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당약국문경읍
김수종
그림을 둘러보고 문경새재 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 가서 시간표를 보니 방금전에 버스가 떠났다. 다시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냥 걸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시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터미널 앞 모퉁이에 있는 영생당 약국이 눈에 들어와 안으로 들어갔다.
내 눈에는 일본식 건물 같아서 약사에게 물어보니 지은 지 50~60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행정서사, 인테리어 사무실은 80년 정도 되었는데, 한번 살펴보라고 하여 앞뒤를 살펴보았다.
그곳은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별로 볼품이 없었다. 약국에서 빌려 쓰고 있는 사무실이라 그런지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 듯했다. 난 주인장의 허락을 받아 마당과 집 안쪽을 더 살펴보았다.
여든이 다 된 약사는 30년 넘게 운영하는 곳이라 카드결제도 안 되고, 약국 내부의 자재도 전부 오래된 목재로 되어 있었다. 마치 드라마 촬영장의 세트처럼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문경을 찾는 외국인이나 사진작가가 방문하면 주로 약국의 내·외부를 전부 보고 가는 경우가 많고, 가끔이지만 신문 잡지나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난 피로회복제 한 병을 사서 마시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입구의 창에 약이라고 쓰인 큰 글씨가 빨간색이 아니라서 좋았다. 가끔 약국을 지날 때면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지만, 위급한 상황에 약국을 잘 찾으라고 그런지는 몰라도 늘 빨간색으로 무시무시하게 쓰여 약이라는 글씨가 위협적이었다. 빨간색으로 크게 쓰인 약을 먹으면 치료는커녕 먹고 죽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여기는 노란색이라 더 정겨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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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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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 신도들이 지은 교회건물, 자부심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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