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권파 향한 이별 통보 직전 멈칫한 신당권파, 왜?

통합진보당 신당권파 비례의원 "제발 나를 제명해달라"

등록 2012.09.05 18:18수정 2012.09.05 18:18
0
원고료로 응원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구당권파를 향해 이별 통보를 하기 직전, 멈칫했다.

당초 신당권파 측 '진보정치혁신모임'(이하 혁신모임)은 5일 오전 회의를 열고 "구당권파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려 했다. 사실상 분당을 공식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국민 사죄' 단식에 돌입한 강기갑 대표가 밟혔다. 결국, 신당권파는 최종 결심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a  통합진보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기갑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강 대표는 "혁신재창당을 실현하고 분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저의 불찰과 부족함으로 파국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고 백배사죄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기갑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강 대표는 "혁신재창당을 실현하고 분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저의 불찰과 부족함으로 파국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고 백배사죄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혁신모임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물과 소금까지 거부한 강기갑 대표의 단식과 분열을 막기 위한 처절한 호소를 존중해야 한다"며 "강 대표의 간곡한 뜻을 받아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9월 3일 최고위원회를 최종시한으로 당대표의 혁신재창당에 대한 전제조건 수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정희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 등을 통해 통합진보당 내의 혁신추진은 불가능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혁신모임 측 핵심관계자는 "지금까지 상황을 봤을 때 큰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강 대표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려 하고 있으니 이를 존중하자는 의미"라며 "하루 이틀 미뤄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당권파는 박원석·정진후·서기호·김제남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는 등 분당 수순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는 지난 4일 오후 신당권파 비례대표 의원 4명과 시도의회 비례의원 11명의 제명안 의결에 나섰다. 당기위에서 제명이 결정되고 의원총회를 통해 제명안이 통과되면,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을 유지한 채 탈당할 수 있다.

비례의원 제명 절차 밟아온 신당권파에 이상규 "엽기적 당 파괴 행위"

이를 위해 신당권파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신당권파 측 당원들은 지난 1일 비례의원들이 "해당행위를 했다"며 당기위에 제소했다. 신당 창당에 동의했다는 이유였다. 신당을 창당하려는 세력들이, 신당 창당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제명에 나선 것으로, 결국 '셀프 제명'을 추진한 것이다. 


당일 열린 중앙당기위에서는 이들에 대한 징계 관할권을 서울당기위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당기위에는 신당권파 측이 다수이기 때문에 제명 조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단계를 밟은 것이다.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의원 총회 제명안 통과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김제남 의원이 신당권파와 함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의 이혼'이 가장 좋은 길인데 만약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면, 나에 대한 제명 조치를 포함해서 그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례의원들은 제명 조처만이 통합진보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하고 있다. 현재 당기위에 회부된 한 의원은 "이정희가 있는 당에 함께할 수 없다"며 "제발 나를 제명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제명 절차가 최종 통과되면, 신당권파 소속 의원과 당원들이 대거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a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사태로 촉발된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신당 추진에 반대하는 '분열 분당 반대 중앙위원회 성사를 위한 비상회의' 대변인을 맡은 이상규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처한 작금의 상황에 어제 밤 조직적 탈탕, 분당을 선언한 소위 '혁신추진모임'은 진보 분열 획책을 중단하고 당장 해산하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사태로 촉발된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신당 추진에 반대하는 '분열 분당 반대 중앙위원회 성사를 위한 비상회의' 대변인을 맡은 이상규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처한 작금의 상황에 어제 밤 조직적 탈탕, 분당을 선언한 소위 '혁신추진모임'은 진보 분열 획책을 중단하고 당장 해산하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이에 대해 구당권파 이상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분당은 공멸"이라며 "5000명의 노동자가 분당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셀프 제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꼼수가 진보정치를 한다는 사람들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엽기적 당 파괴 행위"라며 "의원 자리를 지키겠다고 스스로 당에서 제명을 자처하고 추진하는 사람들이 혁신을 얘기하는 건 기만이다, 결국 민주당 왼쪽 방으로 갈아타겠다는 속셈"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혁신계는 공멸의 길인 탈당 분당 선언 등 당파괴 행위를 중단하라"며 "당은 버려도 비례의원직은 유지하겠다는 '셀프'제명의 비열한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제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4. 4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