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와 노가리가 놓여졌습니다. 모두 합쳐 4천원.
임동현
을지로 골목은 저녁마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골뱅이와 파, 대구포를 무친 골뱅이무침도 인기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사람들에게는 단돈 천 원에 파는 '노가리'가 최고의 맥주 안주지요.
지금 이 글 속에 나오는 노가리는 일반 맥주집에서 파는, 조그만 생선 몇 마리가 놓여진 그 안주가 아닙니다. 을지로나 마포에서 맛보았던, 황태 한 마리를 연탄불에 통으로 구운, '천 원짜리 노가리'입니다. 최근에는 여러 동네마다 이 노가리집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값싸게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을지로의 맛과 전주 '가맥'의 맛을 동시에 느끼다며칠 전, 제가 사는 동네에도 이 노가리집이 생겼습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지라 아직 입소문은 덜 난 상황이었죠. 비가 그쳐가던 저녁, 아직 해도 지지 않은 저녁 무렵 이 집을 찾았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안에는 아직 손님이 없었습니다.
셍맥주와 노가리를 주문하자 사장님이 문 앞에 있는 난로에서 황태를 굽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 500cc 생맥주와 노가리가 나왔습니다. 헌데 소스가 두 가지입니다. 고추장 소스와 마요네즈가 담긴 그릇, 간장과 청양고추가 담긴 그릇 그렇게 두 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