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제목이나 사진을 올리면 바로 연락이 온다. 네이버는 편집국 위의 편집국, 울트라갑이다."(서정아 <머니투데이> 기자)
"네이버에 뉴스 소비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진짜 중요한 뉴스들이 사라지고 있다"(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언론사들이 '네이버 종속'을 우려하면서도 정작 뉴스캐스트 제도 폐지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캐스트 폐지 찬성 '0'... 신규 매체 개방은 '반대'
NHN은 12일 오후 태평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와 공동 주최한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언론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캐스트 제휴 언론사 51곳 가운데 37곳이 응답한 가운데 '뉴스캐스트 폐지' 반대가 34개사였고 찬성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유보나 기타 의견을 밝힌 나머지 3곳 역시 '단계적 개선'이나 '폐지가 맞지만 제도 영향력 고려해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상 반대 의견이었다.
언론사들은 '대안 없어 폐지하는 것은 공적 플랫폼으로 무책임한 행위'라거나 '폐지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일부 폐지 주장이 '일부 종이신문에서 자사의 이슈 주도력이 약화되자 제기된 편협하고 이기적 의견'이란 지적도 있었다.
최근 '사이비 인터넷언론' 문제를 들어 '뉴스캐스트 폐지론'에 불을 지핀 <조선> <동아> 등 보수 매체들은 정작 이날 세미나 패널 참석 요청이나 설문 조사에는 응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지난 2009년 1월 메인 뉴스면을 각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고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아웃링크'하는 뉴스캐스트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3년 6개월이 지나며 언론의 지나친 포털 트래픽 의존에 따른 여러 폐해가 제기되고 있다.
서정아 <머니투데이> 기자는 "뉴스캐스트 등장 이후 실시간 급등 검색어에 대응하려 10여명이 일하고 인턴 기자까지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내부에선 '울트라 갑' 네이버 위해 일한다는 의식도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선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3월 이후 신규 매체 제휴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신규 매체 문호 개방에 찬성하는 언론사는 단 6곳에 그쳤고 17곳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제휴사가 늘어나면 트래픽 경쟁이 더 심해져 선정적이거나 '낚시성'인 기사가 더 늘어난다는 이유였다.
네이버 "선정적 매체 불익 주는 방식 고민"
유봉석 네이버 뉴스팀장은 선정성 문제와 관련 "잘 하는 매체에 힘주고 못하는 매체에 채찍을 주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동안 축적한 정량적 자료가 있어 반영할 수 있다면 구조적 관점에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동윤 대구대 교수는 "언론 위기의 본질은 수용자들이 주류매체 기사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선정성, 자극성보다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정연우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역시 "지금까지 주류 언론이 여론을 주도해 왔다면 포털을 통해 거대한 유통망이 없는 작은 매체들도 국민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게 됐다"면서 "작은 문제들이 있을 수 있지만 여론 다양성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진전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윤영찬 NHN 미디어 담당 이사는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언론사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의견을 들으려고 마련한 자리"라면서 "언론사들이 뉴스캐스트 폐지 자체에는 반대하고 있어 언론사 이해관계를 절충해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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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캐스트 폐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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