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조건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

[인터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독인 대회 주제강연차 참석한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등록 2013.05.17 17:35수정 2013.05.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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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콘퍼런스 poster with keynote speakers ⓒ 전희경


애틀란타 한인교회(담임 김정호 목사)에서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라: 휴전에서 완전한 평화로'를 주제로 한 한반도 평화 콘퍼런스가 15일부터 3일 동안 열리고 있다.

지난 15일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비디오 환영사와 연합기도회로 시작된 이번 평화콘퍼런스는 이틀째인 16일 미국 성공회 캐서린 제퍼츠 쇼리 의장주교, 크리스틴 안 한국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전 기독교교회협의회장 이승만 목사,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현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주제강연과 패널토의, <잊혀진 전쟁의 기억> 영화상영, 만찬 행사 등으로 이어졌다. 마지막날인 17일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결의문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 10개 교단 대표들과 정희수 주교(UMC), 김정호, 한병철 목사 등 지역 한인교회(애틀란타연합중앙장로교회, 애틀란타한인교회, 좋은이웃교회, 노크로스한인교회, 열린교회)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김상근 전 평통수석부의장을 비롯한 22명의 한국측 대표단 등 140여명이 참가했다.

2012년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미 연합감리교총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결의안' 을 상정, 통과시키며 기획된 이번 콘퍼런스는 군사적 긴장과 대결 속에서 동북아의 평화가 위협받는 지금 시기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회여서 다양한 관심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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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콘퍼런스 참석자들 김정호 목사 (애틀란타 한인교회 담임목사, 오른쪽 두번째) ⓒ 전희경


제퍼츠 쇼리 주교는 한국역사를 분석하고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언급하며 "남북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 아름다움을 찾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를 염원했다. 군사주의 남성 중심의 파괴적 문화에 눌려있는 것을 여성의 힘으로 해소해 나가야 함을 주장한 크리스틴 안 연구위원은 "안보라는 이름을 내세워 인권유린을 정당화하고 정의와 평화를 파괴하는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두려움과 무기력이 아닌 희망을 만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대안"이라는 주제 강연을 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선 핵폐기, 비핵화로는 남북 또는 북미간 문제해결이 어렵다. 새로운 접근방식으로서 조건없는 대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대화명분으로서 남쪽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포괄적 협상을 제의하고, 북쪽은 핵 비확산을 결의해야"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결의문(초안)에는 평화협정과 통일을 위한 기도 및 기독인들간의 연대, 전쟁연습 및 무기경쟁 중단촉구, 평화협정체결 등 평화와 통일운동 방향과 입장 등의 내용이 담겨있으며 17일 오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병철 목사(중앙장로교회)는 "한국전 60주년을 맞이하며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며 "하나는 북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고양시키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화해와 통일을 재다짐하는 관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콘퍼런스는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행사이며,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의미있는 행사가 마련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조건없는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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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독인 대회 주제강연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 전희경

다음은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 현재 조성된 전쟁위기는 94년 당시 과거위기와 어떻게 다른가?
"94년 전쟁위기 상황은 당시 IAEA 특별사찰문제로 갈등을 빚은 북한이 NPT를 탈퇴하고 사찰관을 추방하면서 미국이 UN을 통해 제재를 가했고 무력제압이라는 단순논리상 영변의 핵시설을 타격하려 하면서 불거졌다. 2013년 현재는 지난 12년간 부시와 오바마행정부를 거치면서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관계개선도 없다는 정책으로 북에 대한 압박과 제재만 있을 뿐 대화와 협상없이 북미관계를 단절시킨 상황, 한국 보수정권의 북한붕괴를 전제한 압박정책이 불러온 것이다. 이에 더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핵전쟁훈련을 하면서 고조된 긴장,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남북간 기존합의 파기 등 복합적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 현재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한국정부나 미국정부에 제안을 한다면
"올해는 정전협정 60주년이 된 해다. "선 핵폐기, 비핵화"중심의 협상은 한반도에 평화를 증진시키지도 북한을 고립시키지도 못했고, 북의 핵능력만을 키울 뿐 실패해왔다. 조건없는 대화가 필요하다. 남은 포괄적협상과 대화를 제의해야 하며 북은 핵 비확산 결의를 표명해야 한다. 적극적인 회담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군비를 축소해 나가야 한다. 미국은 동북아정책을 군사적 대결이 아닌 평화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 주제강연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대안"에 대해 알려달라
"1970년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선교적 과제로 분단의 해결과 냉전구도의 해체, 민주화와 인권회복, 사회정의 실현에 그 목표를 두었다. 1988년 2월 29일 NCCK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일명 88선언)"을 채택했다. 7.4공동선언이 제시한 자주, 평화 그리고 만족대단결이라는 3대원칙에 인도주의와 민중참여원칙을 추가하였다.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통한 통일운동을 펴나가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새롭게 체결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올해는 88선언이 채택된 지 25년이 되는 해다. 오는 10월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년간 남북간, 북미간, 6자간에 합의한 사항들을 존중하여 다시 이행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제재와 압박을 풀고, 북한도 핵프로그램개발을 중단하고 핵의 비확산을 약속해야 한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어 군사적 충돌을 막고 평화의 바다를 만들어가야 한다. 남북교회간에 논의를 시작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새로운 행동에 나서야 한다."
덧붙이는 글 2013 Ecumenical Korea Peace Conference
#평화 #한반도 평화체제 #한인교회 #이재정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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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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