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가 안전관리지침 만들고도 쉬쉬한 까닭

[단독] '향후 안전관리 중점방안' 전문 입수...회사 "모든 가능성 대비해 작성"

등록 2013.07.09 19:20수정 2013.07.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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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쪽이 9일 작성한 '향후 안전관리 중점방안(운항)' 문건 ⓒ 유성애


아시아나 여객기 착륙 사고를 두고 조종사 과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는 9일 내부적으로 항공기 운항 관련 안전관리 중점방안을 수립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는 특히 조종사 기장 선발 과정에서 철저한 훈련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개인적 특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차단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아시아나 쪽은 이같은 '향후 안전관리 중점방안(운항)'을 토대로 이날 오후 윤영두 사장 회견 때 발표하려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윤 사장은 6개항으로 된 '향후 안전관리 중점방안' 가운데 2항 부분만 언급했다. 윤 사장은 "앞으로 (착륙이 까다로운) 비정밀 공항 접근에 있어 기장들의 훈련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중점방안에 있는 조종사 선발과정이나 승무원 피로도를 방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착륙시에는 공항의 활주로 및 항행 안전시설에 따라 정밀접근, 비정밀접근, 선회접근, 시각접근 등으로 구분되는데 샌프란시스코 공항처럼 까다로운 비정밀 접근 공항에 대해서는 조종사 훈련 프로파일을 강화해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 측이 이처럼 '향후 안전관리 중점방안'을 만들어 놓고서 이날 발표하지 않은 까닭은 회사 안팎에서 이같은 내용이 알려질 경우, 자칫 회사가 조종사 과실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마이뉴스>가 이날 오후 입수한 '향후 안전관리 중점 방안(운항)' 문서는 모두 6개항의 내용이 들어있다. 회사는 우선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예측가능한 원인별 재방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적었다.

특히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같이 착륙시 접근이 까다로운 공항에 대한 조종사의 강도높은 훈련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어 조종사 기장 선발 과정과 개인적 특성에 의해 발생할수 있는 사고에 대해서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있다.

아시아나 쪽은 또 "입사초기부터 멘토링 제도와 전담교관제를 통해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안전관리가 가능하도록 육성하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각 단계별 선발에 양보없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안전의 최종 관리자인 기장의 선발에는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인성에 의한 규정 미준수 상황이 절대 발생치 않도록 사전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아시아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윤 사장 회견문에 그같은 방안이 포함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윤 사장 기자회견 때 발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윤 사장의) 회견중이라도 조종사 과실 등의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올 것에 대비해 준비한 문건"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내용이 시행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 쪽은 이미 문건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고원인 규명과 관계없이 조종사 훈련 등  안전관리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적었다.

다음은 아시아나의 '향후 안전관리 중점방안(운항)' 문건 전문이다.

향후 안전 관리 중점 방안 (운항)
1. 유사 사고 절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시행
-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 되겠지만 현 시점에서 예측 가능한 원인별로 재발 방지 위한 대책을 수립 시행하겠음.
- 취항 공항 증가에 따른 공항별, 계절별 취약 요인을 정밀하게 분석 파악하여 안전을 강화
- 훈련 가용 장비의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터 장비, 트레이닝 디바이스, AV 시스템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연중 지속적으로 취약 요인에 대한 개인별 보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
- SMS 정착에 따른 안전 보고 제도의 적극 참여를 통해 산재된 안전 저해 요인에 대한 집중 관리 가능토론 보고 문화의 정착화.

2. 비정밀 접근 및 육안 접근 능력 강화를 위한 전 조종사 훈련 프로필 강화
- 비정상 사례의 대부분이 비정밀 접근 상황에서 발생함을 고려해 취항 공항별 비정밀 접근 상황에 대한 심층 깊은 훈련을 연간 정기 훈련, 계절별 훈련, 전환 및 승격 훈련 등에 반영해 비정밀 접근시 발생 할 수 있는 예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함.
- 비정밀 접근 후 발생했던 타사의 CFIT 사례들을 집중 분석하여 당사에서 발생 가능한 공항과 사례에 대비토록 교육 전파함.

3. 비행 분석 장치의 분석 결과를 최대한 활용해 공항별 취약 요인에 대한 실질적 대응
- 공항의 지형에 의한 장애물, 지역적 특성에 의한 이상 기후, 국가의 문화에 따른 관제 기구와의 소통 특성, 비행 시간과 도착 시간대의 취약 요인에 의해 예상 가능한 안전 저해 요인 등을 분석 종합해 구간별 안전 저해 요소를 재확인 후 대응케 함으로써 안전 강화

4. 철저한 훈련과 엄정한 심사 통해 인적요인(개인적 특성)의해 발생 가능한 사고 차단
- 입사 초기부터 모니터링 제도와 전담 교관제를 통해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안전 관리가 가능토록 육성하고 엄정한 심사 통해 각 단계별 선발에 양보 없는 엄정한 기준 적용함
- 특히 안전의 최종 관리자인 기장의 선발에는 가장 엄격한 기준 적용하여 인성에 의한 규정 미준수 상황이 절대 발생치 않도록 사전 관리

5. 향후 국토 교통부의 진행 일정에 맞추어 운항 승무원의 피로관리제도(FRMS)의 정착을 통하여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정상 상황을 사전에 차단 가능토록 함.

6. 타협하지 않는 안전 문화 정착
- 안전에 관련된 문제는 절대 타협하지 않고 기본의 원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는 안전 문화 지속 육석
- 하루 수백편의 비행에 각각의 기장, 부기장이 현장의 최종 안전 관리자임을 명심하여 스스로가 감독자가 되어 안전을 관리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안전 문화의 육성
- 안전은 경영층의 관심과 투자가 필수적임을 직시하여 트렌드 변화에 맞는 안전 운항 능력 배양하고 교육 훈련 및 평가에 글로벌한 시각을 갖출수 있도록 선진 교육 기관 활용한 교육 실시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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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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