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재단이 주관하는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10번째 주인공인 만화평론가 박인하씨.
재미있는재단
"한국 만화의 자유"를 외치며 만화를 이끌어가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만화계의 돈키호테'를 연상케 하는 박인하는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한 젊은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가 콕 집어 주목하고 있는 이는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이자 '엉덩국'이란 필명을 쓰는 한 학생이다. 이 학생은 현재 티스토어 웹툰에 <잉여도감>이란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
엉덩국은 고등학생 시절인 17살 때 자신의 블로그에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라는 만화를 연재했다. 그림판과 마우스만 사용해 그린 것이었지만, 당시 '찰지구나',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었지만 갈 때는 아니란다'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병맛(바보스러워 황당하거나 우스꽝스럽다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만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그가 그린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는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재해석됐고 패러디되면서 2011년 젊은이들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아닌 '그림판'과 마우스를 사용해서 대충 표현한 그림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가 뭘까?
박인하는 '마우스+그림판+기승전병(기승전결에 '병맛'이란 신조어가 결합된 또다른 신조어)' 그림을 그린 '엉덩국'이라는 인물을 "잉여와 욕망의 화신"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박인하는 "엉덩국이라는 인물이 포털 공간에서 주목받은 사건은 만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징을 잘 드러내주는 사건"이라며 '엉덩국'의 만화를 통해 만화가 가지고 있는 자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국 만화라는 것은 내가 바라본 것을 표현하고 싶다는 강력한 소통의 욕망과 눈에 본 정보를 표현하고 싶다는 창조적 욕구가, 잉여와 만나면서 등장한 것이다. 만약 그 '엉덩국'이라는 친구가 아침, 저녁으로 뺑뺑이를 돌면서 공부를 하고 보통 아이들처럼 그렇게 대학에 갔던 친구라면 결코 그런 만화를 그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 친구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자기 삶의 어떤 잉여로움 속에서 나왔을 것이며, 그 잉여로움을 인터넷을 하거나 누워서 그냥 헛 보낸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잉여로운 타이밍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욕망을 만화로 표현하고자 했기에 세상에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만화라는 매체가 영화화 되고, 웹툰을 보는 것이 취미가 되고, 만화가도 이제 천시 받지 않고 많든 적든 간에 돈 벌며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만화 수요는 점점 느는데, 반대로 만화는 점점 그 본질의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만화평론가이자 만화의 본질과 정신을 지키려는 '만화계의 돈키호테' 박인하는 오늘도 젊은 만화인들을 위해 만화의 자유를 외친다.
'한국만화 자유화 만세'를 외치며 만화를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박인하가 있어 '엉덩국' 같은 엉뚱한 신인도 자유롭게 자신의 만화를 세상에 당당히 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박인하는 젊은 웹툰 신인 작가들을, 그리고 만화가들을 응원하며 자신의 '잉여'와 '욕망'을 힘껏 발산하고 있었다. 그의 존재에, 그의 시간에, 그 즐거운 소통에 감사를 전한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 소개 |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은 사단법인 '재미있는재단'이 기획 주관하며, 오마이뉴스와 함께 합니다. 재미있는 재단은 문화를 중심으로 즐거움을 나누기 위하여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재미있는 재단의 다양한 사업들, 미국 MBA 진출지원 프로젝트 '개천에서 용났다'와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 영상 교육 프로젝트 '비추다'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사업들 중의 하나로 '재미있는 사람이야기 전'을 을 기획하고 전개해 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은 매주 화요일 지속적으로 개최 됩니다.
먼저 문화계를 비롯한 궁금한 우리 시대의 인물로부터 점차 우리 주변의 이웃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전시'하는 재미있는 사업입니다. 신촌 현대백화점 옆의 텍사스아이스바(02-325-0088)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호프 한잔과 함께 편안한 대화의 장으로 진행되는 '사람이야기 전'은 누구나 스스로를 이야기 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날 그날 진행된 이야기는 <오마이뉴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달의 행사를 사전에 공지하고, 만나고 싶은 분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 주시면 됩니다. 참가비는 간단한 식사거리와 맥주, 강연료 등을 포함하여 2만 원이며, 대학생의 경우 50% 할인해 드립니다. 자연스런 우리시대의 삶의 전시 공간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6월 일정은 4일 영화평론가 유지나 전, 11일 만화평론가 박인하 전, 18일 애니메이션 '빼꼼' 제작자 김강덕 전, 25일 부천문화재단 대표 김혜준 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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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만화 영역 줄어든 대한민국...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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