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예산지원 벚꽃축제 불법 장터 전락

허가 받지 않은 놀이기구에 대규모 야시장... 안양천 자전거도로 통행 제한까지

등록 2013.04.20 18:46수정 2013.04.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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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충훈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안양시 석수3동 안양천 충훈2교 인근 안양천 둔치에 설치된 각종 놀이기구들. ⓒ 최병렬


경기 안양시가 매년 수천 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안양천 둔치에서 개최하는 안양 충훈벚꽃축제가 행사가 논란이다. 축제추진위원회 측이 업체를 끌어들여 천변에 허가 받지 않은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야시장을 펼치는 등 불법 장터로 전락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7회 안양 충훈벚꽃축제 행사를 주관한 축제추진위가 야시장 업체를 끌어들여 안양천변에 불법으로 수십동의 천막을 치고 대규모 장터를 펼쳐 물의를 빚자 시가 고발조치에 나서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안양시 충훈벚꽃축제는 지난 2003년부터 안양시가 추진하는 민간사업으로 안양시 석수3동 안양천 충훈2교 인근 둔치와 롤러스케이트장 등 천변에서 매년 열려 올해가 7회째로 지난해까지 이틀 열려지만 올해는 5일로 늘어나며 17일부터 21일까지 열리고 있다.

금년도 행사는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최하고 석수3동 주민자치위원 등으로 구성된 충훈벚꽃축제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됐다. 안양시가 후원하는 행사로 명시됐지만 시가 2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행정력도 동원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시 행사나 마찬가지다.

 안양천변에 불법 천막 50여동 빼곡히 들어서

행사 3일째를 맞는 지난 19일 오후 찾아간 행사장. 안양시가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고 자랑했던 안양천 충훈2교 다리아래 천변에는 몽골천막 55개가 빼곡히 설치되어 있다. 안양시에 확인한 바로는 하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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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충훈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안양시 석수3동 안양천 충훈2교 인근 안양천 둔치에 안양시의 허가를 받지 않은 50여동의 몽골텐트가 설치돼 상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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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에서 열리고 있는 안양충훈벚꽃축제 행사장 천막에 설치된 게임장, 상품으로 양주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 최병렬


이곳 천막에는 바비큐, 뻥튀기, 구이 등 각종 먹거리는 물론 신발과 등산용품, 의류, 악세사리 등을 파는 매장과 야구공, 다트게임, 총쏘기 등으로 양주와 곰인형, 장난감을 타는 게임시설들이 들어섰다. 또 그 뒷쪽 천변에는 어린이바이킹, 점프대, 레일 설치 열차, 물놀이 시설 등 불법 놀이시설까지 불법 장터가 무려 100여 미터나 달한다.


이는 축제추진위원회가 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상인들을 불러 모은 것으로 이 업체는 영업 대가로 21일 연예인 등이 출연하는 본행사 지원비 일부를 추진위측에 전달했다.

안양시의 홍보자료를 보면 21일 본 행사에는 인기가수 송대관을 비롯 락밴드와 군악대 공연 그리고 주민 참여 노래자랑이 열리고, 행운권 추첨을 통해 FC안양 시즌티켓 등이 푸짐한 경품이 주어지며, 가수공연과 불꽃쇼(21:30)가 대미를 장식한다고 소개돼 있다.

더욱이 추진위는 축제를 불법 장터로 전락시킨 것도 모자라 행사장을 지나는 자전거도로를 19일~21일 전면 통제한다는 안내판까지 설치했다. 안양천 자전거도로는 안양시를 넘어 수도권 주민이 이용하는 공용도로나 다름없어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안양시장, 불법 장터로 전락한 축제에 당초 일정대로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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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자전거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안양천자전거도로에 대해 추진위가 19일부터 21일까지 이용을 전면통제한다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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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충훈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안양시 석수3동 안양천 충훈2교 인근 안양천변에 설치된 놀이기구 ⓒ 최병렬


불법 장터의 하천 점유 등 문제점들이 불거지자 해당 구청은 축제 추진위와 각 점포에 천막 철거 계고장을 보낸데 이어 안양시도 지난 18일 축제 추진위원장을 하천법 33조 하천점용허가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나 뒤늦은 대처와 사전에 차단하지 못해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안양시는 행정대집행은 하지 않는 방침이다.

안양시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21일 진행되는 본 행사시 최대호 안양시장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해야 하는데 행사장 옆에 불법 장터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장이 당초 일정대로 인사말을 한다고 한다. 최 시장은 19일 오후 현장에서 안양시 인터넷 소셜방송을 통해 충훈벚꽃축제를 소개하는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안양시의 한 관계자는 "장터 판이 이렇게까지 크게 설치될 줄 몰랐다. 추진위측이 업체측에 당한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행사가 7년째인데 이런 적이 없었다"며 "위원장을 고발했기 때문에 이후 조치는 경찰에서 이뤄질 것"이라 했다.

한편 해마다 벚꽃축제가 열렸지만 금년처럼 불법 장터가 대규모로 설치된 적은 없었다. 단지 무대에는 안양시 관내 음악동호인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천변에는 동네 새마을부녀회와 복지시설 등에서 천막을 치고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정도였다.

벚꽃축제는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는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금년에는 행사판을 키우면서 거액을 주고 대형가수를 초청하고 부족한 행사비용 마련을 위해 업체를 끌어들여 불법 장터를 열면서 결국 축제의 본질이 놀자판, 먹자판으로 변질되고 만 형국이다.
#안양 #충훈벚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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