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민주당 의원(자료 사진)
남소연
'민주통합당 대변인'인 김현 의원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눈물을 삼켰다. 김 의원은 이날 새로 출범한 '김한길 지도부'의 당직개편에 따라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이후 '당의 입'으로 활동해온 지 11개월 만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고별 브리핑을 통해 "민주주의 역사 60년 전통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 정당, '민주통합당 대변인'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민주당은 지난 5·4 전당대회에서 당명을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바꿨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에 책임감을 느끼며, 성원과 지지, 냉철한 조언과 비판을 주신 국민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와 함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민주당이 다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새로 선출되신 김한길 당대표와 최고위원들께서 잘 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정치혁신과 민생정책을 실천하며 국민들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부터 저는 의정활동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고별 브리핑에서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준비한 원고를 따라 읽어가다 눈물을 참지 못하고 정론관 단상을 내려갔다. 브리핑 이후 "왜 눈물을 흘렸나"란 질문에는 "대선에서 졌으니까"라며 짧게 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당내 존재감 옅어지는 '친노'... 5.4 전당대회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대선 패배'를 이유로 들었지만 그의 '눈물'은 상징적이었다. 지난 5·4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퇴조 현상을 새삼 상기시켰다.
지난 4일 새로 선출된 민주당 지도부에 친노로 분류할 수 있는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친노·범주류 인사는 이번 전당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힘들었다. 전당대회 결과, 당심 역시 친노에게 등을 돌렸다. 비주류의 지원을 받은 김한길 대표가 61.72%를 얻은 반면, 친노·범주류의 지원을 얻은 이용섭 후보의 득표율은 38.28%에 그쳤다. 최고위원경선에 나선 '친노' 윤호중 후보도 득표율 10.11%로 낙선했다.
이날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김 의원 역시 참여정부에서 여성 최초로 청와대 춘추관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지난해 6·9 전당대회에서는 친노의 좌장격인 이해찬 후보의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같은 '친노 퇴조 현상'은 오는 15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현재 차기 원내사령탑에 도전장을 내민 이는 전병헌·우윤근·김동철 의원 등 세 사람이다. 이 중 '친노'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 의원 정도만이 범주류로 분류되는 정도다.
결국,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다시 전면에 나섰던 친노 세력이 4년 만에 다시 2선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친노라고 표현된 우리는 폐족(廢族)"이라고 했던 것처럼 현 상황이 '제2의 폐족' 위기라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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