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은비령'속에 등장하는 설악산의 능선 답답하거나 할때면 부부가 함께 자주 찾는 곳이다.
박선미
고가의 산삼을 캐더라도 중간상을 거쳐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큰 이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몇 년 전 170년 된 시가 1억2천만 원 상당의 산삼을 캤다. 중간상에게 넘겨지고 일주일 후 산삼을 썩은 채로 다시 그의 손에 전해졌다. 이유는 판매를 목적으로 전시된 동안 사람의 맨손이 닿아서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손으로 산삼을 만지게 되면 그 즉시 썩는다. 결국 시가 1억2천만 원의 산삼은 175만 원에 팔렸다. 썩어도 준치라더니 썩어도 산삼은 산삼이다.
실제로 값이 나가는 산삼은 캐기 전에는 꼭 선몽을 꾸게 되는데 영락없이 꿈에서 본 자리에 산삼이 자리하고 있다. 산삼과 장뇌삼이 있는데 장뇌삼 중에도 산삼의 씨를 체취해서 싹을 틔워 산에서 키운 것은 산양삼이라 부른다. 그리고 인삼의 씨앗을 틔워 산에서 키운 것을 장뇌삼이라 부른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약초나 삼을 캐지 못하는데 기온이 낮은 강원산간지역은 보통 6월까지도 군데군데 눈이 남아있다.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어릴 적 즐겨보던 TV프로 중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도 했고 <TV문학관>을 보는 듯도 했다. 과유불급이라더니 몸에 좋은 음식과 차를 너무 마신 모양이다. 잠은 푹 잤지만 어쩐 일인지 아침부터 두통이 심했다. 평소 저혈압이 있는데 아무래도 혈압이 오른 모양이다. 잠시 자리를 비우던 A 선생님은 이끼로 감싼 산양삼을 한 뿌리 내보이셨다. 집에 온 손님인데 아픈 모습으로 보낼 수는 없다는 거다.
"아무래도 이 삼 임자는 보살님인 모양이네요."받을 수 없다고 한사코 마다했지만, A 선생님은 이미 마음을 굳히신 모양이다. 혈압은 어느 정도 잡아줄 것이고 앞으로 1년간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그것도 모자라 직접 농사 지은 쥐눈이콩까지 봉투에 담아주셨다. 원통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주고 버스표까지 손에 쥐어주고서야 "봄이 되면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미현씨 부부는 차를 돌렸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마치 거사라도 치른 듯 목욕재계를 마치고 홀로 주방으로 갔다. 가족들 모르게 주방 구석에서 그 쓴 삼을 아작아작 꼭꼭 씹어서 삼켰다. 삼을 먹기 전후로 닭고기, 계란, 된장을 먹지 말라는 당부를 받았지만 그 뿐만 아니라 몸에 해롭다 생각되는 모든 음식을 멀리했다. 삼이라곤 홍삼액기스가 전부였던 나로선 화장실 가기도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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