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기자·도의원 무차별 고발... 여수보육원 왜?

'횡령의혹' 두고 대책위는 수사 촉구, 보육원은 민·형사 고발

등록 2013.02.04 21:34수정 2013.02.04 21:34
0
원고료로 응원
a  5일 여수보육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의 업무상 횡령의혹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와 여수시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5일 여수보육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의 업무상 횡령의혹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와 여수시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 심명남


국고보조금 횡령의혹과 내부고발자 해고로 얼룩진 여수보육원 사태가 연초부터 재점화 되고 있다. 여수보육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4일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의 업무상 횡령의혹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와 여수시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과 여수보육원의 비리의혹에 대해 검찰에 엄중 수사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여수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동의 용돈을 마치 교회에 헌금한 것처럼 한 후 착취하고 근무하지 않는 조리사를 마치 근무한 것처럼 서류조작 등이 있었지만 여수시는 솜방망이 처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여수보육원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길은 문제를 감추는 것이 아닌 전수조사와 함께 투명한 감사를 통해 사실 확인된 것을 처벌하라"며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전남도와 여수시에 전수조사 및 특별감사 실시요청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김상일 시의원은 "보육원의 부당해고 사태로 촉발된 지 벌써 18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복지시설이 사유재산처럼 세습되는 운영실태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여수복지예산이 24.4%로 연간 2000억 원이 지출되고 있는데 이중 한 곳이 여수보육원이다"면서 이제 여수시와 전남도가 복지시설만큼은 제대로 관리 감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보육원사택의 조속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대책위는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 대표이사 박아무개씨, 전 여수보육원장 윤아무개씨, 올해 원장으로 취임한 그의 며느리 윤아무개를 순천지청에 형사 고발했다. 이들이 고발에 나선 것은 여수시의 직소민원 회신에 따른 근거다.

지난해 11월 해직교사 김원혜씨는 여수시청 민원실(감사담당관)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구봉복지재단 및 여수보육원 비리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여수시는 공직감찰팀장 외 2명이 조사에 나섰다. 조사기간은 작년 12월 1일부터 28일. 이어 김씨에게 1월 8일 조사결과를 통보했다.

조사단 "보육원 임대사업, 8년간 수익금 법인전출 중단"


a  5일 여수보육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의 업무상 횡령의혹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와 여수시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있다.

5일 여수보육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사회복지법인 구봉복지재단의 업무상 횡령의혹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와 여수시의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있다. ⓒ 심명남


민원인이 접수한 비리의혹 및 진정 내용은 20가지다. 보고서 내용을 옮기면 '임대사업에 따른 수입금의 법인 전출에 관한 건에 대해 2004년까지는 수익금 등을 법인에 전출해 주었으나 이후 명확한 사유를 규명할 수 없으나 전출이 중단됨. 아울러 2013년부터는 보증금을 제외한 수익금은 예산에 편성하여 사용토록 권고(2012. 12.20. 현재잔액 15,845,832원)'라고 기재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사회복지재단인 구봉재단이 행한 이같은 수익사업은 사회복지사업법 제28조 수익사업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라며 업무상 횡령의혹을 제기했다.


또 조사단이 밝힌 구봉복지재단은 수익사업으로 현재 세탁소, 횟집, 할인마트, 식당 등 총 4개 건물을 각각 보증금 500만원에 월 20만원의 임대사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재단이 2004년까지는 수익금을 법인에 전출해 주었으나 이후 (2005년부터 2012년까지)8년간 전출이 중단된 상태다.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약 1억여 원{보증금(500만원 x 4개=2000만원) + 임대수익금(20만원 x 4개 x 12개월 x 8년=768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나온다. 보증금을 빼더라도 5년간 임대수익금은 약 8000여만원인 셈이다.

민주노총 순천시 안용호 지부장은 "사회복지법인은 사회복지사업을 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로 비영리법인이다"며 "대책위가 잔액이 적립된 금액이 적은 부분에 대해 어디에 썼는지 조사하라고 하니 감사담당관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면서 "그래서 검찰에 형사고발을 한 것이다. 임대사업 수익금에 대한 근거와 수익금을 재단에 안 넣었다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인터뷰로 적립금이 적은 이유를 묻자 여수보육원 관계자는 "보증금(2000만원)은 그전에 재단으로 들어와 전부 썼다"면서 "이후 세입자가 나가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시에서 적립을 요구해 적립된 금액이 1500만여 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책위가 임대수익금이 적다고 지적했다는 질문에 대해 "적립금은 실제하고 맞다, 누가 빼먹은 것도 아니고… 감사한 사람이 맞다 하여 지적 안 한 것이다"라면서 "그런 식으로 말했다면 무고죄로 잡아넣어야 한다"라고 톤을 높였다.

한편 여수보육원은 지난해 10월 11일 대책위에서 여수보육원에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이후 연이어 고발장으로 맞서고 있다. 보육원 측은 서울남부지법과 전남 순천지청에 형사고발과 민사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당한 사람은 보육교사 2명과 CBS 재단 본사, 이를 보도한 고영호 CBS 기자, 천중근 도의원이다. 이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각각 1억 원씩의 손해배상을 청구도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보육원 측은 지난 30일 서울남부지법에 재판에 불참했고, 앞서 순천지청 재판에도 불참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보육원 #구봉복지재단 #사회복지재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