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패 가락과 싸이의 '강남스타일' 어울리네

경기문화재단 주관 굿음악제 남한산성 일대서 열려

등록 2012.09.18 10:25수정 2012.09.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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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통을 돌리고 있는 풍물패 ⓒ 조정숙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고 경기도가 주최한 '굿음악제'가 남한산성 남문 주차장 일대에서 있었다.

"한류, K-pop이란 환경과 흐름을 보면서 굿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정서에 흐르고 있는 우리 것에 대한 철학과 미학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와 양식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굿음악'과 한국전통음악이 대중음악과 만나 맘껏 펼칠 수 있는 놀이마당을 펼쳐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놀이판을 극대화 시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보면 됩니다.


5년 전 의정부에서 한번 공연을 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굿판에서 트롯, 재즈, 블루스가 한몫 한다면? 무대는 마당이 되고 공연이 놀이판으로 사람들에게 더욱더 가까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굿음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하여 놀이마당을 하게 되었습니다.'강릉단오굿' 등 전국에 전국 풍물패들이 참여하여 소리굿난장, 풍물굿난장, 학술판굿이라는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굿음악제' 총 연출을 맡은 굿연구소 소장 박흥주(53)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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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패들이 한바탕 공연을 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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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음악제에서 풍물패들이 한바탕 신나는 놀이마당을 펼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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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패의 가락에 맞춰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고 있는 아가씨에게 모두들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조정숙


"자 멍석 깔았으니 굿판에서 신명나게 한번 놀아보자고요."
"집에서 소리 나는 온갖 것들을 들고 오셨나요. 양은냄비, 숟가락, 부채...손에 잡히는 대로 풍물패들과 얼씨구절씨구 두들기며... 살짝 부끄럽다면? 각시탈, 양반탈, 말뚝이탈, 영감탈 쓰고, 막걸리 한잔에 미친 듯이 흔들~흔들~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 모두 한방에 날려 버리세요."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성에 있는 로터리에 도착하자, 뜨거운 기운과 흥겨움이 울려 퍼지고 풍물패들의 꽹과리소리가 무색할 정도의 걸쭉한 목소리의 사회자 멘트가 확 다가온다. 땀을 뻘뻘 흘리며 난장판을 벌이고 있는 풍물패들의 신명난 모습에 구경꾼들도 따라 춤을 춘다. 풍물패의 가락에 맞춰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접목하여 신나게 한바탕 놀이마당을 하는 젊은 아가씨가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인기몰이를 하였다.

초, 중, 고등학교, 대학교 일반시민 풍물 동호인들 30여개 500여명이 참여하여 장단의 통일 없이 5시간 동안 멋대로 모여 치는 무형식의 풍물굿 난장. 아이, 어른,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신명나게 한판 놀아보는 마당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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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의 공연,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 가을밤을 뜨겁게 달구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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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애의 끼와 음악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조정숙


'크라잉넛'의 록음악 공연에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그 열기는 남한산성을 뜨겁게 달궜다. 가수 '한영애'의 끼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놀이판과 열정 넘치는 노래는 쌀쌀했던 가을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강릉 단오굿이 강렬한 성음으로 다가와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전라도굿의 진금순 당골의 전라도 씻김굿의 구수한 열창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고전적이고 고대적인 한국의 목소리와 미래지향적 레트로 사운드의 전자음악, 퓨전 판소리라는 새로운 장르의 '니나노난다'의 공연은 사람들의 영혼을 끌어들이는 묘한 마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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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사람처럼 장구를 치고 있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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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굿 강릉단오굿 공연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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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이고 고대적인 한국의 목소리와 미래지향적 레트로 사운드의 전자음악과 퓨전 판소리라는 새로운 장르의 ‘니나노난다’의 공연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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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굿 진금순 당골의 '씻김굿'이 관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 조정숙


막걸리 한 사발에 덩실덩실 어깨춤이...

막걸리와 어울리는 '굿음악제' 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다. 두부김치와 감자전을 놓고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프랑스인 쌤도 발걸음을 멈춘다. 합석하여 막걸리를 함께 나누며 어깨춤을 춘다. 한국에 온 지 2년째 되었다는 쌤은 제법 막걸리를 음미하며 먹는 모습이 익살스럽기까지 했다. '굿음악제'를 보며 한국의 다른 문화를 체험하게 되어 특별한 경험이라며 넉살 좋은 쌤은 한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굿음악제'라는 생경했던 문화축제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놀이마당을 만들며 하나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민족의 뜨거운 저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은 다가가기 생소한 굿음악이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굿음악제 #크라잉넛 #한영애 #갈릉단오굿 #전라도 씻김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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