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미국 대선, 누가 이길까?

[분석] 사상 유례 없는 초박빙의 선거 판세... 오리무중

등록 2012.10.22 19:50수정 2012.10.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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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정확히 두 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대선 판세는 예상대로 가고 있다. 판세를 읽을 수 있는 예상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선거 초기부터 예상한 초박빙의 판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민주당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마의 숫자를 불리는 47%를 중심으로 조금의 차이만을 보인 채 초박빙을 거듭하고 있다.

1차 TV 토론회 전까지는 오바마가 평균적으로 2∼4% 앞선 지지율을 보이며 다소 앞선 듯하였으나, 롬니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1차 TV 토론회에서 완승하여 지지율 차이를 만회해 1∼2% 차이까지 앞서는 등 여론조사 지지율 편차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했다. 이후 벌어진 2차 TV 토론회에서 오바마가 다소 "잘했다"는 평가가 나와 이 약간의 지지율 편차마저도 사라졌다. 두 후보는 그야말로 47% 동률 지지율을 중심으로 판세를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의 선거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다시 위력 실감한 미 대선 TV 토론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한마디로 예상이 빗나가 버렸다. 평소 능변으로 유명한 오바마 현 대통령이 1차 TV 토론회에서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여론조사 역시 70%가 넘는 미국민이 오바마의 승리를 내다봤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오바마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기고 말았다. 1차 토론은 오히려 오바마가 가끔 땅을 쳐다보는 등 롬니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어서, 역으로 70%가 넘는 국민들이 롬니의 손을 들어 주고 말았다.

그나마 뒤늦게 정신을 차린 오바마의 2차 TV 토론회 약진으로 다소의 지지율 하락을 만회하기는 했으나, 오바마로서는 1차 토론회의 패배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초박빙 승부에서 약간의 부동층 이동마저도 승패를 좌지우지할 만큼 미 대선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따라서 외교정책을 주제로 22일(현지시각) 마지막으로 열리는 3차 TV 토론회가 부동층을 움직여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오바마와 롬니 양 후보 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합 주에 목을 건 양 후보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미국 선거는 더욱 진기한 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 본 선거는 각주에서 선출된 538명 대의원의 투표로 당락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 주에서 이긴 후보가 그 주 대의원을 독차지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한 주에서 압도적으로 이겼더라도 그 주에 배정된 대의원만을 가져가는 것이며, 다른 주에서 한 표 차이로 패배했더라도 그 주의 대의원은 한 명도 못 가져오는 이른바 지독한 승자독식 방식이다.

이러한 선거 방식은 전체 국민의 투표에 따른 지지율에서는 이기더라도 대의원 수에서는 패배하여 결국 대통령선거에서는 낙선하고 마는 방식이라 대표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는 있으나, 여러 주가 연합한 국가가 미국인만큼 주 단위로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오랜 역사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압도적으로 앞서 있거나, 패배가 확실한 주는 관심에서 벗어나 있고 지지율이 초박빙으로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이른바 경합 주(swing state)에 오바마, 롬니 두 후보진영이 목을 걸고 있는 것이다.

워낙 초박빙의 승부이다보니 이 경합 주에 관한 여론조사도 다양하지만, 대체로 플로리다, 콜로라도, 오하이오, 뉴햄프셔 등 10여 개에 달하는 주가 경합 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들 경합 주 또한 1∼2% 차이의 지지율 변화로 들쑥날쑥해지고 있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판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 등 실물 경제지표도 주요 요인으로...

미국의 실물 경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면서도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이 매달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이다. 10월 초에 발표된 9월의 미국 평균 실업률은 7.8%로 이전에 비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점차적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오바마 진영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한다.

특히 경합 주를 비롯한 41개 주에서 실업률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장기간의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혀있는 현 오바마에게 어떤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지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주택 신규 건설 신고 접수 건이 다소 늘어나는 등 뉴욕을 비롯한 경제 중심 지역에서 부동산 매매 등 실물 경기의 회복 움직임이 오바마 진영에는 희소식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전 부시 정권에서 비롯된 원인으로 장기간의 침체를 안고 있는 미국 경제가 오바마 집권 4년 동안을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투표일 4일 전인 11월 2일에 발표되는 10월의 실업률 동향이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 중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외교정책 대결... 누구 손을 들어 줄까?

앞서 언급한 데로 마지막 3차 TV 토론회는 외교정책에 관한 주제를 다룸과 동시에 그동안 대내적인 문제의 입장 차이만 뚜렷하게 드러내었던 두 후보 사이의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보다 본질에서 보자면, 롬니의 경우 대외적인 외교정책의 경험이 전무한 관계로 양 후보 간 외교정책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오바마의 외교정책 수행을 하고 난상토론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경우,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경기 침체마저도 가져온 이라크 전쟁을 종식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철수도 시행하였다는 점을 들면서 자신의 외교정책의 성공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롬니는 최근 리비아 주재 미 대사의 피살 사건 등으로 미국의 국제적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는 점과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오바마의 외교정책 수행에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세울 것으로 보이고 있다.

초기에 미국의 대선 판세는 이어지는 박빙의 승부 속에서도 선거 자금의 확보 등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오바마 현 대통령의 무난한 재선을 예상했던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 대선 판세는 초기 판세와는 달리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다는 오리무중 론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 한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쨌든 미국 대선의 결과는 11월 6일을 기점으로 드러날 것이다. 워낙 초박빙 승부로 말미암아 대의원 선거마저도 269명의 동수로 혹은 그와 비슷한 결말로 법적 소송으로까지 번질 경우의 수가 전무한 것은 아니나, 일단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가 12월 18일, 치러질 한국의 대선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일반적으로 다소 진보적인 민주당 오바마의 재선이 한국의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고, 더욱 보수적인 공화당의 롬니의 당선은 한국의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이는 다소 일률적이고 편의적인 분석으로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 선거는 모든 대내외 정책에 있어서 뚜렷한 입장 차이를 가지고 있는 양대 정당 정치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민주, 공화당의 싸움이라서 이를 일률적으로 한국적인 상황에 대입하기는 다소 무리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는 부동층이 많이 형성되고 있어서 미국 대선의 결과가 이들을 비롯한 대다수 한국 유권자들에게 다소의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이고 있다.

미국의 앞으로의 4년과 한국의 앞으로의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이 한 달을 사이에 두고 동시에 선출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질 2012년도 말. 세계의 눈은 우선 미국으로, 그리고 분단된 나라 대한민국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프라이즈에도 기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선거 #버락 오바마 #미트 롬니 #초박빙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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