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약수 반짝특수' 지나간 자리... 손님 발길은 '뚝'

물 떠가고 목욕하는 것 외에는 볼거리 없어

등록 2012.07.11 19:18수정 2012.07.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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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10일에 열렸던 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 일대에서 열린 제6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는 화려했다. 다채로운 행사들로 축제 기간 동안 원근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초정리 행사장은 북적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지열도 뜨거웠지만 관광객들은 더위에 상관없이 축제의 향연을 맘껏 만끽했다. 하지만 그곳에 사람냄새로 북적북적 한 것은 그때까지였다.

 

축제가 지난 후 3주 동안 같은 시간대에 초정리에 가서 2~3주 정도 머물며 관찰해 봤다. 올해 초부터 군이 개방한 초정원탕과 개인 소유 약수에서 약수를 떠가는 이들은 수십 명에 불과했고, 관광객들로 보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서 초정약수를 직접 맛보고 체험한 일반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초정지역을 꾸준히 방문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향후 목욕탕, 음식점, 숙박업 등의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초정지역이 활성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지만 적어도 3주간 동안 지켜본 바로는 '판단 미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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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소유 약수터에서 관광객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약수를 담고 있다. ⓒ 신용철

개인소유 약수터에서 관광객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약수를 담고 있다. ⓒ 신용철

목욕탕은 한때 4개의 목욕탕이 문을 열고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지만 모두 문을 닫고 이제는 하나만 남아 있다. 유일한 목욕탕인 초정약수원탕 프런트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이 아무개씨는 "축제 때 많은 관광객들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목욕탕을 이용하는 고객은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행사만 보고 돌아가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이용객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몇 달 전 부터는 평일과 주말에도 별 차이가 없다. 외지에서 오는 단골들이 있었는데 경제도 어려워지고 유류세도 올라 그런 것 같다. 막상 이곳에 와도 물 떠가고 목욕하는 것 외에는 볼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식당도 축제 때에만 반짝특수를 누릴 뿐, 매주 몇 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수십 명밖에 오지 않는 곳에서 손님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오히려 목욕탕을 비롯해 인근 여러 상업 시설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을 감안 해 보면 근근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평시의 초정, 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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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군이 올 초부터 개방한 초정영천(원탕) 인근 약수터에서 관광객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약수를 담고 있다. ⓒ 신용철

청원군이 올 초부터 개방한 초정영천(원탕) 인근 약수터에서 관광객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약수를 담고 있다. ⓒ 신용철

숙박시설도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손님이 없었다. 어떤 날에는 5층 규모의 모텔에 잘 갖춰진 내부시설이 무색하리만큼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다.

 

청원군에서 목욕과 숙박을 같이 할 수 있는 시설을 과감하게 시도했다가 문을 닫은 스파텔이 이달에 다시 보수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재개장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지만, 이 상태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초정리에서 나고 자란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예술부장은 "산골마을을 온천·생태·공예·음식 등 웰빙 체험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일본의 유후인 마을이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선 관광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놀이시설 등 위락시설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러 지정학적 혜택과 가치를 고루 가지고 있는 이곳을 보존 하는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변 부장의 말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숙제는 역시 지자체와 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그리고 초정을 역사에 자랑할 만 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초정 #약수 #광천수 #충청리뷰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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