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표정짓는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로부터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박사학위 논문 표절, 다운계약서 작성,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유성호
도덕 불감증은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부터 일반국민들까지 널려 퍼져 있어 한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에 만연된 보편적 현상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포항에서는 모 사립전문대학이 학생을 대학에 진학시켜 주면 학생1인당 20만 원씩의 사례비를 고등학교 3학년 담임들에게 지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순수하게 학생을 지도하고 교육해야 할 사명을 가진 선생님들이 제자들을 상품으로 하여 돈거래를 했다는 사실은 과히 충격적이다.
요즘 새 정부가 인사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인사문제는 매번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발생하는 자연스럽고 식상한 사건이 되어버렸다. 사회 모범이 되어야 할 장관 후보 인사들은 경쟁이나 하듯 저마다 그동안 감춰졌던 부정한 이야기를 그것도 남의 입을 통해서 하나 둘씩 말하고 있다.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다운계약서, 탈세, 횡령, 불법 재산취득, 자식문제, 각 종 특혜 등 그 내용도 다양하다.
위장전입은 과거 국민정부(김대중 정부)나 참여정부(노무현 정부)때는 국무총리 내정자와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위장전입으로 연달아 낙마했을 만큼 중요한 위법사항(실제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임)이었으나 요즘은 인사청문회 때마다 위장전입은 기본사항이 되어 질문거리도 안 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들이 버젓이 장관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문제가 드러나면 "나는 몰랐다", "사과한다", "세금 내겠다"는 말 몇 마디로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강원도 원주의 어느 호화별장에서 일어난 성접대 의혹사건이 연일 뉴스와 신문지면을 강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사건이 아니라도 일부 권력기관이나 인허가권을 가진 공직자들이 업자들과 함께 룸살롱, 골프장 등을 출입하는 것은 이미 세간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번 의혹사건은 우연스런 계기로 공개되었고 관련된 자들은 재수 없어 걸렸다고 치부해 버리고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우리 사회의 도덕 불감증은 그냥 일상적인 현상으로 누구나 다 하는 부정이고, 걸리면 재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풍토가 만연해 질 것이다. 또한 위장전입이 그렇듯이 부동산 투기, 탈세, 횡령, 과도한 전관예우 등에 대해 지금은 흥분하지만 지속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장관 등 공직자 후보자가 된다면 결국에는 이 또한 무뎌지고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될 것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나 법과 정의,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장관후보로 나오는 것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안보 불감증'

▲북한 김정은, 작전회의 긴급소집... "미사일 사격대기" 지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9일 오전 0시 30분 전략미사일 부대의 화력타격 임무에 관한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사격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이 심야에 최고사령부 회의를 소집하고 이를 북한 언론매체가 신속히 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핵실험과 지속적인 도발 위협에도 대한민국은 여느 때보다 더 평온하다. 서울, 워싱턴을 목표로 핵무기 정밀타격을 언급할 만큼 그 수위가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국가 안보를 책임질 국방부 장성들부터 국민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남의 일인 양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다.
며칠 전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현역 장성들은 유유히 골프를 친 것이 확인되었다. 국방부에서는 위법성은 없어 처벌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나 국민의 한사람으로 이것이 위법성으로 따져서 처리할 문제인가 생각해 본다.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사실 많은 국민들은 북한의 위협은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일어났고 그 결과는 별일 없이 끝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정도로 "그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종의 학습효과인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지만) 불안하지 않다'는 대답이 35.7%나 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우리 국민은 무신경한데다 안보, 국방을 얘기하면 수꼴(수구 꼴통)로 몰고, 복지 예산에 밀려 국방 예산은 숨도 못 쉬는 상황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안전, 도덕, 안보 불감증 잘 몰라서 일어나는 현상인가 ?왜 이런 불감증이 나타날까? 안전, 도덕, 안보 불감증은 우리가 몰라서 안 지키는 것이 아니고, 몰라서 저지르는 일도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그 가치관도 올바른 쪽으로 변화 할 수 있도록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양적 성장만 중요시 해온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기저에 바탕이 되어야 할 사회적 가지관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나 하나 안 지킨다고 문제될까?" 생각하고,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남들도 다 하는데 안 걸리면 되지"하는 자기 합리화로 넘어가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일을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라는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로 일관한다면 대한민국의 밝고 긍정적인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다.
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로로 가기 위해 국민복지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룰 정의와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절실하게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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