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노조 외대 지부장 빈소 지키던 부지부장 사망

생활고로 자살 비보에 이은 심장마비 죽음... 외대노조, 두 번 장례 치러

등록 2012.12.27 10:39수정 2012.12.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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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7일 낮 12시]

오랜 기간 복직 소송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호일 전국대학노조 한국외국어대지부장의 빈소를 지키던 이아무개 수석부지부장(50)이 갑작스레 사망했다.

25일 사망한 이호일 지부장의 분당서울대병원 빈소에서 문상객을 맞이하던 이 수석부지부장은 26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그는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이날 오후 6시쯤 끝내 세상을 떴다. 유족은 아버지와 부인, 대학생인 아들 둘이 있고, 발인은 12월 30일 오전 7시 예정이다.

외대지부는 지도부 2명의 장례를 연달아 치르고 있다. 김기일 전 부지부장은 2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호일 지부장 유골을 수습해 장지로 가는 것을 확인하고 저는 이아무개 수석부지부장 빈소(경기도 용인시 다보스병원)에 와 있다"며 "다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라고 분주하다"고 말했다.

이 수석지부장의 평소 건강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고 한다. 김 전 부지부장은 "나이가 50세이니 보통사람들처럼 고혈압이 있는 정도였지, 건강이 안 좋다고 느끼진 못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이호일 위원장 사망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고, 그게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순 있겠지만 주요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연이은 노동자들의 사망에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도 안타까워했다. 그는 26일 오후 8시반쯤 자신의 트위터에 "또 한 분!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다, 제가 힘이 되어드리지 못했다"는 글을 남겼다. 문 전 후보는 "그러나 결코 희망을 놓을 때가 아니고, 긴 어둠이 끝나면 새벽이 오는 법"이라며 "서로 보듬어 주시고 스스로에게도 위로를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호일 지부장은 2006년 외대노조의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고 2009년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고 복직했다. 하지만 학교의 보복성 인사와 복직투쟁 기간 동안 쌓인 채무 등으로 힘들어하던 그는 12월 25일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노조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아무개 수석지부장은 2006년 파업에 동참했지만, 해고대상자는 아니었다. 그는 지난 11월 노조 임원 선거에서 이 지부장과 함께 15대 집행부로 선출됐다.
#외대 #지부장 #부지부장 #노동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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