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물결' 파주에서 이이와 신사임당 만나자

<자운서원>에서 열린 '율곡문화제'

등록 2012.10.13 18:13수정 2012.10.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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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으로 오르는 길. ⓒ 나영준


길을 막아놓고 역사상 우리나라의 위인을 꼽아보도록 하자. 아마 대부분 세종대왕 혹은 이순신 장군을 첫 손에 꼽을 것이다. 그 다음은 어떨까. 대개는 율곡 이이나 퇴계 이황 선생을 다섯 손가락 안에 넣지 않을까.

이제는 이지스함으로 세월에 새겨진 10만 양병설과 아들만큼 유명한 어머니 심사임당으로 기억되는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 선생. 흔히 율곡 이이를 생각하면 강릉 오죽헌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강릉은 율곡 선생의 출생지이자 유년기를 보낸 곳이다.


선생의 생애와 관련이 깊은 지역은 세 곳이다. 첫째는 그가 태어난 외가가 있었던 강원도 강릉의 오죽헌, 둘째는 처가가 있었던 황해도 해주의 석담, 그리고 셋째는 덕수 이씨 가문의 세거지이자 선생이 성장했던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이다. 특히 그의 호 '율곡'은 파주의 율곡촌에서 유래된 것인 만큼 그의 생애에서 파주와의 관련을 빼놓을 수 없다.

율곡선생의 사상과 삶이 깃든 <자운서원>에서 열린 '율곡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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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내부. 강연을 열던 장소다. ⓒ 나영준


가을이 햇살에 영글어가는 10월 13일 오전 파주시 법원읍에 위치한 <자운서원>에서 '율곡 문화제'가 열렸다. 일요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를 찾은 시민들의 얼굴을 하나같이 밝았다. 유가행렬 재연 및 시민길놀이로 시작 된 행사는 추향제 및 백일장 음악회를 거쳐 다음 날 까지 다양한 행사들이 이어진다.

자운서원은 조선 광해군(光海君) 7년(1615)에 대학자인 율곡 이이의 뜻과 학문을 기리기 위해 지방 유림들로 인하여 창건되었다. 현재는 경기도 기념물 45호이며, 무엇보다 이이 선생의 묘가 조성되어 있어 뜻을 기리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율곡 선생 뿐 아니라 신사임당과 남편의 합장묘 역시 경내에 있어 살아있는 교육지기도 하다. 특히 파주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율곡이이함의 부대원들도 서원을 방문해 선생의 묘소에 참배를 드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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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내에는 놀거리가 많다. 투호와 윷놀이 떡 메치기는 물론 승경도 놀이도 있다. ⓒ 나영준


축제는 단순히 율곡 선생의 생애를 기리는 것에서 벗어나 스토리 구조의 발굴과 활용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을 따랐다. 할머니와 함께 하는 파주이야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선 것. 또 SNS가 보편화 된 현실을 반용, 포스터나 초대장 등 홍보물에 인쇄 된 QR코드를 통해 일정과 프로그램을 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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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전통의장 전시도 열렸다. 오른 쪽부터 이이 선생, 신사임당, 숙빈 최씨, 영조 대왕. ⓒ 나영준


문화제 기간 동안 무료로 개방되는 서원 안에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으로 인산인해였다. 무엇보다 투호, 윷놀이, 널뛰기, 떡 방아 찧기 등 놀이가 될 만한 것들이 많아 아이들의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외에도 연 만들기, 서각체험, 팽이 만들기 등 여러 프로그램들이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꾸려져 있어 가을 소풍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더구나 체험의 모든 비용은 무료다.

요즘말로 '영재'였던 율곡 선생의 삶, 그만큼 어머니의 영향이 지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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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복으로 갈아 입은 여인의 미소가 아름답다. ⓒ 나영준


현대의 많은 어머니들은 자신의 자식이 영재이자 천재이길 원한다. 율곡 이이 선생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만하다.

석류피리쇄홍주(石榴皮裏碎紅珠 : 석류껍질 안에 들어 있는 씨 모양이 붉은 구슬처럼 빛나는구나)

이는 선생이 3살 때 읊었다는 시다. 뿐만 아니다. 22세 에 별시에서 천도책(天道策)을 지어 장원급제 하였고, 이 후 29세에 응시한 문과 전시(殿試)에 이르기까지 아홉 차례 과거의 장원을 모조리 싹쓸이 해 이른바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 일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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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지스함의 승무원들이 이이 선생의 묘에 참배를 올리고 있다. ⓒ 나영준


이런 대단한 영재였지만, 율곡의 스승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학자로서 율곡이 지녔던 소양은 모두 어머니 신사임당에게서 나온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역사 기술에 일부 과장이 있었다고 해도, 어머니가 미친 영향이 율곡 이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깊이를 더해가는 가을, 율곡 이이 선생과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을 만나고 싶다면 파주로 향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지대한 부모라면 햇살을 타고 전해지는 신사임당의 기를 느껴봄직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율곡문화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파주문화원(www.pajucc.or.kr)이나
파주시청 홈페이지(www.paju.go.kr)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율곡문화제 #파주 #율곡 이이 #신사임당 #이지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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