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독도' '한글세계화', 문화로 풀어내자

[인터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광무 원장

등록 2012.09.21 20:45수정 2012.09.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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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전 서독과 동독은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과 동서진영의 군사대결로 점철된 냉전시대의 상징이었다. 그 뒤 1990년 10월 3일 이뤄진 독일통일은 냉전시대의 종말을 알린 동시에, 동서유럽통합의 기반이 되었다.

당시 통일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문화가 기여한 바는 상당히 컸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89년에 서베를린에서 시작된 문화축제,'러브 퍼레이드'다. 동서독 젊은이들의 화합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Dr. Motte 등 독일 테크노 DJ들이'평화, 기쁨, 계란케익'(Friede, Freude, Eierkuchen)을 모토로 음악축제를 열었다. 청년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개최된 러브퍼레이드는 세계 음악사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통독이후에도 이념과 빈부갈등을 극복함에 있어 크게 기여했다.


한류는 서구식 문화제국주의 아닌 자발적 문화

경색된 남북관계,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 한글세계화는 우리가 당면한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발하게 외교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꿔 문화 활동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얼마 전 찾아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단체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02년 창립)은 한류열풍은 물론 국내 문화 관광산업과 관련해 각종 다양한 연구사례와 통계자료, 각종 정책포럼들을 발표해왔다. 또한 최근까지 남북한통일문화포럼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고, 독도관광활성화, 한글보급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포럼과 정책발표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박광무 원장(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만나 최근 문화관광 관련 대안들을 들어봤다. 박 원장과 연구원은 최근'문심이'라는 지역 문화성장프로그램인 문화이모작 사업과 각종 포럼 그리고 대중소통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a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박광무 원장은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국장직을 수행하면서 국어기본법개정을 추진했다. 한국어와 전통문화에 대해 애착이 강한 그는 이어령 초대문화부장관 비서관부터 쌓아온 경험와 연구사례를 토대로 한국문화정책론이라는 인문서적을 출판하기도 했다.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박광무 원장은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국장직을 수행하면서 국어기본법개정을 추진했다. 한국어와 전통문화에 대해 애착이 강한 그는 이어령 초대문화부장관 비서관부터 쌓아온 경험와 연구사례를 토대로 한국문화정책론이라는 인문서적을 출판하기도 했다. ⓒ 서문원


- 한류열풍으로 한국어 인기가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과거 프랑스와 영국은 식민지를 통해 자국언어와 문화를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문화제국주의를 구축해왔어요. 반면 한국의 세종어학당은 각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겠다며 어학당 신설을 앞다퉈 신청한 점이 다릅니다. 외국 어디에도 이런 사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어요. 한류의 영향이 크다는 반증입니다. 연구원도 전통문화와 한글을'공급자 시각'이 아닌'현지 수요자 중심'으로 전해야한다고 제안해왔습니다.


더구나 한류 영향으로 급증한 한글에 대한 수요는 75% 이상이 한국문화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인 것으로 분석됐어요. 연구원도 국제교류센터의 문화동반자사업을 통해 해마다 개발도상국가의 문화예술, 관광, 체육 분야의 전문가를 약 6개월간 한국으로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에 한글 교육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는데, 올해는 요청이 쇄도해 추가 한글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독도관광활성화포럼을 준비 중이시더군요?
"영유권다툼으로 위기에 처한 독도를 문화로 풀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광 및 자원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봅니다. 당면한 현안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보다 관광객 방문을 통해 자연스러운 문화 활동으로 이어져야한다고 봅니다. 저희 연구원도 독도관광활성화콜로키엄을 열 계획입니다.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독도문화캠페인을 연계할 계획입니다."


- 남북한통일문화포럼은 무엇인가요?
"통일 이후의 남북한문화융합을 준비하고자 기획된 세미나입니다. 올 해 7차례나 개최됐어요. 최근에는 방송 및 통신 분야의 남북교류 협력 사업의 현황과 주제 발표, 토론이 있습니다. 통독이 된 독일뿐 아니라, 다른 외국사례를 보면 민족갈등과 여러 모순이 존재합니다. 우리도 이에 대비하자는 취지로 출발했습니다. 앞으로는 일반시민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추진하는 문화이모작 사업은 무엇인가요?
"서울시가 마을만들기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처럼 연구원의 고유기능 중에는 교육과 국제문화교류 기능 있지요. 농어촌 문화마을 만들기가 그 예입니다. '문화이모작'사업이라고 하지요.

현재 연구원에서 지역문화재단과 연계해서 시군구 이하 마을에 주민 스스로가 문화로 마을을 가꿀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사업인데요. 지역민들이 현지 여건을 가장 잘 안다는 장점이 이 사업을 이루는 중요한 매개체가 됐지요. 중국의 청년촌관제(이장), 문화동장 등이 그 예입니다. 물론 서울시와 공동추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 일반인들이 홈페이지를 찾아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로 관광관련업계와 미디어에서 저희 홈페이지를 열람합니다. 일반 분들은 최근까지 없었죠. '문화관광 정책정보 서비스시스템'을 갖추고 대중에게 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관광을 소개하는 웹진 <문화관광>도 온라인으로 발행되고 있어요. 그리고 문화관광비판과 소통을 하기 위해 <가치와 전망>이라는 정책동향 보고서를 발간하는 중입니다. 국내 축제와 문화 그리고 관광자원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된 포럼자료와 각종 연구발표사례가 올라오고 있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박 원장은 문화관광연구원 홈페이지를 방문해 많이 열람하고 미비한 점은 꾸짖어달라는 당부도 전했다. 소통부재가 시대를 역행한다고 강조하면서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서로가 상생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반도문화 #통일독일 #마을만들기 #문화이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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