저씨들에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계양산을 꼭 지켜주세요. 계양산한평사기 운동에 꼭 동참해주셔서 우리 산을 우리가 꼭 지켜냈으면 좋겠습니다."

안남초에 다니는 여학생이 아저씨들 앞에서 강의를 합니다. 못내 쑥스러운 듯 부끄러워하지만 이내 선생님과 함께 모든 강연을 마칩니다. 산행 모임을 끝내고 광장에 모임 아저씨들은 살가운 웃음을 전하며 연신 박수를 쳐줍니다. 아이도 이내 긴장을 풀고 환한 미소로 답합니다.

a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운동본부 선생님께 짧은 교양을 받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운동본부 선생님께 짧은 교양을 받고 있습니다. ⓒ 이정민


행운의 7이란 숫자가 두 번 겹쳤던 지난 7일 오전 10시. 계양산 음악광장 앞으로 1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이틀간에 내린 비도 무색할 정도로 폭염이 짙었지만 아이들은 해맑은 웃음소리로 계양산의 아침을 반겼답니다.

먼저 나온 계양산한평사기운동본부 회원들은 저마다의 분주함으로 캠페인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어 함께 동행 온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계양산한평사기 운동에 대해 짧은 지식을 교양합니다. 이윽고 모든 준비가 마친 학생들은 홍보 전단을 두 손에 꼭 쥔 채로 산행객들에게 다가갑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안남초 학생들인데요. 산행가시는 길에 이 전단지 꼭 읽어주세요. 하하."

a  아이들은 처음엔 우왕좌왕하면서 머뭇거렸지만, 이내 적극적인 모습으로 등반객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우왕좌왕하면서 머뭇거렸지만, 이내 적극적인 모습으로 등반객들에게 다가갔습니다. ⓒ 이정민


a  이른 아침부터 나온 계양산 등반객들은 운동본부에서 무료로 준비한 유근피차를 마시며 동참해 주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나온 계양산 등반객들은 운동본부에서 무료로 준비한 유근피차를 마시며 동참해 주었습니다. ⓒ 이정민


그야말로 초등학생다운 해맑음입니다. 아니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의 미소이지요. 남자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전단만 전해주고 도망치다가 넘어지는가 하면, 여자아이들은 차근차근 설명까지 하면서 살가운 인사도 전합니다. 누가 남학생들 아니랄까봐 모두가 개구쟁이입니다.

모처럼 주말을 맞아 찾은 등반객들은 이런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 매료돼 기꺼이 호응해줍니다. 물론 어떤 못난 어른들은 "아이까지 동원해 이게 무슨 운동이냐"며 조롱도 했지만 그건 그 어른의 착각일 뿐입니다. 아이들의 진심마저 왜곡해버리는 언어도단이지요.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캠페인은 성공리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맑은 하늘과 계양산의 새들도 아이들과 발맞춰 함께 해줬습니다. 모금통에 모인 기부금은 다시 계양산 보전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이게 모두 '초딩'들의 순수한 힘이었습니다.

a  한 여학생이 스스로 선생님이 되어 계양산 한평사기 운동에 대해 아저씨들을 가르킵니다. 이게 바로 산교육이겠지요.

한 여학생이 스스로 선생님이 되어 계양산 한평사기 운동에 대해 아저씨들을 가르킵니다. 이게 바로 산교육이겠지요. ⓒ 이정민


a  가톨릭 환경연대 김혜원 활동가의 방문 캠페인 사진. 이번 캠페인에는 인천 4대종단에서 적극적으로 후원 및 참여활동에 같이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환경연대 김혜원 활동가의 방문 캠페인 사진. 이번 캠페인에는 인천 4대종단에서 적극적으로 후원 및 참여활동에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이정민


아이들은 행사가 끝난 후 기념사진만을 남긴 채 조용히 돌아갔습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는 자발적 헌신이었습니다. 어른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주 소중한 배려였습니다. 어른들이 울타리 쳐놓은 암흑의 교육공간을 벗어나 모처럼 스스로가 밝혀낸 값진 희망이었습니다.


이제 어른들도 가식의 때를 벗어던져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자연에게 보답해 주어야 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초딩들이 무얼 알겠느냐고.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아이들이 1시간 동안 흘린 땀방울에서 자연과 인간의 가치를 깨닫기를 바랄 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초딩' 무시하면 큰 코 다칩니다.

덧붙이는 글 | 참조. 계양산한평사기운동의 구체적인 방법.
계양산한평사기 운동의 1차 목표는 시민들의 동참을 통해 2억8천만 원을 모금하는 것입니다. 280만 명(현재 287만)의 인천 시민의 1%가 1만원씩 모금하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모인 기금을 바탕으로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의 일부 땅을 매입하고 그 땅은 시민들이 공유하게 됩니다. 그 후에도 한평사기 운동을 계속될 것이고, 매입된 토지는 기부자들의 이름으로 영원히 보전될 것입니다.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 운동본부 진행경과
2007년 10월. '이곳만은 꼭 지키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상 수상.
2010년 7월 21일.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운동본부(준) 발족
2010년 12월말. 2800만 원 모금. 1차 목표 10% 달성
2011년 7월 16일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운동본부 공식 발족
2011년 9월 21일 제1회 땅 한평 차 한잔, 계양산보전 문화나눔 콘서트
2012년 현재 모금액. 4283만7969원(5월 20일 기준)


덧붙이는 글 참조. 계양산한평사기운동의 구체적인 방법.
계양산한평사기 운동의 1차 목표는 시민들의 동참을 통해 2억8천만 원을 모금하는 것입니다. 280만 명(현재 287만)의 인천 시민의 1%가 1만원씩 모금하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모인 기금을 바탕으로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의 일부 땅을 매입하고 그 땅은 시민들이 공유하게 됩니다. 그 후에도 한평사기 운동을 계속될 것이고, 매입된 토지는 기부자들의 이름으로 영원히 보전될 것입니다.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 운동본부 진행경과
2007년 10월. '이곳만은 꼭 지키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상 수상.
2010년 7월 21일.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운동본부(준) 발족
2010년 12월말. 2800만 원 모금. 1차 목표 10% 달성
2011년 7월 16일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운동본부 공식 발족
2011년 9월 21일 제1회 땅 한평 차 한잔, 계양산보전 문화나눔 콘서트
2012년 현재 모금액. 4283만7969원(5월 20일 기준)
#안남초 #계양산한평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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