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탄 유모차 끌고 금남로로... '대통령 문재인' 연호

13일 문재인 광주 유세 현장, "여성 대통령은 좋지만 준비 안 된 사람 싫어"

등록 2012.12.14 09:24수정 2012.12.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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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3일 유세를 위해 찾은 광주 금남로. 쌍둥이가 탄 유모차를 대동한 부부가 오마이TV 대선올레 취재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3일 유세를 위해 찾은 광주 금남로. 쌍둥이가 탄 유모차를 대동한 부부가 오마이TV 대선올레 취재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소중한

"내가 평소에 돈을 안 쓰는디, 오늘은 만 원이나 써브렀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유세가 있었던 13일 광주 금남로. 신정자(80) 할머니는 노란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야광봉을 연신 흔들었다. 할머니는 "4개에 만 원 하는 요 목도리를 사갖고 같이 온 친구들 노나(나눠)줬어, 오늘 본께 젊은 사람들이 많고만"라고 말하며 웃었다.

금남로에 문재인 후보가 오자 1만 5000명의 시민이 모였다. 기자가 금남로를 찾기 위해 전남대에서 탄 '금남57번' 버스는 '문화전당' 정류장까지 가지 못했다. 경찰이 이날 유세 때문에 구 전남도청 앞부터 금남로 4가 까지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이곳이 통제되는 경우는 5·18민중항쟁 행사 때 말곤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유세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앞선 시각, 버스 안에서 들여다 본 페이스북 뉴스피드엔 "금남로대첩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정권교체의 열망으로 모여들고 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사람들이 모이고 있는 금남로 사진이 올라왔다.

현장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인파가 모였다. 구 전남도청부터 금남로에 이르는 길과 유세 차량에서 광주 우체국까지 이르는 길에 많은 사람이 모여 차량을 기점으로 'ㅜ'자 모양의 장사진을 이뤘다. 근무 시간 중 몰래 나온 시민부터 교복을 입은 중고생, 아르바이트 하다 문 닫고 나온 대학생, 가족 모두를 이끌고 나온 아버지까지 저마다 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유세 현장을 메웠다. 월드컵 응원전에서나 볼 수 있는 목도리, 야광봉, 머리띠 등을 파는 장사꾼까지 등장했다.

 13일, 유세차 광주 금남로를 찾은 문재인 후보가 주먹을 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3일, 유세차 광주 금남로를 찾은 문재인 후보가 주먹을 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소중한

문 후보의 유세가 있기 1시간 전부터 현장을 메운 시민들은 유세가 끝날 때까지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후보는 물론, 박지원 원내대표, 박영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와 최근 찬조연설로 이슈가 된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정신과 전문의)의 연설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옳소', '대통령 문재인'을 외치며 화답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인 광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내와 유모차(태어난 지 6개월 된 쌍둥이가 타고 있었다)를 밀고 현장을 찾은 최인성씨(36, 광주시 북구)는 "아내와 카페에 있다가 트위터에서 문재인 후보가 온다는 것을 보고 바로 택시타고 달려왔다"며 "텔레비전에서 광화문 유세를 보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오늘 이렇게 현장에 오니 좋다"고 현장을 찾은 이유를 전했다. "아내가 기꺼이 따라왔나?"라는 기자의 질문엔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의 재벌 개혁 의지가 돋보여 지지한다"며 "(박근혜 후보의) 줄푸세를 말하며 경제민주화를 하겠다고 하는 모습, 김종인과의 불협화음을 보고 있으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한별씨(20)는 "시험이 끝나 놀기 위해 금남로에 왔다가 유세를 보게 됐다"며 "평소에 정치에 관심도 많고 문재인 후보의 서민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전했다. 여학생이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론'을 향한 견해를 묻자 "여성 대통령은 좋은데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싫다"고 일축했다.

 문재인 후보가 13일 유세를 위해 방문한 광주 금남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손을 들어 유세에 화답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13일 유세를 위해 방문한 광주 금남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손을 들어 유세에 화답하고 있다.소중한

이러한 분위기를 증명하듯 광주/전남 지역 여론조사에선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가 한국 갤럽에 의뢰, 지난 11일 벌인 여론조사(전국 19세 성인남녀 3022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1.8%포인트, 호남 ±6.1%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광주 77%, 전남 71%의 지지율을 얻어 박 후보(광주 14.4%, 전남 8.7%)를 앞섰다. 호남 지지율로 비교해봐도 문 후보는 70.6% 박 후보는 14.3%였다.


한편 지난 17대 대선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15% 가량이었고, 실제 득표율은 9%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의 당초 목표인 20%는 물론 두자리수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소중한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광주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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