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 간부는 외부업체 홍보직원?"

충남교육청, 초등 돌봄 교사 용역계약 강제 추진 논란

등록 2012.07.27 17:36수정 2012.07.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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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초등돌봄교사 강제위탁저지충남공대위'가 27일 오전 충남도교육청앞에서 강제위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심규상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종성)이 충남 초등 돌봄교사들을 방과 후 학교 외부용역 업체에 강제위탁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5월 중순경 공주교대에서 충남초등돌봄교사 연수회를 열고, (재)'공주교대 나우누리'(이하 나우누리)에 대한 설명회를 시작으로 돌봄교사들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해당업체와 위탁계약시키려 애쓰고 있다. '나우누리'는 방과 후 학교 사회적 기업으로 교육대 및 사범대학 졸업자 중 미임용자의 일자리창출을 위해 설립됐다. '충남 돌봄교사'들은 약 360여 명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서 맞벌이, 저소득층,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보육 및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돌봄교사' 왜 외주업체에 떠넘기나

하지만 도교육청은 돌봄교사들에게 이 업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하면 질 높은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어 돌봄교사직이 없어지더라도 방과 후 학교 강사로 전환돼 55세까지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돌봄교실'이 폐쇄되더라도 '방과 후 학교 강사'로 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도교육청은 학교 현장교사들에게는 '나우누리'에서 돌봄 교사들의 노무를 직접 관리하게 돼 업무를 경감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반면 '충남초등돌봄교사 나우누리 강제위탁 저지 충남공대위'(이하 강제위탁 저지공대위)는 "해당 업체는 사회적 기업의 외피를 쓴 수익창출 목적의 기업"이라며 "돌봄교사들을 위탁계약을 통해 외주화하는 것은 초등 돌봄 교사들의 고용을 학교가 책임지지 않고, 떠넘기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더 큰 논란은 위탁계약 과정이 사실상 강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 돌봄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도 교육청이 '나우누리' 업체로 강제위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강제위탁 저지공대위'는  27일 오전 10시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대다수 학교장들이 도교육청의 지시로 계약이 만료되는 돌봄교사들에게 '나우누리와 계약하지 않으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자모회와 운영위원들까지 동원하여 '나우누리로 가입하든지 아니면 학교를 떠날 것'을 강요하고 있고, 대다수 교육지원청에서는 강제계약을 종용,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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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초등돌봄교사 강제위탁저지충남공대위'가 27일 오전 충남도교육청앞에서 강제위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심규상


"질문 되도록 삼가 달라"... 강제위탁 추진 왜?

충남 시·군 나우누리 관련 설명회장에서도 해당사업 장학사와 업체관계자가 참여해 일방적인 설명 후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질문은 되도록 삼가 달라'고 주문했다. 나우누리 위탁계약시 급여 등 근무조건에 대해서도 그때그때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등돌봄교사는 "도교육청 장학사 등 간부들이 외주업체 홍보직원이냐"며 "왜 외주업체 직원보다 더 극성스럽게 강제위탁을 체결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이 외주업체에 특혜를 주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은 '나우누리'에 수십억 원에 이르는 보육교사 인건비와 일부 운영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우누리'는 방과 후 학교 사회적 기업으로 '관련 프로그램 위탁 운영과 강사수강료, 교육콘텐츠판매, 재료 및 교재개발 판매 등을 통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교육청은 위탁업체 선정과 관련한 공모나 심의 과정 없이 '나우누리'를 단독업체로 선택하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게다가 '나우누리' 주요 이사 중 한 명은 대규모 교육관련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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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초등돌봄교사 강제위탁저지충남공대위'가 27일 오전 충남도교육청앞에서 강제위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심규상


인건비 등 도교육청에서 부담... "위탁계약은 외주업체에 대한 특혜"

'강제위탁 저지공대위' 관계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해소하라는 정부의 방침과 달리 보육교사들을 비정규직 교사라는 이유로 골치 아픈 존재로 치부, 아웃소싱하여 나우누리에 밀어 넣고 있다"며 '이로 인해 '나우누리'는 땅 짚고 헤엄치는 특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사들의 고용안전과 자질향상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위탁여부는 돌봄교사들의 선택사항으로 절대 강요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수익사업체인 '나우누리'에 대한 특혜논란에 대해서는 "공공의 목적에서 사회적 기업을 만든 것으로 수익사업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는 오해"라고 말했다.

반면, 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의원은 이날 오전 충남도교육청 승융배 부교육감을 만나 "충남 곳곳에서 초등 돌봄교사에 대한 강제위탁 근로계약서 작성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일선학교에 일방적인 강제 위탁계약 추진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승 부교육감은 "강제위탁계약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는 보고받지 못했다"며 "일방적인 계약추진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일선학교에 거듭 공문을 시달하겠다"고 답했다.
#돌봄교사 #충남도교육청 #나우누리 #외부용역 #외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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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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