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노후 개표기 사용 논란

대선 당시 개표기 오류... 미분류표 수, 평균 크게 웃돌아

등록 2013.04.24 15:25수정 2013.04.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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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대 대선 강남구 개표 과정에서 3대의 투표지분리기(전자개표기)가 수백여 장 미분류표를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18대 대선부정선거규명목회자모임의 김후용 목사는 강남구 개표 상황표를 살피다 개표기 3대에서 548표~981표에 달하는 미분류표가 9차례 나온 사실을 발견했다.

가령 삼성2동 제2투표소의 투표수는 4176표인데 그 가운데 미분류표가 981표(23.4%)였다. 미분류표란 투표지분류기가 투표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각 후보자별 분류에 실패한 표를 이르는 말이다. 미분류표들은 100매 단위로 고무밴딩한 다음 심사집계부로 인계돼 전량 수작업에 의한 개표를 하게 되어 있다.

a 미분류표 981표 삼성2동 제2투표구 개표 상황표 - 미분류표가 981표 나왔다

미분류표 981표 삼성2동 제2투표구 개표 상황표 - 미분류표가 981표 나왔다 ⓒ 정병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투표관리 시스템을 담당하는 홍진영 주무관에 따르면 현 투표지분류기의 평균 미분류율은 3.73%이다. 그렇다면 강남구 개표기 3대(2, 3, 7번 기기)의 미분류율은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강남구의 사례처럼 투표지분류기가 평균치보다 훨씬 많은 미분류표를 쏟아낼 경우 처리 지침이 있는지 주무관에게 질의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투표지분류기에 이상이 있으면 현장에 배치된 기술요원이 장애조치를 한다"고 하였다. 수리가 불가능하면 예비해 둔 투표지분류기로 교체하고 사후에 A/S하게 돼 있단다.

대선 당시 강남구선관위 관리계장으로 근무한 조국래 계장은 대선 개표시 미분류표 많이 나온 원인에 대해 "해당 개표기가 2002년 들여온 노후화된 기기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또한 "미분류표가 많이 나온다고 해도 어차피 수작업에 의한 개표 과정을 거치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투표지분류기의 미분류율이 14%~23%에 달한다면 그런 기기를 굳이 대선 개표에 사용할 필요가 있었지 의문이 생길만 하다. 더욱이 각 지역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장비일체점검을 실시했고 선거전일(12월 18일)에도 투표지분류기 통합모의시험 점검을 하였다.

이에 대해 조국래 계장은 "수차례 점검 때는 별 이상 없었다. 그런데 개표 때 일부 기기에서 미분류표가 많이 발생해 개표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하였다. 왜 다른 기기로 교체하지 않았는지 묻자 "지난 총선 때 부정선거 시비가 있던 지역이라 괜히 의심을 살까봐 개표에 그대로 사용했다"고 하였다.


a 순천에서 나온 '혼표' @zoo0kim이 참관인으로 들어가 촬영한 사진. 문재인 표가 박근혜 표로 분류돼 있다.

순천에서 나온 '혼표' @zoo0kim이 참관인으로 들어가 촬영한 사진. 문재인 표가 박근혜 표로 분류돼 있다. ⓒ 정병진


한편 현재 사용되는 투표지분류기는 저온이나 고온에서 에러가 날 가능성이 높고 카메라 플래시 같은 강한 빛을 받으면 분류기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킨다. 또한 미세 먼지나 이미지의 줄, 점, 잡티가 생겨 미분류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순천의 대선 개표 현장에서 투표지분류기가 2번 문재인 후보 표를 1번 박근혜 후보 표로 분류한 것을 한 참관인이 발견하고 사진 찍어 트윗에 올려 논란이 된 적 있다. 이에 대해 순천시선관위 강다숙 주임은 개표 현장의 날씨가 추워 기기의 센서가 잠시 오작동하였다고 해명하였다.
#강남구 #미분류표 #불량 개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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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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