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70% 넘으면 우리 결혼해요"

[오마이TV 대선올레] 세가지 '짝' 나타난 문재인 광화문 유세

등록 2012.12.16 17:03수정 2012.12.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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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꼭 결혼하게 해주세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커플이 나타났다. 날씨는 온화했지만 3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려 있는 상태였다. 웨딩촬영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화사하게 화장한 차영란씨의 손에는 "투표해요"라는 팻말이, 깔끔하게 머리를 정돈한 신정현씨의 손에는 "결혼하기 좋은세상 투표로 만들어요"라는 팻말이 들려 있었다.

 한 커플이 웨딩복장 차림으로 투표독려 운동을 하는 것을 서해성 작가와 오연호 대표기자가 인터뷰하고 있다.

한 커플이 웨딩복장 차림으로 투표독려 운동을 하는 것을 서해성 작가와 오연호 대표기자가 인터뷰하고 있다. ⓒ 박선희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서울지역 집중유세 '앵콜 광화문 대첩'이 열렸다. 이날 광화문 광장과 양쪽의 인도에는 3만의 인파가 몰려 장관을 이뤘다. 올해 대통령 후보가 유세한 어떤 장소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적은 없었다. <오마이TV> 대선올레는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문재인 후보의 연설을 생중계 했다. 이날 현장에는 하나가 되길 원하는 커플과 하나가 되는 커플과 하나가 된 커플이 있었다.

[짝1] 결혼하기 힘든 청년커플

결혼하기 위해 웨딩복장 차림으로 광화문광장에 나선 이 커플에게 이 세상은 '돈이 없어 결혼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남자는 결혼해서 살 집을 마련하는게 걱정이었다. 비싼 집값에 평생 빚쟁이로 살아야 할 현실이 막막했다. 여자는 비싼 보육료가 걱정이었다. 아이를 낳아도 기르기 힘드니 아이낳기 무서워 결혼을 미루고 있었다.

이런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두 팔을 걷어붙이고 거리로 나왔다. 남자인 신정현씨는 투표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한번 투표하면 보육료가 낮아지고, 한번 투표하면 반값등록금이 됩니다. 또 한번 투표하면 반값집세가 됩니다. 투표합시다"


이들은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차영란씨가 말했다.

"사랑도 권리입니다. 마음껏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


[짝2] 대한민국과 문재인

이 청년 커플은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문재인'이 만들어 줄 것 이라 했다. 그 믿음에 응하듯 15일 서울광화문 광장에서는 3만 시민을 하객으로 대한민국과 문재인 후보가 결혼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유세차량에서 사회를 보던 유정아 대변인은 '문 후보와 대한민국을 결혼시키자'며 이렇게 물었다.

"신랑이자 신부인 문재인은 다시는 신랑이자 신부인 대한민국이 피눈물 흘리지 않게 할 자신 있습니까?"

문재인 후보가 답했다.

"여러분 믿으십니까? 여러분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대통령 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두고두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통령 되겠습니다."

유정아 대변인이 한번 더 물었다.

"여태까지 약속하고 안 한 후보들 많았죠. 다시 한번 다그쳐보겠습니다. 신랑이자 신부 우리의 소중한 대한민국을 믿고 맡길 만큼 행복하게 해줄 자신있습니까?"

"그래서 제가 하는 구호가 무엇입니까? 새시대의 첫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3만 하객들의 환호가 울려 퍼졌다. 하나같이 노란 목도리를 두르고, 한 손에 바람개비를 쥔 시민들은 날이 저물어 쌀쌀해진 날씨에도 밝은 표정이었다.

[짝3] 안철수와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세를 하던 중 예정에 없이 깜짝 등장을 한 안철수 전 후보가 자신에 매고 있던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세를 하던 중 예정에 없이 깜짝 등장을 한 안철수 전 후보가 자신에 매고 있던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대한민국과 문재인 후보의 결혼 퍼포먼스가 끝나자 문 후보의 단일화 짝궁이 등장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였다. 15일 종편을 중심으로 안철수 후보의 문재인 후보 지지 철회보도가 나오던 차였다. 안철수 전 후보가 트위터에 남긴 대선 네거티브 비판 때문이었다.

안 전 후보는 트위터(@cheolsoo0919)를 통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섭니다. 패자가 축하하고 승자가 포용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부끄러운 승리는 영원한 패자가 되는 길입니다. 국민은 그런 대통령을 원하지 않습니다"라 말했다. 안철수 전 후보는 이 트윗을 남긴 15일 유세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안 전 후보의 건강과 심경변화에 대한 추측이 나돌았었다.

안철수 전 후보의 등장은 극적이었다. 문재인 후보의 연설이 끝나고 수분간 행사를 진행하다 갑자기 나타났다. 유세차량에 오른 안 전 후보는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제가 어느 후보 지지하는지 아십니까? 누굽니까?"라 물었다. 시민들이 "문재인"이라 답하자 안 전 후보는 "지금 대답 대로 투표하실 겁니까?"라 다시 물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 의사를 확실히 한 것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말을 듣고 나서 문재인 후보는 네거티브, 흑색선전에 대한 경고와 정정당당한 선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안 전 후보는 자신이 두르고 온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주고 먼저 손을 벌려 꼭 안아주었다. 두 후보가 손을 맞잡고 만세를 하는 장면은 마치 둘이 하나의 짝이 되는 모습이었다.

이를 보고 서해성 작가는 "정치가 아름다울 때는 정치적 행위를 넘어설 때다. 오늘 장면이 바로 정치를 넘어 인간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라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게 목도리를 둘러 준 것에 대해 오연호 대표기자는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의 목에 둘러줌으로써 문재인 후보를 통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모든 시민들을 품에 안아 준 것
"라 평하기도 했다.

 대선올레를 진행하는 오연호 대표와 서해성 교수

대선올레를 진행하는 오연호 대표와 서해성 교수 ⓒ 오마이TV


#대선올레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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