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골프장이 뭐길래..."

골프장 건설 반대 13차 강원 생명살림 아우성 집회

등록 2012.10.14 14:39수정 2012.10.14 14:39
0
원고료로 응원
짓밟힌 일상 되돌려 받길~

삭발식 골프장 건설 반대 대책위가 삭발식을 진행중이다.
삭발식골프장 건설 반대 대책위가 삭발식을 진행중이다.이명옥

13일 오후 2시 춘천역 광장에 설치 된 무대 위에서 골프장 건설 반대 대책위 위원장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조인자 위원장 조인자 위원장이 울며 일상을 돌려달라고 말하고 있다.
조인자 위원장조인자 위원장이 울며 일상을 돌려달라고 말하고 있다.이명옥

"도대체 골프장이 뭐길래... 3주일만 지나면 도청 앞 노숙생활 1년이다. 최문순 도지사 당신을 믿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꼴이냐. 왜 일상을 어지럽고 힘들게 하느냐. 칠순 팔순의 어르신들이 왜 비닐을 덮고 자면서 당신만 바라봐야 하느냐. 도대체 골프장이 무엇이냐. 주민들의  일상을 돌려달라. 제발 주민들을 살려달라"

삭발을 하는 동안 조인자(홍천 동면 월운리) 위원장은 흐느낌을 멈추지 않았다. 유일한 여성 삭발자 조씨는 골프장 건설로 짓밟힌 일상에 대한 고통과 울분을 눈물과 흐느낌으로 털어놨다.

울고 있는 주민 한 여성분이 삭발식을 보며 울고 있다.
울고 있는 주민한 여성분이 삭발식을 보며 울고 있다.이명옥

조씨는 "아침 일찍 해 뜰 때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손톱이 닳도록 일하면서도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농사짓고 있다. 왜 허리 굽은 칠순 팔순 어르신이 당신 앞에서 울고불고해야 하는가. 골프장을 꼭해야 한다면 이유를 주민들에게 설득해 달라. 아니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 당신이 바라는 강원도 도정이 이것이냐"며 "골프장을 죽어도 허락할 수 없으니 일상생활을 돌려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조인자 위원장이 삭발을 하는 동안 집회에 참석한 한 여성이 일어나  울부짖으며 골프장 건설 반대를 외쳐 집회에 참가한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조인자 위원장은 월윤리는 환경청 검사만 끝난 상태인데 주민 반대로 골프장 건설이 난항에 부딪치자 토건족들은 축구장, 야구장, 리조트 건설 등 종목을 바꾸어 개발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중이라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느날 사라진 조상 묘 여덟


오춘기씨 증조부부터 조부까지 여덟개의 묘지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오춘기씨
오춘기씨증조부부터 조부까지 여덟개의 묘지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오춘기씨이명옥

강원도청 앞에서 주민 발언에 나선 오춘기씨는 "어느날 갑자기 조상 묘 여덟개가 감쪽같이 사라져 유골조차 찾을 수 없다"며 "가난한 사람은 조상을 모실 자격조차 없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오씨의 말에 따르면 홍천 서면 동막리는 골프장 건설을 위해 정씨 묘를 유족의 동의도 없이 없애 버렸고 신씨 묘지를 흙으로 덮어 버렸다는 것. 1년 뒤 어느 날 갑자기 오춘기 씨 가문 묘 여덟개도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증조부, 고조부. 조부 묘 도합 여덟개를 잃어버린 오씨는 직장도 그만두고 조상의 유골이라도 찾기 위해 47일째 도청 앞에서 노숙  농성중이다.


꽃상여를 태우는 오춘기씨 묘지를 잃어버린 오춘기씨와 친척들이 꽃상여를 태우며 애통해 하고 잇다.
꽃상여를 태우는 오춘기씨묘지를 잃어버린 오춘기씨와 친척들이 꽃상여를 태우며 애통해 하고 잇다.이명옥

추석 전에 유골을 행방을 찾아주겠다던 도지사의 약속과 달리 추석이 지난 지금도 유골의 행방조차 알 수 없다. 오씨는 이번 추석 성묘를 가지 못했을뿐 아니라 조상을 뵐 면목이 없어 천막마저 걷어 버리고 맨 바닥에서 이불을 덮고 잤다고 한다 오씨는 자신의 애타는 마음은 아랑 곳 없이 홍천 군청은 "유골 을 찾아 줄 노력은 하지 않고 돈 몇푼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오씨는 "만일 조상의 유골을 찾지 못하면 더 이상 살아갈 면목이 없다. 1년 전 정씨 묘를 없애버렸을 때 관리 감독을 잘했더라면 우리 묘지는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유골만 수습하게 해 달라. 조상을 안모시면 개새끼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 죽음으로  을 다시 찾을 각오를 하고 있다"며 "살고 싶습니다. 살려주십시오"라며 울먹였다.

아우성이 함성돼야 세상이 변한다

2012  SKY (쌍차. 강정. 용산) 공동행동 생명평화대행진을 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4일 강정을 출발  제주, 목포광주, 순천, 보성, 벌교, 공주,  대전, 창원, 마산, 고리, 밀양, 함양을 거쳐   춘천역에 도착해 연대 발언을 했다.

연대 발언 중인 문정현 신부님 문정현 신부님이 발언을 통해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연대 발언 중인 문정현 신부님문정현 신부님이 발언을 통해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이명옥

문 신부는 "순천에 갔더니 순천만을 막아 간척지를 만들더라. 더 이상 내 고향  쪽빛 남쪽바다의 정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농촌에는 썩지도 않는 방부제 섞인 수입쌀 때문에 우리 쌀이 외면당하고 있다. 우리쌀 먹자고 애걸하는 농민들 처절하다.

도시에서  공장으로 돌아가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삶도 너무 처절하다. 평택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을 경찰이 군홧발로 짓밞고 방패로 찍고 폭력을 행사했다.자본가의 행패에 권력자가 한 통속이 되었다.

용산 학살은 어떤가 그분들은 불에 타 죽은 것이 아니다. 맞아 죽었다. 몽둥이로 다리가 부러지고 내장이 터져 죽었다. 그런데 그들이 가해자도 둔갑되어 징역을 살고 있다.

강원도는 산을 깎아서 골프장 만드냐, 골프장이 밥먹여주냐 가난한 농민들 고통주며 골프장 만드는 것 용납할 수 없다. 자본가의 배채우기 위한 권력의 횡포 거부한다. 자손대대 노예화 되는 것도 거부한다.

아우성이 변해서  함성이 되어야 세상이 변할 수 있다. 우리는 SKY(쌍차. 강정. 용산)  이름으로 생명평화대행진을 하고 있다. 10월 20일 지리산 실상사에서 모일 것이다. 11월 3일에는 서울광장에서 함성을 이루고자 한다. 함께하자"고 당부했다.

돈 때문이라는 말에  어이없더라

구만리 마을 이장 마을 이장이 구만리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구만리 마을 이장마을 이장이 구만리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이명옥

구만리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울 이장은  청문회에서 마을 주민들이 돈을 더 받으려고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어이가 없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까지 구만리 주민이 골프장 건설 반대 싸움으로 든  소송 비용만 1억 3천이고 싸움이 치열했던 2008년엔 폐농하다시피 하며 싸웠다고 말했다.

이장은'만일 돈을 받으려고 했다면 2006년 경 벌써 받아 챙겼을 것이다.  당시 사과박스에 만원지폐를 가득 담아와 이장, 부녀회장. 마을 회장을 회유했다. 사과 박스당 몇 억은 되었을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2002년부터 오가피 농장을 한다고 주민들을 속여 살금살금 부지를 매입한 토건업자가 2006년에 와서야 골프장 건설 야욕을 드러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2001년 가뭄이 심해 식수와 농업 용수가 많이 부족했다. 당시 정동영 최고 의원과 방성 3사가 현장을 둘러 본 뒤 저수지를 막아 주겠다고 약속했고 2004년 농촌 공사서 134억을 들여 설비를 끝낸 상태였는데 골프장 건설 계획으로 저수지 공사가 유보되었다는 것이다.

구만리는 75가구이던 마을에 20여 가구나 위장 전입을 해 95가구가 됐다. 위장 전입자 중에는 건설 업체 이사도 있고 화장실이나 길에도 주소지가 이전되어 있다며 씁쓸해했다. 현행법으로는 그들의 위장 전입을 막을 길이 없다는 것. 업자들은 마을공동체 해체를 위해 밤마다 돈을 싸들고 와 마을 주민들을 이간시켰다. 연로하신 분들 중에 천만원씩 돈을 받은  13분이 골프장 건설을 찬성하고 나머지 주민 대부분이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년 동안 골프장이 농민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여주 이천 양평의 골프장과 농민을 찾아가 알아보며 공부를 했다.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골프장은 백해무익했다.  구만리는 이제 주민 스스로 살길을 찾으려 한다. 지금 가진 동력으로 마을공동체를 살려내고 싶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광판리 골프장 건설 현장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광판리 골프장 건설 현장
광판리 골프장 건설 현장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광판리 골프장 건설 현장이명옥

현재 강원도에는 84개의 골프장 건설을 계획 중이며 이중 60여 개 골프장이 이미 완성되어 운영중이다. 강원도 골프장 건설 저지 대책 위원회는 나머지 골프장 건설을 백지화시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신도 브레뉴가 무리하게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다 부도가 난 광판리 골프장 건설 현장은 황페하게 사막화 된 채 두 세 개의 묘지가 위테롭게 탑처럼 놓여져 있는 상황이다.

최문순 도지사는 출마 시 골프장 문제를해결과 더 이상 골프장 건설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현재는 이미 허가된 골프장은 권한 밖이라고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오히려 두 군데 골프장 건설 기습 허가를 하는 등 파행을 거듭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강원도 주민들은 묘지 훼손을 방치한 홍천 군수와 골프장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최문순 도지사가 파행을 계속한다면 주민소환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확대 ( 1 / 60 )
ⓒ 이명옥

#강원도 골프장 건설 반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3. 3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4. 4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5. 5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