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초조하게 기다릴 뿐"

입주기업들은 남북 양쪽 반응보며 '초조'... "나갈 수 없다"

등록 2013.04.26 14:02수정 2013.04.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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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귀환하는 직원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 직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하고 있다.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귀환하는 직원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 직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정부가 하루 전 제안한 남북실무회담에 북한은 26일 정오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남한이 정한 시한을 넘겨 정부가 예고한 '중대조치'의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오전 10시 30분 브리핑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우리가 공개적으로 제시한 시한에 맞춰 답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오까지 북한의 반응은 없었다.

그러나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는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시한을 넘겨 오후에 반응해온다면 어떻게 되드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지금 현재로서는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로 들어오겠다는 결단을 하는 것만 남아 있는 상황이고, 그러한 결단이라는 것은 오전, 그리고 오후 차이가 없다"며 "(북한이) 오전에 할 수 있는 것을 오후에 한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북한이 반응한다면, 시한을 넘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내용이 중요하다' 혹은 '내용이 좋다면 더 기다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북한문제 전문가들도 '남한이 제시한 시한을 넘겼지만 북한이 반응을 보낼 가능성은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 내용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예상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지낸 김진향 한반도경제연구소장은 "당연히 북측의 반응이 있을 것인데, 아마도 남측의 회담제의를 비난하면서 '남측이 개성공단을 파국으로 몰아간다면 우리는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며 "북측과 남측이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상황인식이 좀 다른데, 지금까지 해왔듯 북측은 남측이 상황인식을 바꿀 것을 요구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아직 한·미연합 독수리훈련 중이기 때문에 북한은 당연히 남한의 회담제의와 시한을 무시하는 동시에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개성공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에 대한 책임을 남한에 떠넘기는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입주기업들, 초조하게 기다릴 뿐... "나가라고 해도 나갈 수 없다"

북한의 반응과 정부가 내놓을 중대조치를 가장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임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서울 무교동 사무실에서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며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일단 정부가 제시한 시한을 넘겼지만 북한의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중대조치의 내용이 알려지길 기다릴 뿐이다, 우리로선 미리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입장이 못된다"며 초조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중대조치의 내용이 남한 기업의 개성공단 철수 등 사업중단으로 연결되는 강경책이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주식회사 개성의 이임동 대표는 "만약에 정부에서 개성공단에서 좀 나와달라고 한다고 해도 나갈 수가 없다, 남북한 양쪽에서 다 나가라고 해도 나갈 수 없다"며 "전 재산과 인생을 걸고 한 일이 공단 안에 있는데 떠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만약에 정부가 개성공단사업 중단 등을 중대조치라고 한 거라면, 전혀 북한에 통하는 조치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기업들만 길들이기 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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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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