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행길, 진즉 올걸 그랬어

제41회 강진청자축제, 오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열려

등록 2013.07.23 11:00수정 2013.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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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불을 밝혀줄 강진청자축제장 해안로의 청자등이다. ⓒ 조찬현


전라도 여행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다. 남도답사 일번지 전남 강진이다. 맛돌이와 함께 강진으로 떠나보자. 여름향기가 가득한 강진의 속살을 헤집고 다니며 온몸을 맡겨보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힐링이 되는 아름다운 고을이 강진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천년의 신비 강진청자축제가 이곳 청자도요지 일원에서 열린다. 그 때문일까.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목리교차로에 들어섰다. 산들바람이 등을 떼민다. 강진에서 마량으로 이어지는 국도 23호선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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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 마량으로 이어지는 국도 23호선 목리교차로다. ⓒ 조찬현


산들바람에 등 떠밀려 떠난 강진 마량 국도 23호선

이 길은 바다가 여행자와 동행을 한다. 이따금씩 바다에 추파를 던지면 바다는 수줍은 듯 자취를 감추곤 한다. 청자빛깔의 하늘에는 새털구름과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청자축제를 알리는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마음이 정화되는 곳 세심정이다. 사진 찍기에 좋은 명소다. S자로 이어진 물길, 멀리서 다가오는 도암의 주작산, 땡볕에 드러난 개펄. 눈에 담은 풍경은 모두가 다 아름답다. 가을에 이곳을 찾으면 호수 같은 강진만의 노을이 유난히 곱다. 우측에 손을 길게 뻗으면 잡힐 듯한 마을은 옹기로 유명한 칠량 봉황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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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정화되는 곳 세심정이다. 사진 찍기에 좋은 명소다. ⓒ 조찬현


손님 맞을 준비가 잘 되었다. 중저마을, 가우도 출렁다리로 향하는 곳에는 새로운 길이 뚫렸다. 주차시설도 넉넉하게 준비했다. 바지락회무침으로 유명한 저두맛집이 곁에 있다. 수평선에는 아스라이 가우도 섬이 보인다. 두루미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해안로다. 중저마을에서 시작한 이 길은 청자축제장소인 미산마을을 지나 마량항까지 군데군데 이어진다. 하저마을 갯벌에는 체험 온 중학생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이 마을에선 바지락캐기와 독살체험 대나무 낚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강진만 갯벌에는 바지락과 꼬막 낙지 문어 게 고둥 등 다양한 생물체가 서식한다.


고바우공원 전망대에 서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에 탄성을 자아낸다. 이곳에 최근 편의시설과 휴게실이 새롭게 조성되었다. 넋을 잃고 잔잔한 바다를 한참 동안 바라보고 서 있었다. 바닷물이 살며시 가슴을 적신다. 바다와 여행자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한낮에 매미소리 자지러진다.

이곳은 대구면 저두리와 사당리의 경계다. 먼 옛날에는 나무꾼과 장보러 다니던 장꾼들이 쉬어가던 곳이다. 잠시 쉬어가면 힘이 다시 솟는 편안한 곳이다. 비라도 섬이 바라다 보이는 명당자리인 이곳에 다시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었다.

"낙지가 없응께 소라와 뻘떡기(돌게)를 잡았어요"

눈썹을 닮은 미산마을 뒷산의 청자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해안 길에는 청자 등이 아름답다. 백사 갯마을이다. 어선은 한가롭다. 아낙이 광주리를 팔에 끼고 갯벌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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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 어촌체험마을이다. 바닷길이 열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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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것을 보여주는 할머니의 환한 미소가 정말 아름답다. ⓒ 조찬현


이어 찾아간 곳은 서중 어촌체험마을이다. 바닷길이 열렸다. 바다에는 지난해 김 양식을 위해 꽂아두었던 대나무가 빼곡하다. 바닷길 가장자리에는 굴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할머니(79·정권심)가 갯것을 하러간다. 무더위에 낙지가 없을 거라면서도 낙지 잡으러 나선길이다. 할머니는 늘 이렇게 갯벌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낙지 잡으러가요. 날이 짠뜩 뜨건께 낙지가 없을 거 같은데 그냥 와봤어요. 날이 뜨거우면 낙지가 쩌기 물밑으로 빠져 부러요."

평생을 갯벌에서 살아왔다는 할머니는 대야를 허리춤에 차고 갯벌을 누빈다. 소라도 잡고 돌게도 잡는다. 갯것을 보여주는 할머니의 환한 미소가 정말 아름답다.

"낙지가 없응께 소라와 뻘떡기(돌게)를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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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 어촌체험마을은 바다 팬션과 낚시체험 바지선을 운영 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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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해양레저시설이다. ⓒ 조찬현


휴양지로 거듭나는 마량항, 가히 환상적이다

서중 어촌체험마을은 바다 팬션(6동)과 낚시체험 바지선(2척)을 운영 중이다. 여름철이면 여행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곳 체험마을 사무장(53·이귀순)은 마을 자랑에 열중이다. 이곳 특산품은 자연산 김과 전복 미역이다. 포구에 정박 중이던 어선이 여행객을 싣고 돔형 바다 팬션을 향해 물살을 가른다. 가막섬이 보인다.

"바다 위에서 낚시도 즐기고 잠도 잘 수 있어요."

미항 마량포구다. 2007년 고금대교의 개통으로 강진 마량과 완도의 고금도가 하나가 되었다. 이곳은 드라이브 코스로 참 좋은 곳이다. 휴양지로 거듭나고 있는 마량항의 바다 산책로와 등대, 자연이 연출하는 멋진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가막섬의 상록수림도 멋지다. 싱싱한 해산물도 넘쳐난다. 낚시와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량항 길거리 노점의 건어물이 눈길을 붙든다. 잘 건조한 쫄복 50개에 1만 원이다. 그물로 잡은 자연산이라 맛있다고 한다. 바다에는 보트가 시원스레 물살을 가른다. 마량항 특설무대는 토요음악회 준비에 분주하다.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이면 음악회가 열린다.

올 여름 휴가, 남도 강진에서 즐겨보는 건 어떨까

대구면소재지를 지나 정수사로 향한다. 이 사찰은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청자문화의 성지다. 오는 26일 오후 3시에 강진청자축제 성공을 기원하는 고려무명도공 추모기원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도조사에 위패가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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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윤태영씨가 동인요에서 청자 작업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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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허수아비 아가씨들이 흥을 돋운다. ⓒ 조찬현


강진청자축제의 주 무대인 행사장 일대를 돌아봤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허수아비 아가씨들이 흥을 돋운다. 천연기념물 제35호인 강진 사당리 푸조나무와 멋진 대비를 이룬다. 청자촌이다. 동인요를 비롯하여 8개 요가 이곳에 입주해있다. 축제에서 선보일 막바지 작품 준비에 분주하다.

대한민국 최우수축제인 제41회 강진청자축제가 오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청자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진다. 문화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청자문화 예술축제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풍부하다. 해를 거듭 할수록 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올 여름 휴가, 아름다운 남도 강진에서 즐겨보는 건 어떨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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