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헌정 동영상에 누리꾼 열광하는 이유

박 당선인,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관심 보여야

등록 2012.12.29 12:41수정 2012.12.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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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헌정광고' "그의 도전은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이 광고는 문 전 후보의 TV광고를 만든 카피라이터 정철씨와 기획자, PD, 편집실, 녹음실, 성우 등이 돈 한 푼 받지 않는 자비량 광고이다. ⓒ 문재인헌정광고


"이제 남자에게도 아름답다는 말을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1470만표를 얻었지만 1566만표를 얻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 헌정 광고 첫 문구입니다. 이 광고는 지난 27일 유튜브에 올라온  '문재인 헌정광고 - 아름다운 사람' 제목으로 1분 28초 분량 동영상으로 문 전 후보 대선 광고를 맡앗던 카피라이터 정철씨 등 광고인들이 제작비를 받지 않고 자비로 만들었습니다. 제작팀은 유튜브 게시글에서 "문재인 후보와 허탈에 빠진 절반의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자 만든 마지막 광고"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헌정광고-아름다운사람... "낙선자를 못 내려놓는 것 처음"

헌정 광고 동영상은 "아름답게 살아왔고 아름답게 일어섰고 아름답게 싸워준 사람. 지금처럼 살아도 되는 건지 내게 물어온 사람. 내 안에서 시들어버린 뜨거움을 흔들어 깨워준 사람. 그래서 아쉬움보다 미안함이 더 크게 남는 사람"이라는 글로 문 후보를 추어올립니다.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감동하고 있습니다. <시사인> 고재열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dogsul)에 "이제부터가 진짜 '운명이다'"고 했습니다. @hagi****는 "문재인 헌정 광고를 누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낙선자에게 이렇게 마음을 못 내려놓는 선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고 감동했습니다. @uyj123****도 "문재인 헌정광고, '아름다운 사람'. 대선 캠페인에 참여했던 광고인들이 자비로 만들어 문재인님과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다시 일어서자고 격려하는 메세지. 이런 분들이 있어 아름다운 정치의 날도 올 것입니다"며 멘붕에 빠졌던 이들이 조금씩 헤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헌정광고를 아내와 함께 봤습니다. 광고를 다 본 아내가 대뜸 말하기를 "노무현은 아버지 같고, 문재인은 어머니 같다"고 했습니다. 듣고 넘기려고 하다가 생각하니 틀린 말인 아니었습니다. 정말 문재인은 어머니 품같은 느낌입니다. 지난달 28일 진주에 왔던 문재인 전 후보를 20초짜리 짧은 인터뷰와 손을 잡았을 때 든 느낌을 아내에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복받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정말 따뜻한 분임을 체험했었습니다.

그러기에 패배 후 멘붕에 빠졌고, 헌정광고를 보면서 가슴 한켠이 다시 뭉클해졌습니다. 헌정광고까지 나온 것을 보면 아직도 수많은 이들이 문재인 의원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매우 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 의원은 27일 대선 패배 후 첫 공식 행보를 했는데 찾은 곳이 지난 21일 숨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 빈소였습니다. 문 의원은 조의록에 "님의 아픔이 우리 모두의 아픔이 됐습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고 적었습니다. 문 의원이 남긴 조의록처럼 노동자들 아픔을 반드시 기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노동자 잇단 죽음에 "결코 잊지 않을 것"

문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moonriver365)에 "한진중공업 최강서님에 이어 현대중공업 이운남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죄스런 마음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낙담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시고,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문재인 전 후보는 잇단 노동자들 자살과 죽음을 접한 후 "낙담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시고,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 문재인트위터


문재인 의원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호일 한국외대 노조위원장의 빈소에서 애통해 하다가 쓰러졌던 이기연 수석부위원장이 26일 숨지자 안타까움을 다시 토로했습니다.

또 한 분!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제가 힘이 되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을 놓을 때가 아닙니다.긴 어둠이 끝나면 새벽이 오는 법입니다. 서로 보듬어 주시고,스스로에게도 위로를 주십시오.최선을 다 했다,좀 더 시간이 걸릴 뿐이다,라고요

만약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면 '최강서 전 조직처장 빈소를 찾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1470만표를 얻은 대통령 전 후보가 자본가 탄압에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명을 끊은 빈소에 찾았다는 것만으로 절규하고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작은 희망을 느꼈을 것입니다.

벌써 5명 노동자가 생명을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은 누구보다 이들 고통에 귀를 기울이라고, 따뜻한 손길을 주어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재벌회장들을 만났지만 노동자들을 배려하고, 위로하는 행보는 고사하고, 발언 조차 없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그토록 강조했던 '국민대통합'은 온간데가 없습니다. 오히려 국민대통합를 역행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국민분열주의자'를 임명했나

대선 기간 중 "이제 와서 문아무개라는 X이 호남에 와서 또 표를 달라고 한다"와 "낙선한 문 후보가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 위로 찾아가 '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내가 부르다가 죽을 이름이여'를 외치며 부엉이 귀신 따라 저 세상에 갈까 그게 걱정"이라는 막말을 한 이들을 인수위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에 임명까지 했습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싸가지가 없다"고 한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을 선택하지 않은) 48%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지지해준 51.6% 사람들에게도 우리 정권을 탄생시킨 것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국민분열'을 부추기는 발언입니다.

민주당 출신 김경제 새누리당 대통합위원회 기획조정특보가 5일 오전 전남 여수 서교동 서시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선후보 유세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수석부위원장은 "거기(51.6%)를 기반으로 해서 나머지 48%에 대한 배려를 해야지, 그건 다 무시하고 48%에 대해서만 열심히 한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보람을 안겨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는 앞날인 27일에도 종편 <MBN>에 나와 "48%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51%를 대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분열주의자'를 국민대통합 부위원장에 임명한 박근혜 당선인을 과연 신뢰할 48%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아무리 말로는 국민대통합을 강조할지라도 이런 사람을 임명한다면 갈수록 박 당선인은 집권도 하기 전에 저항을 받을 것입니다. 저항을 받으면 권력은 탄압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 5년이 두려운 이유입니다. 이뿐 아닙니다. 27일 인선한 인수위원 중에는 비리 전력자도 있습니다. 극우언론인 윤창중 수석 대변인 '막말'과 국민대통합과는 거리가 먼 국민분열주의자 김경재, 그리고 비리 전력자. 한 마디로 국민은 없습니다. 

박 당선인, 국민분열주의자 과감히 내쳐야 국민 마음 얻어

정말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대통합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을 분열시키고, 비리에 연루된 이들을 내쳐야 합니다. 박 당선인이 그들을 내치면 자신의 권위에 상처를 주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닙니다.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마음을 얻는 길입니다. 

박 당선인은 왜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헌정광고에 환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경쟁자를 위한 헌정광고가 박 당선인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천심'입니다. 이들 마음을 얻지 못하면 51% 대통령 아니 지지했던 이들 중에도 박 당선인을 떠날 것입니다. 천심은 지금 박 당선인이 자본의 탄압에 생명을 끊는 노동자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 국민분열을 일삼과 막말을 하고  비리에 연루된 이들과 결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 당선인은 문재인에 환호하는 시민들 배려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대통합입니다.
#문재인 #박근혜 #노동자 #김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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