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 국내 정세도 다스리기 어려운데 옆 나라까지 신경 써야 하는 까닭에 주변국 정세는 늘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의 연속이다.
구글지도
서아프리카 여행 중 지리 여건 때문에 세 번이나 방문한 곳, '착한 사람들이 사는 땅' 부르키나파소. 국내 정세도 다스리기 어려운데 옆 나라까지 신경 써야 하는 까닭에 주변국 정세는 늘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의 연속이다.
코트디부아르의 수도 아비장에 도착한 나는 바로 옆 나라인 가나와의 국경이 불과 이틀 전에 폐쇄됐다는 공식 정보를 확인했다. 낙심하기는 이르다. 여기는 서아프리카. 일정을 바꿔 부르키나파소로 되돌아가 가나로 빙 둘러 가면 그만이다. 기차로 26시간, 다시 버스로 24시간이 걸리는 고된 여정이 함정이긴 하지만.
점점 발전하고 있다지만 부르키나파소 와가두구에서 적어도 개발도상국 정도 되는 수도의 위엄을 찾기란 쉽지 않다. 도로 주변으로 어지럽게 형성된 노천 시장과 길에서 인생을 배운 노회한 상인들의 거칠면서도 절박한 흥정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척박한 땅에 널브러진 쓰레기들과 그 쓰레기 중 쓸만한 걸 주워담는 넝마 걸친 아이들의 야윈 눈빛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이중에 각종 상권이 밀집한 비포장 길을 꼬불꼬불 헤집고 들어가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국제버스 터미널 위치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긴, 다른 나라에 갈 수 있을까 하는 가능성에 비춰보면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무관심이 차라리 마음 편한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