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피어난 매화꽃인가 벚꽃인가?

동이리 주상절리에 피고 지는 아름다운 겨울 꽃, 상고대

등록 2012.12.11 18:41수정 2012.12.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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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임진강 주상절리에는 매일 아침마다 하얀 겨울 꽃, 상고대가 신기루처럼 환상적으로 피어났다가 해가 뜨면 사라집니다.

 

a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적벽을 따라 피어나는 상고대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적벽을 따라 피어나는 상고대 ⓒ 최오균

연천군 동이리 주상절리 적벽을 따라 피어나는 상고대 ⓒ 최오균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주상절리 적벽에는 아침 해가 뜰 녘이면 물안개가 환상적으로 피어오릅니다. 물안개는 주상절리를 따라 흰 터널을 이루며 한탄강과 합쳐지는 합수머리까지 일대 장관을 이룹니다.

 

a  물안개가 임진강을 따라 흰 터널을 이루다가 상고대로 변한다.

물안개가 임진강을 따라 흰 터널을 이루다가 상고대로 변한다. ⓒ 최오균

물안개가 임진강을 따라 흰 터널을 이루다가 상고대로 변한다. ⓒ 최오균

a  주상절리 적벽위로 물안개가  풍경을 연출한다.

주상절리 적벽위로 물안개가 풍경을 연출한다. ⓒ 최오균

주상절리 적벽위로 물안개가 풍경을 연출한다. ⓒ 최오균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던 물안개는 주상절리 절벽과 절벽사이에 서있는 앙상한 가지에 부딪히며 그대로 수많은 하얀 꽃송이가 되고 맙니다. 이른바 상고대(rime)라 부르는 물안개 꽃입니다.

 

a  주사절리에 매화꽃처럼 피어 있는 상고대의 절경

주사절리에 매화꽃처럼 피어 있는 상고대의 절경 ⓒ 최오균

주사절리에 매화꽃처럼 피어 있는 상고대의 절경 ⓒ 최오균

상고대는 영하의 온도에서 미세한 입자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물안개)이 나무나 돌 등의 물체와 충돌하며 그대로 얼어 붙어 만들어집니다. 영하 날씨에서 과냉각(過冷却)이 된 물방울 입자는 공기를 함유하고 있는 미세한 얼음 알갱이로 흰색을 띠고 있으며, 강가나 호숫가, 고산지대의 나뭇가지에 밤새 얼어붙어 마치 매화꽃처럼 피어납니다.

 

a  바람이 불면 상고대는 우수수 떨어져 내리며 그대로 꽃비가 된다.

바람이 불면 상고대는 우수수 떨어져 내리며 그대로 꽃비가 된다. ⓒ 최오균

바람이 불면 상고대는 우수수 떨어져 내리며 그대로 꽃비가 된다. ⓒ 최오균

그러나 상고대는 해가 뜨면 금방 녹아서 사라지고 맙니다. 북쪽에서 임진강을 따라 내려오던 물안개는 그대로 수많은 꽃으로 피어났다가, 해가 뜨면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그 모습이 마치 신기루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a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오르는 임진강 물안개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오르는 임진강 물안개 ⓒ 최오균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오르는 임진강 물안개 ⓒ 최오균

임진강에는 수많은 얼음조각들이 마치 수련처럼 둥근 형태를 유지하며 하염없이 흘러내려 갑니다. 유리파편처럼 얇게 언 얼음판은 강물을 따라 내려가다가 강변에 언 두꺼운 얼음 층과 부딪치며 쉿쉿 소리를 냅니다. 그 얼음판 위로는 하얀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그 모습이 마치 펄펄 끓는 용광로 같기도 합니다.

 

a  멀리 건설중인 <동1교> 사장교 다리가 물안개와 상고대에 싸여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멀리 건설중인 <동1교> 사장교 다리가 물안개와 상고대에 싸여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최오균

멀리 건설중인 <동1교> 사장교 다리가 물안개와 상고대에 싸여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최오균

나는 매일 아침이면 태고적 과거로 회귀하며 시간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바람이 불면 상고대는 꽃비가 되어 사방에 흩날립니다. 나는 때 아닌 축포를 받으며 강변을 거닐곤 합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물안개도, 상고대도 서서히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나는 몇 십 만년 전 태고 시대에서 일장춘몽을 꾸다가 현실로 돌아오곤 합니다.

 

a  매화꽃처럼 임진강변을 따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주상절리 상고대

매화꽃처럼 임진강변을 따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주상절리 상고대 ⓒ 최오균

매화꽃처럼 임진강변을 따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주상절리 상고대 ⓒ 최오균

주상절리 상고대

 

매화꽃인가 벚꽃인가

봄인가 겨울인가

 

용광로처럼 펄펄 끓는 임진강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물안개

주상절리 적벽 따라

흰 터널처럼 장관을 이루더니

수많은 만다라가 되고 마네!

 

매화꽃인가 벚꽃인가

봄인가 겨울인가

신기루처럼 피어나는 상고대여!

 

a  상고대는 해가 뜨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상고대는 해가 뜨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 최오균

상고대는 해가 뜨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 최오균

☞여행 팁

‣오시는 길

대중교통이 불편하므로 승용차로 자유로를 따라 오다가 37번 국도를 지나 어유지리 3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삼화교 건너 우회전, <롯데건설> 표지판을 따라 약 3km를 가면 도착한다. 주차시설이 없으므로 주상절리 입구 도로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평화누리길인 뚝방길을 산책하며 걸으면서 풍경을 음미하는 것이 좋다.

*주소 :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마동로 196번길

 

‣관람적기

아침 해가 뜰 시간(오전 7~8시 전후)이 관람 적기다. 밤새 물안개가 나무가지와 주상절리 적벽에 얼어 붙어 상고대가 장관을 이루다가, 해가 떠올라 오전 10시 경이면 상고대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만다.

 

‣주의사항

이곳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변은 최전방 오지라 매우 춥다. 요즈음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20도를 오가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따라서 두꺼운 방한복과 마스크, 장갑, 따뜻한 신발을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와야 한다.

 

‣주변 먹거리

동이리주상절리 주변에는 가게와 식당이 전혀없다. 따라서 뜨거운 음료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점심은 동이리 입구 마전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372번 도로를 타고 왕징면사무소 주변으로 가서 뜨거운 매운탕(강마을)이나 홍합짬뽕(귀빈각) 등을 먹는 것도 괜찮다. 

2012.12.11 18:41ⓒ 2012 OhmyNews
#상고대 #동이리 주상절리 상고대 #동이리 주상절리 물안개 #평화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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