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8월 공사재개 하나... 반대 측 '긴장'

윤상직 장관, 20쪽 서한문 보내... 4일,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결성

등록 2013.08.04 14:42수정 2013.08.0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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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8월에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할 것인가.

7~8월 밀양을 세 차례 방문했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국책사업 협조를 당부하는 서한문을 주민들에게 보내고,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7월 장마철에는 공사 재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어, 송전탑 공사 반대 측 주민들은 '8월에 공사를 재개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긴장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전문가협의체' 활동(40일)에 들어가면서, 한국전력은 지난 5월 말부터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이런 속에 밀양(신외·부북·상동 등 4개면)·청도(각북면)·달성(유가면)·구미(신동마을)·울진(신화리) 주민과 전국 환경단체들이 '전국 송전탑 반대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윤상직 장관 서한문... 대책위 "중재 빙자한 분열의 도화선"

a  밀양(신외·부북·상동 등 4개면)·청도(각북면)·달성(유가면)·구미(신동마을)·울진(신화리) 주민과 마창진·당진·대구·횡성·여주·이천·천안아산·청주·부산환경운동연합은 4일 낮 12시 밀양시청 앞에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위한 초고압 송·변전 시설 반대 전국 네트워크'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밀양(신외·부북·상동 등 4개면)·청도(각북면)·달성(유가면)·구미(신동마을)·울진(신화리) 주민과 마창진·당진·대구·횡성·여주·이천·천안아산·청주·부산환경운동연합은 4일 낮 12시 밀양시청 앞에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위한 초고압 송·변전 시설 반대 전국 네트워크'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곽빛나


윤상직 장관은 지난 7월 29일 밀양 5개면 주민 1900여 가구에 서한문을 보냈다. 서한문은 모두 20쪽 분량으로, 국책사업인 765kV 송전탑과 송전선로 건설에 협조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윤 장관은 서한문을 통해 주민들이 요구하는 대안(지중화·우회송전)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적절한 보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장관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일이 밀양 송전선의 대안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며 "다른 대안이 있다면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면서까지 송전선을 건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윤 장관의 서한문에 대해 "'중재'를 빙자한 '분열'의 도화선"이라며 "윤 장관의 세 차례 밀양방문 쇼, 드디어 끝났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논평을 통해 "이상스레 윤상직 장관이 세 차례 밀양을 다녀갈 무렵마다 밀양 시내에는 찬성측 주민, 한국전력 그리고 관변단체 명의의 플래카드로 도배됐다"며 "모두, 국회 권고안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왜곡된 정보와 반대 대책위를 비방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나노산업단지를 밀양에 유치해야할 필요가 있는 밀양시장이 중심이 돼 보상협의체 구성을 위한 수순을 밟아가고, 어디서 무슨 지시를 받았는지 알 수 없을 관변단체들은 다시 반대 대책위를 중상 모략하는 플래카드로 밀양 시내를 도배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지금 밀양에는 한국전력과 관변단체 명의의 반대 대책위 비방 현수막들로 넘쳐나고, 스크린 방송차량까지 홍보전에 가세하고 있으며, ARS 전화 여론 조사까지 시도되고 있다"며 "거의 파상공세라 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윤상직 장관에 대해 대책위는 "이게 중재이고, 이게 소통인가? 밀양 지역사회를 극심한 분열로 몰아넣고, 4개면 경과지 주민들을 고립시키고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는 이 작태를 과연 당신들은 중재와 소통으로 이름붙일 것인가?"라며 "이렇게 외부적으로는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부적으로는 밀양 주민들을 '설득'을 빙자한 '체념시키기' 작업이 끝난 뒤에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수작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서한문에 대해 대책위는 "많은 주민들은 이 편지 자체를 아예 수령하기를 거부하기도 했다"며 "그 속에는 하나도 새로울 것 없는 자신들의 낡고 왜곡된 주장들(국회 권고안에 대한 자의적 해석과 법적 효력 없는 전문가협의체의 날치기 보고서 내용 소개, 신고리 3호기 완공과 전력수급의 긴요성 그리고 보상안에 대한 전혀 새롭지 않은 감언이설)로 가득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밀양 주민들은 평생 살아온 땅에서 이제는 송전탑의 소음과 날마다 그 큰 덩치의 탑을 마을 코앞에서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스트레스와 전자파의 공포 그리고 재산권 행사가 아예 정지되는 생존권 파탄을 감당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례없이 피해가 큰 경과지를 선정해 놓고, 산하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8년간 저질러온 엄청난 폭력과 기만, 소통의 부재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도 없이 이미 거부하겠다고 주민 1813명이 서명한 보상안만을 계속 강조하면서, 전문가협의체에 대한 왜곡 날조된 정보만을 갖고서 주민들에게 공사 강행을 암시하는 윤상직 장관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국 송전탑 반대 네트워크 결성... 연대 강화

a  밀양(신외·부북·상동 등 4개면)·청도(각북면)·달성(유가면)·구미(신동마을)·울진(신화리) 주민과 마창진·당진·대구·횡성·여주·이천·천안아산·청주·부산환경운동연합은 4일 낮 12시 밀양시청 앞에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위한 초고압 송·변전 시설 반대 전국 네트워크'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밀양(신외·부북·상동 등 4개면)·청도(각북면)·달성(유가면)·구미(신동마을)·울진(신화리) 주민과 마창진·당진·대구·횡성·여주·이천·천안아산·청주·부산환경운동연합은 4일 낮 12시 밀양시청 앞에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위한 초고압 송·변전 시설 반대 전국 네트워크'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곽빛나


한편,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위한 초고압 송·변전 시설 반대 전국 네트워크'(이하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가 결성됐다. 밀양(신외·부북·상동 등 4개면)·청도(각북면)·달성(유가면)·구미(신동마을)·울진(신화리) 주민과 마창진·당진·대구·횡성·여주·이천·천안아산·청주·부산환경운동연합은 4일 낮 12시 밀양시청 앞에서 네트워크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3~4일 밀양에 머물면서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 대해 "정부는 힘없고 약한 시골 주민들의 생명과 목숨을 담보로 유지되는 전력시스템을 개혁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바닷가의 대규모 발전소와 초고압 송․변전설비는 힘없고 약한 시골 주민들의 생명과 목숨을 짓밟으며 도시로, 대규모 산업시설로 보내진다"며 "이런 시스템은 정의롭지 않으며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전력수요관리와 지역분산형 전원을 통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대용량 발전과 장거리 송전시스템의 주범인 신규 핵발전소 증설 계획을 중단할 것"과 "산업용 전기 요금을 현실화하고, 대기업의 요금 부담을 형평성에 맞도록 조정할 것" "산업 시설의 자가발전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법제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송전탑 공사와 절차를 중단하고, 송변전 시설의 건설과 유지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기구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전원개발촉진법' 즉각 폐지를 요구한 이들은 "주민의 재산과 생존권을 주민 동의 없이도 빼앗을 수 있는 전원개발촉진법의 위헌성과 악법성은 이미 수없이 지적돼 왔다"며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제2, 제3의 밀양 송전탑 사태를 보지 않으려면 우선 전원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대체 입법을 추진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국회는 송·변전 시설 주변지역지원법(전기사업법 개정안) 제정을 중단하라"며 "우리는 보상 문제가 송·변전 시설 갈등의 주요 의제가 될 수 없으며, 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 아직 미약한 힘이지만, 우리의 곁으로 정부와 한국전력의 잘못된 송변전 시스템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통해 송전탑 문제의 본질과 제도적 모순 그리고 대안에 대해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잘못된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밀양 송전탑 #윤상직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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