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삼씨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씨가 쌍용차 문제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이명옥
스물두 명의 동료와 가족을 잃은 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대한문에 분향소를 차리고 쌍용차 해고 문제의 본질을 시민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정혜신 박사·공지영 작가·박재동 화백·백원담 교수·김선우 시인·전태삼씨 등 재야 인사와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자리를 지키기 시작했다. 공지영 작가는 재능기부로 르포츠타쥬 <의자놀이>를 내기도 했다.
시민들은 비로소 쌍용차 노동자들이 2009년에 왜 옥쇄파업을 했는지,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에 개입을 했는지, 회사는 회계조작을 통해 어떻게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를 해고했는지 알게 됐다.
시민들은 진실을 알게 됐다. 정리해고가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는 위기의식, 그리고 노동자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시민들을 대한문 분향소로 불러모았다. 학교문을 나서는 순간 노동자로 살아야 할 학생들이 쌍용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