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노동자 자살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민주노총·시민사회단체 등 '비상시국회의' 결성

등록 2012.12.26 13:42수정 2013.01.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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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열사정신 계승·노동탄압분쇄·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재현


18대 대선 이후 1주일 사이, 네 명의 노동자·활동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시민사회 단체들이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나섰다.

민주노총·민중의힘·한국진보연대·전국농민회총연맹·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 노동조합·시민사회단체 소속 50여 명의 인사들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었다.

시국회의는 잇따른 노동자·활동가들의 자살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결성됐다. 대선 직후인 21일 최강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을 시작으로 22일에는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 해고노동자인 이운남씨, 서울민권연대의 최경남 활동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탄절인 25일에도 이호일 전국대학노동조합 한국외대지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근혜, 진정한 대통합하려면 노동자들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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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열사정신 계승·노동탄압분쇄·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 조재현


시국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열사들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일한 만큼 대접받을 권리, 두들겨 맞지 않고 노조활동 할 수 있는 사회를 기대했을 뿐"이라며 "대통령 선거 결과 이런 소박한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스스로 던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진정한 대통합을 말하려면 노동현안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더 견디겠냐는 고인들의 절규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국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대선 끝나자마자 노동자들이 길거리에서 학살당하고 있다"며 "박근혜 일당은 학살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정 향린교회 목사는 "네 분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종교인으로서 수치스럽고 안타깝다"며 "획기적인 전환이 없으면 한 수십 년 동안 '자살률 1위' 대한민국의 오명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국회의는 오는 28일,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의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내년 1월 4일 2차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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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민주노총 비대위원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열사정신 계승·노동탄압분쇄·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여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조재현


#시국회의 #민주노총 #박근혜 당선자 #노동자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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