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조용호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우성
[기사 보강 : 11일 오후 9시20분]대통령 몫으로 추천된 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11일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로 지명을 받을 당시 청와대로부터 인사 검증 서면질의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서면질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검증동의서에는 서명을 해서 제출했지만 약 200개에 달하는 인사검증서는 아예 받지 못했으며 "두서너 번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20여 분간 통화는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발언은 지난 여러 정부를 거쳐 청와대 내규로 정착됐던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 시스템이 현 정부 들어서는 무시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의 경우 사전에 약 200문항에 달하는 인사 검증 질문서에 직접 답변하게 함으로써 문제될 점을 미리 걸러내는 것이 지금까지의 절차였다.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등 모두 7명이 낙마해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현재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자질부족 논란으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돼 청와대의 임명 강행을 두고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정말 없었나?" 수차례 확인에 "없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약 200문항에 가까운 서면질의를 받았는가"라고 묻자 조 후보자는 잠시 머뭇거린 후 "서면질의 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재차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됐는데, 서면질의 받은 적 없는가"라고 물었고, 조 후보자는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청와대로부터 서면질의를 받은 적 없다고 했는데, 원래 인사청문회 전에 약 200개에 달하는 질문을 서면으로 해서 사전검증을 하도록 시스템이 되어 있다"면서 "(그것을 안 했다면)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후보자가 정리 답변을 다시 한번 하라"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내가 어떻게 지명됐는지 잘 모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답변한 그대로"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검증 담당하는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전화는 받았는가"라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두세 번 했다"면서 "검증 항목에 대해 대체적으로 통화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이 청와대 행정관과의 통화한 시간을 묻자 "긴 적도 있었고, 짧은 적도 있었다"면서 "다 합하면 한 20여분 정도 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조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해) 대법원에서도 후보자의 인품은 훌륭하지만 부동산 등에 문제가 있어서 반대했는데, 청와대가 '괜찮다, 국회 법사위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본회의 인준 표결이 없으니까 기일이 지나면 인준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면서 "이게 박근혜 정부 인사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국회와 국민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가, 청와대 인사검증라인, 민정수석실이나 인사위원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사전 서면질의를 통한 인사검증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도 실시됐다. 약 200개 항목이 다양하고 촘촘하게 구성돼 이 질문서에 속이지 않고 답변하면, 웬만한 기초 사항은 다 체크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 "사전 질문서는 의무사항 아니다"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이날 오후 "200개 사전 문항은 의무사항이 아니다"면서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15개 기관으로부터 총 28종의 자료를 받아 신상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검증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는 본인과 부인의 서산 예천동 땅과 안산시 본오동 땅과 건물, 서울 문정동 땅, 서울 봉천동 아파트 등 각종 부동산 투기 의혹과 다운계약서, 차명계좌 의혹이 쏟아져나왔다. 서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 "결과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초래돼 가장으로서 깊은 책임의식을 느낀다, 앞으로는 소신 뿐 아니라 제가에도 더욱 마음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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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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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청와대에서 사전서면질의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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