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처 "경인아라뱃길 비용편익 부풀려 평가"

"포괄사업이 단일사업으로 간주"... "KDI 경제성 분석방식 부적정했다"

등록 2013.07.25 16:14수정 2013.07.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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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실시된 경인아라뱃길 개별사업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 미흡. 정부는 경인아라뱃길 사업 운영에 2014년 이후 약 9581억 원을 추가로 국고에서 지원할 가능성이 높음. 이에 동 사업 추진에 따른 재정지출에 대해 정부의 성과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함"(국회 예산처의 SOC사업 성과평가 중에서)

국회예산정책처(예산처)는 7월 기준 '경제와 산업에 대한 2012회계년도 재정사업 성과평가' 책자를 발간해 각 의원실로 19일 일괄 배부했다.

예산처는 이 중 SOC사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총 비용 2조2400억 원이 들어간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2008년 타당성 재조사가 애초 포괄적인 사업에서 단일사업으로 간주돼 B/C(비용편익)가 부풀려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서울 강서구 개화동~인천시 서구 경서동 연결, 길이 18km)이 주운수로인 운하건설뿐만 아니라 운하와 관련되는 터미널 건설, 배후단지 건설, 해사부두 건설, 도로건설 등과 같이 매우 포괄적인 사업이라 각각의 B/C를 별도로 산정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예산처 안태훈 사업평가관은 "인천터미널은 인천항에 대한 대체항의 성격을 가지며, 김포터미널이 경인운하를 위한 실질적인 내륙항만이므로,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성격이 다른 개별사업 각각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총사업비 관리지침' 제3조에서 지역개발, 관광지개발 등 다수의 개별사업으로 구성된 집단사업(포괄사업)은 원칙적으로 개별 사업별로 총 사업비를 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원칙적으로 개별 사업별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해야 하며, 경제적 타당성도 개별 사업별로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물동량 10%도 못 미쳐... B/C 경제성은 어떻게 작성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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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예츨 물동략 및 실제 물동량 국회 예산처에 따르면, 2013년 5월 현재 경인아라뱃길의 김포 및 인천 터미널에 마련된 물류단지의 전체 분양률은 각각 68% 및 51%이다. 총 58개 회사가 인천터미널의 물류시설용지 등을 분양받아, 현재 잔금일이 경과된 36개 회사가 입주 완료 또는 준비상태에 있다. 김포터미널의 물류단지에 입주한 회사는 46개 회사 중 26개이다. 개통이후 여객유람선은 뱃길 내, 한강, 서해섬 구간에 정기선 3척과 부정기선 2척 등 5척이 운항되어, 125천명이 이를 이용했다. ⓒ 이정민


예산처가 밝힌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2012년 7.2개월 간 예측 물동량 및 실제 물동량을 보면 인천터미널의 예측 물동량 대비 실제 물동량은 10.7%에 불과했다. 이어 김포터미널의 예측 물동량 대비 실제 물동량은 1.5% 수준이었고, 전체 실제 물동량은(12개월로 보정한 기준) 예측 대비 7.7%에 그쳤다.(그림 참조)

이에 대해 안 평가관은 "경인운하가 사회기반시설로 안정화된 물류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면 개통 1년이라는 단기간 운영실적으로 사업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사업이 기존 민간투자 사업에서 수공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바뀐 이상, 혈세 2조2000억 원의 들어간 타당성 재조사 당시의 적정 평가의 피드백은 명확하게 규명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산처에 따르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공투자의 성과는 완공된 이후에 나타난다는 것. 따라서 사회기반시설의 성과는 완공된 이후에도 엄격히 관리되어야 한다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정부 자금이 들어간 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성과계획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투자손실 부분에 대한 성과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 경제성 분석방식 부적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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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자체 경인아라뱃길 사업성 분석 세부내역 국회 예산처에 따르면 수공은 전체 수익의 29%를 차지하는 신규 수익을 주변지 개발 및 국가사무에 의해 조달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 지원금 8,076억원 중 1.958억원은 유료도로로 운영하려던 남측 제방도로를 무료도로인 경관도로로 전환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다. 국토부는 대통령지시에 따라 2010년 3월에 경인아라뱃길사업 실시계획 변경 승인시 4차선 남측제방도로를 2차선 경관도로로 변경했다. ⓒ 이정민


예산처는 포괄사업인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KDI의 경제성 분석이 부적정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역 시민단체가 줄곧 주장해 온 경인운하 사업만의 경제성 지적과도 연관이 있다. 즉 순수한 경인운하 주운수로 건설사업과 나머지 인천-김포터미널 건설사업, 배후단지 건설사업과 도로 건설사업 등을 상호 분리해 사업 경제성을 분석해야 했다는 내용이다.

이럴 경우 순수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성은 낮아지게 돼 애초부터 이 사업은 추진되지 못했을 거라는 주장이다. 결국 수공은 애초 경인운하사업의 물류확대의 전망보다는 터미널 건설이나 배후단지 조성, 도로건설을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한 KDI는 처음부터 이 사업의 타당성·적격성 재조사를 할 때, 단계별 사업(1단계-인천터미널 배후단지 건설, 2단계-김포터미널 배후단지 건설) 각각의 경제성을 분석하지 않고, 일괄 통합식으로 경제성을 분석했다는 지적이다.

즉 인천터미널은 인천항의 대체적 성격이, 그리고 김포터미널은 경인운하를 위한 내륙항만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사업 목적이 달랐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안태훈 평가관은 "정부는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공공투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및 타당성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 분석의 대상 사업의 범위를 어떠한 기준으로 설정하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경부고속철도 전 구간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시행할 수도 있으며, 구간을 나누어 경제성 분석을 시행할 수도 있다. 구간을 나누어 경제성 분석을 시행한다면, 일부 구간은 높게 나오고 다른 구간은 낮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일부 구간은 경제적 타당성이 낮아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전 구간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시행한다면,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구간도 포함해 사업추진이 가능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한편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 감사원 타당성 재조사 결과, 당시 B/C값이 0.76~0.93으로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려 재검토 처리된 바 있다.

감사원은 당시보고서를 통해 "KDI는 운하 건설공사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흙을 김포매립지 성토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상정해 분석했으나, 매립지와 가까운 인천항만 준설토의 흙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이를 감안해 감사원이 재검토한 결과 B/C 비율이 0.7607~0.9317로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경인운하사업 수요예측재조사, 타당성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에서 포괄적인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단일 사업으로 간주해 경제성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B/C값이 1.52로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해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덧붙이는 글 이정민 기자는 국회 문병호 의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경인아라뱃길 #타당성 분석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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