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노사화합기구, 노동자 권리 억압하겠다는 것"

민주노총 대구본부 8월 총파업 앞두고 노동자 총력결의대회 열어

등록 2012.07.20 21:52수정 2012.07.2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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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구본부가 20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 조정훈


오는 8월 총파업을 앞두고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소속 노동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갖고 노동기본권 쟁취와 노동탄압에 맞서 강력하게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20일 오후 2시부터 대구시청 앞에서 6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결의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법 전면 재개정, 노동시간 단축, 민영화 저지' 등 5대 요구조건을 내걸고 오는 8월 28일을 기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지하철 해고노동자들의 복직문제, 시지노인병원 파업노동자들의 최저임금과 임금체불 등의 문제,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의 복직 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대구시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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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목에 쇠사슬을 걸고 대구시에 노사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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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구본부가 20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가지자 260여 명의 경찰을 동원해 대구시청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 조정훈


시지노인병원 간병사로 일해온 한도윤씨는 "비록 살림이 넉넉하지 않지만 매년 초복이면 수박 하나를 사들고 시어머니를 찾았는데 올해는 찾지 못했다"며 "내가 하는 이 파업이 정당한 일이고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달라"고 울부짖었다. 한씨는 "어머님의 이름을 걸고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 복귀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이고 정의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지노인병원 김재윤씨도 "시지노인병원은 대구에서 제일 먼저 생긴 시립병원이고 제일 먼저 위수탁 계약이 이루어진 병원인데 불법적인 노동탄압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만 요구할 뿐"이라며 "시립병원의 관리와 책임을 가진 대구시장이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인 조정훈씨는 "2010년 8월23일 불법파업을 이유로 직장폐쇄를 당하고 그 과정에서 회사는 선별별적으로 복귀시켜 강제합숙과 핸드폰을 압수하는 인권유린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불법파업을 인정하고 징계를 감수하겠다는 확약서를 쓰게 하는 등 노조탄압을 일삼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복직판결이 나도 이행하지 않아 1억원이 넘는 벌금을 내고 있는 상신브레이크에 대구시는 노사화합상을 주었다"며 "부당노동행위로 대표이사와 전무이사가 처벌을 받았는데 무슨 노사화합이냐"고 비판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노동이 성스럽기 때문에 지금 우리 노동자들에게는 신성한 아우라가 있다"고 예찬하고 "대구시가 노사화합과 관련된 기구를 만드는데 앞장섰는데 노동자들의 권리를 절대적으로 억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총 임성열 본부장도 "김범일 시장이 노사화합기구를 만들었는데 경총, 한국노총, 자유총연맹 등이 모여 만든 것은 또하나의 관변단체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임 본부장은 "저들에게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파업은  불법파업 아닌 것 있었느냐"며 "민주노총이 파업하지 못하게 하고 파업하면 무자비하게 탄압하겠다는 것이 노사화합을 위한 기구를 만든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대구시청에서 동성로 대구역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3개중대 260여명을 시청 입구에 배치해 출입을 봉쇄했으나 노동자들과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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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소속 노동자 600여 명은 대구시청 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치고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목에 칼과 쇠사슬을 차고 행진하고 있다. ⓒ 조정훈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시지노인병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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