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타일'로 변신한 캐딜락 ATS 타보니...

[시승기]민첩한 핸들링·고속주행 살아 있네... BMW 잡을 수 있을까

등록 2013.02.12 20:42수정 2013.02.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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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1월초 한국시장에 공식 출시된 캐딜락 ATS는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BMW와 아우디, 벤츠를 겨냥했다. 좀 더 확실한 경쟁 포지션은 BMW 3시리즈다.

지난 1월초 한국시장에 공식 출시된 캐딜락 ATS는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BMW와 아우디, 벤츠를 겨냥했다. 좀 더 확실한 경쟁 포지션은 BMW 3시리즈다. ⓒ GM코리아


가벼워진 몸매에서 뿜어내는 달리기 성능은 경쾌하고 빠르다. 손과 발끝에 전해지는 핸들링과 가속페달 반응 역시 민첩하다. 비교적 단단해진 승차감은 유럽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GM(제너럴모터스)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변신을 시도했다. 덩치 큰 외모와 주행 안전성을 무기로 한때 호사(?)를 누렸던 캐딜락이 옷을 갈아 입었다. 미국차의 정통성을 고스란히 내려놓고 유럽 스타일로 변화를 꾀하게 된 것. 이유는 유럽시장서 굳게 믿었던 큰형 CTS와 동생 BLS가 턱없이 무너지면서부터다. 그래서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소형 스포츠 세단 캐딜락 ATS다.

지난 1월초 한국시장에 공식 출시된 캐딜락 ATS는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BMW와 아우디, 벤츠를 겨냥했다. 좀 더 확실한 경쟁 포지션은 BMW 3시리즈다. GM코리아 측이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맞짱을 선언한 차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럴까. 캐딜락의 숨겨진 비밀병기 ATS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한 프리미엄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연비는 복합연비(도심·고속도로) 기준 리터당 11.6km다.

a  캐딜락의 고유 정체성을 살린 점도 눈에 들어온다. 수직형 LED 리어램프와 트렁크 리드에 장착된 보조 제동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캐딜락의 고유 정체성을 살린 점도 눈에 들어온다. 수직형 LED 리어램프와 트렁크 리드에 장착된 보조 제동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 GM코리아


달리기 성능... 단단한 승차감과 고속주행·핸들링 살아 있네

운전석 시트는 꽉 조이는 느낌이 든다. 한 덩치 하는 기자의 체형을 감안해도 불편하지 않았다. 시트 포지션은 일반적인 세단보다 낮다. 스포티한 느낌을 살리기 위한 배례인 듯하다. 때마침 내리는 겨울비가 앞 유리창에 흘러내린다. 윈도우 브러쉬(와이퍼)가 지나간 자리가 말끔하다. 훤하게 뚫린 전방시야가 더욱 선명하게 들어온다.

시동을 걸었다. 직분사 터보엔진 사운드가 빗소리에 섞여 귓가에 들려온다. 시끄럽지 않다. 그렇다고 경박스럽지 않는다. 몇 분간의 아이들링(공회전) 상태에도 느낌은 같다. 호강스러운 사운드는 아니지만 인내심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다.

가속페달에 살짝 발을 얹었다. 빗길에 미끄러지듯 반응을 보인다. 좀 더 세게 눌렀더니, 이내 빠른 반응을 보인다. BMW 3시리즈(320i)의 초기반응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민첩하면서 빠르게 움직인다. 중저속 구간에서의 주행 안정감 역시 만족스럽다. 빗길 노면에서의 런플랫 타이어(18인치)는 제 기능을 발휘한다.


매력덩어리 직분사 터보엔진 특유의 힘이 느껴진다. 터보랙(가속페달을 밟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차가 반응하는 느낌)이 지나면서 부터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속도계의 바늘이 시속 100km에 이른다. 1800 알피엠(RPM)에서 뿜어내는 묵직함 토크감이 전해진다. 저절로 속도를 올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답게 고속주행에서도 차체의 흔들림 없이 안정되게 움직인다. 가속감과 고속 주행 안전성은 BMW 320i와 비교해서 부족함이 없다.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한 것은 차체 경량화 때문이다. ATS의 차체 중량은 1615kg으로 출력 대비 중량이 5.9kg에 달한다.


a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한 캐딜락 ATS 프리미엄 모델은 최고출력 272마력, 연비는 복합연비(도심·고속도로) 기준 리터당 11.6km다.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한 캐딜락 ATS 프리미엄 모델은 최고출력 272마력, 연비는 복합연비(도심·고속도로) 기준 리터당 11.6km다. ⓒ GM코리아


가장 맘에 드는 부문은 서스펜션이다. 마그네틱 라이트 컨트롤 시스템인 MRC를 넣어 유럽 스타일의 단단한 승차감을 추구했다. 이 시스템은 노면상태를 초당 1000분의 1초 단위로 도로를 감지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한다. 덕분에 주행 중 롤링(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많이 없어져 중고속 구간에서 물렁한 느낌보다는 타이트한 승차감을 준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특징을 그대로 담아냈다.

자동 6단변속기도 직분사 터보엔진과 궁합을 맞춰 부드럽고 여유 있는 반응을 보인다. 변속타임이 늦거나 울컥거리는 변속충격 역시 느낄 수 없다. 만족스럽다. 수동모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운전자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 과거 수동기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속도에 맞게 기어변속을 해줘야 한다.

뒷바퀴 굴림방식(후륜구동)의 ATS는 운전의 재미가 있다. 투어링, 스포츠, 윈터 모드 등 3가지 주행모드를 달았다. 운전자가 도로상황에 따라 원하는 주행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운전자의 미세한 감성을 요구하는 부문이다.

브레이크 역시 만족스럽다. 앞에는 브렘보 4p 캘리퍼를 달아 빠른 제동력을 보인다. 뒤에는 일반 브레이크를 얹었다. 급제동 상태에서 밀리지 않고 멈추고자 하는 위치에 제대로 선다. 와인딩 도로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굴곡이 심한 코너를 돌기 위해 핸들을 돌리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자세를 유지한다. 전자식 주행안전장치와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스(LSD)덕분이다.

운전 중 재미있는 장치가 있어 즐겁다. 차선 변경신호를 넣지 않거나 앞차와의 간격이 가까운 경우에 시트 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해준다. 햅틱시트다. 이를 무시하고 멋대로 운전하다간 낭패를 본다. 사정없이 운전자의 엉덩이를 때려 주의를 준다. 

a  캐딜락 ATS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하다. 가죽으로 마감한 대시보드에 스티치를 넣은 점과 원목과 알루미늄 그리고 탄소 섬유 등의 소재를 곳곳에 적용한 것이 그렇다.

캐딜락 ATS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하다. 가죽으로 마감한 대시보드에 스티치를 넣은 점과 원목과 알루미늄 그리고 탄소 섬유 등의 소재를 곳곳에 적용한 것이 그렇다. ⓒ GM코리아


화려한 외모와 실내... '개성' VS '너무 튄다' 호불호 갈려

겉모습은 화려하다. 부드러운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룬 실루엣은 멋스러우면서도 눈에 익지 않는 스타일이다. 특히 세로로 길게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는 자극적이다. 경쟁모델과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했다는 것이 GM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부문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개성이 너무 강해 전체적인 디자인 밸런스에 흠이 된다는 지적이다.

캐딜락의 고유 정체성을 살린 점도 눈에 들어온다. 수직형 LED 리어램프와 트렁크 리드에 장착된 보조 제동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캐달락 엠블럼 좌우로 위치한 그릴에는 냉각이 필요 없을 때는 자동으로 닫히는 액티브 에어그릴을 장착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도 새롭다.

실내 역시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하다. 가죽으로 마감한 대시보드에 스티치를 넣은 점과 원목과 알루미늄 그리고 탄소 섬유 등의 소재를 곳곳에 적용한 것이 그렇다. 가죽으로 덮은 스티어링휠(운전대)의 그립감도 좋다. 스티어링휠에는 마그네슘 쉬프트 패들과 각종 편의 버튼들을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는 화려한 디자인에 치중, 산만한 느낌이 든다. 고급스럽고 화려한 디자인을 추구한 탓에 계기판의 시인성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계기판 하단의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크기가 작은 데다가 조작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눈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롭게 적용한 캐딜락의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큐(CUE)는 터치 방식을 채택해 작동이 편리하다. 8인치 LCD 모니터는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한 선명도를 자랑한다.

a  가죽으로 덮은 스티어링휠(운전대)의 그립감도 좋다. 스티어링휠에는 마그네슘 쉬프트 패들과 각종 편의 버튼들을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가죽으로 덮은 스티어링휠(운전대)의 그립감도 좋다. 스티어링휠에는 마그네슘 쉬프트 패들과 각종 편의 버튼들을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 GM코리아


BMW 3시리즈 경쟁차로 지목한 이유 있다

캐딜락 ATS의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45×1805×1425mm, 휠베이스는 2775mm다. 경쟁모델인 BMW 3시리즈와 비슷한 크기다. 다만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35mm 짧다. 

하지만 캐딜락 ATS는 BMW 320i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스펙을 지녔다. 두 차 모두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었지만 캐딜락 ATS는 BMW 320i의 엔진출력(184마력)과 엔진토크(27.6)를 앞선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캐딜락 ATS의 국내 판매가격은 럭셔리 4750만 원이며 프리미엄은 5200만 원이다. 반면 경쟁모델인 BMW 320i는 4250만 원∼5280만 원(럭셔리)이다. 열세인 점도 있다. BMW 320i는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지만 캐딜락 ATS는 6단자동변속기를 달았다.

다양한 편의사양을 장착한 것도 장점이다. 캐딜락 ATS에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스(LSD),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되는 브렘보제 4P 브레이크 시스템, 속도 감응형 ZF제 전자 스티어링 휠을 장착했다. 또 햅틱 시트와 10개의 에어백 그리고 레인센서 와이퍼 등을 채택했다.

전체적인 평가에서 캐딜락 ATS는 BMW 320i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크게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마케팅에 달려있다. 화려한 실내와 뛰어난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30대 이하의 젊은 남성층을 집중 공략해보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대중성을 강조한 BMW와 경쟁에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틈새시장을 집중 파고드는 것도 해법일 수 있다. BMW 3시리즈의 대항마를 자청한 캐딜락 ATS는 잘 만든 차임은 분명하다. 올 한 해 국내시장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a  계기판 하단의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크기가 작은데다가 조작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눈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시간이 필요했다.

계기판 하단의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크기가 작은데다가 조작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눈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시간이 필요했다. ⓒ GM코리아


기자의 돌직구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이 생각보다 좁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감안하더라도 기대 이하다. 실제 뒷좌석에 앉아보니 무릎 공간이 여유롭지 못하다. 

화려함을 강조한 계기판은 시인성이 떨어진다. 수동변속 시 단수를 표시해 주는 글자 크기가 작아 불편하고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느낌을 준다.
덧붙이는 글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캐딜락 AT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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