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라오스 싸이냐부리 싸나싸이 중학교 기숙사에 설치한 태양광패널.
이영란
라오스 17개 도(道) 가운데서 싸이냐부리 도는 2007년 연소득이 400달러가 안 되는 빈곤한 곳이다. 싸이냐부리 읍내에서도 8시간여를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더 들어와야 하는 여기는 라오스어를 외국어처럼 배워야 하는, 화폐소득이 거의 없는 고산족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그래도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최빈국답지 않게 최소한 마을에 초등학교 1개소는 둔다는 라오스 정부의 훌륭한 정책 덕분에 대나무로 지은 교실 한 칸짜리라도 초등학교는 드물지 않게 있다. 그리고 그런 작은 마을들 가운데 있는 좀 큰 마을, 싸멛 마을 같은 곳에는 100여 명이 넘게 다니는 중학교가 하나씩 있다.(2012년에 4개로 늘었다.)
그러나 이렇게 중학교가 드문드문 있는 탓에 학생들의 등하교는 거의 고행에 가까운 일이 되고 만다. 제일 가까운 마을이라도 통학하는데 온전히 걸어서 두세 시간이 걸리고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은 네다섯 시간, 심지어 열두 시간이 넘는 곳에서 오는 학생도 많다. 그러면 아침에 해가 뜨자마자 집을 출발해서 저녁에야 학교에 닿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낮에는 사막처럼 뜨겁고 어스름할 땐 춥기까지 한 산길을 무거운 짐 가방을 메고 오르내리는 새까맣게 탄 얼굴의 학생들이 보인다.
그래서 매일의 통학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중학교에는 기숙사가 있다. 이름이 그럴듯해 기숙사지,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판잣집이다. 산꼭대기에는 물이 있을 리 없고 그래서 씻을 곳도 화장실도 없이, 학생들이 알아서 지어먹는 끼니를 위해 달랑 아궁이 하나가 다인, 겨우 두세 칸 기숙사에 몇 십 명 학생이 기거한다. 학교 기숙사지만 책걸상은 호사고 침대도 없다. 밤 추위를 막기 위한 낡은 이불 외엔 아무런 가구도 집기도 없다. 설사 뭔가 있다 해도 여기선 공부를 할 수 없다. 해가 지면 산골학교엔 완전한 암흑. 별빛과 달빛 외에는 아무런 빛이 없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발전(發電), 지속가능한 발전(發展) 그래서 여기에 발전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는 라오스에서도 산골짜기. 돈이 넉넉할 리 없다. 석유 1리터를 사는 값도 만만치 않은데다, 그것을 사러 읍내를 가기 위해 드는 기름 값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을 만든다. 지구적으로 환경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빈곤문제 때문에라도 라오스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가 중요해진다.
더욱 외부의 계속적인 지원에 의지하지 않는 발전수단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이 핵심인 재생가능에너지, 그래서 당연히 싸이냐부리 지역 정부들도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단순히 발전기를 지원 보급하는 것만이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교육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제기 했던 것도 바로 이들, 여기 주민들이었다. 우리는 그저 최소한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태양광발전기를 지원하고, 이를 자체적으로 설치하고 관리하고 수리하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이들의 생각들이 확대하고 심화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데 다소의 정성만 기울이면 그만이 것이다.
이번 재생가능에너지 일반과정 교육훈련 대상은 총 20명이다. 태양광발전기가 설치된 산골학교에서 두 분씩 오신 열 분의 선생님들 외에도 실제로 태양광발전기와 초소수력발전기(메콩으로 이어지는 수천 수백의 냇물과 작은 강들에서 라오스 사람들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초소수력발전기들을 많이 쓰고 있다)를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설치까지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이 선정한 싸이냐부리 직업학교 전기과 교사들과 특별히 선발된 학생들을 포함해서다.(직업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그후 심화과정까지 참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