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들 12조 벌었다? "조세납부액 증가일 뿐"

'사교육비 증가' 보도한 언론에 교과부·국세청 등 반발

등록 2012.10.28 14:58수정 2012.10.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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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방영된 YTN뉴스 화면 ⓒ YTN


지난 24일 주요 언론들은 국세청이 내놓은 자료라며 '학원 등록업자의 조세납부 현황'에 대해 보도하면서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우려와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 내용은 2011년 개인 학원사업자의 연간 수입이 8조5614억 원, 법인사업자의 수입이 3조8762억 원으로, 이를 더하면 12조4576억 원에 달해, 2010년 개인·법인 학원사업자 수입보다 7.9% 늘었다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학원이 법인 형태로 대형화하면서 법인 수가 5년 새 2배 이상 늘었지만, 정작 학원사업자의 신용카드 가맹률은 73%에 불과해 소득 탈루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교육비 줄었는데 학원은 역대 최대 수입 올렸다?

그런데 지난 2월 교과부는 '통계청의 2011년 사교육비 조사결과, 2011년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의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20조1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했고, 실질금액으로는 전년대비 7.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교과부 담당자는 이번 국세청 자료와 교과부가 발표한 지난 통계청의 자료는 조사항목과 재수생의 사교육비 포함 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이번 보도에 대해 당혹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국세청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도된 내용은 국세청에서 배포한 보도자료가 아니며,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 일부분을 언론들이 보도한 것 같다"며, "단지 학원들의 조세납부 현황일 뿐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학원 사업자의 조세납부액이 증가한 것은 물가상승 요인과 카드매출 증가로 소득축소신고가 줄어드는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학원수강료 카드결제 늘어... 매출 감소했지만 소득신고액은 증가

서울 도봉구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임우혁(남, 39세) 원장은 "현실과 너무 큰 괴리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사교육 경력 12년 차라는 임 원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로 집단교육인 학원보다는 개인과외를 선호하는 추세이며, 특목고 입시경쟁이 예전만 못해 학원이 최대 불황을 맞고 있어 매출이 현격히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매출이 줄었는데도 조세납부액이 증가한 것은 경기불황으로 학원수강료 카드결제가 늘어나 그동안 일부 학원들이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던 현금 매출이 드러나 소득신고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예측했다.

작년 말까지 대치동에서 8년 동안 학원을 운영했던 이아무개(남, 52세)씨는 "대치동도 옛말이다. 대형학원들이 망하면서 그곳에서 근무하던 강사들이 주변에 교습소를 차리거나 개인과외 교습을 하고 있어 학원 수는 크게 줄지 않았지만, 대부분 학원들이 겨우 유지만 하거나, 적자를 보면서도 임대기간이 남아 있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있는 실정이고 심지어 간판만 달려 있고 비어 있는 학원도 꽤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원 신용카드 가맹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요즘 신용카드 안 받는 학원이 있나? 학부모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아마도 폐업신고를 하지 않은 채 문 닫은 학원들과 소규모 교습소들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보도 내용에 난감해하며 보도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인권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교육 #학원 #교육비 #사교육비 #보도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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