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남해안 일부는 이미 아열대 기후"

아열대 연상시키는 이상기후 현상 잇따라... 환경변화 커

등록 2013.08.16 13:03수정 2013.08.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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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평균 기온이 오르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에 접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아열대 기후는 월평균 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고, 최한월의 평균기온이 -3~18℃ 지역을 말한다. 이 기준에 의하면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라고 한다.

제주도 등 남부지역이 이미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들어 전국 곳곳에 아열대를 연상케 하는 이상 기후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에 대해 알아봤다.

한반도에 잦은 국지성 폭우... 혹시 스콜?

a  최근 들어 한반도에는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반도에는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온케이웨더㈜


지난 5~6일 이틀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한 낮에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 멀쩡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흐려지더니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비를 퍼부었다. 이를 보고 일각에서는 열대지방의 전유물인 '스콜'이 아니냐는 추측을 할 정도로 최근 한반도의 강수 형태가 달라졌다.

스콜은 열대지방에서 대류에 의해 나타나는 세찬 소나기로 강풍·천둥·번개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서울에서 내린 기습 소나기는 마치 스콜을 연상케 했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6일 한때 시간당 50mm 안팎의 폭우가 내렸다. 또 비가 내리는 동안 요란한 천둥·번개소리가 서울을 뒤덮었다. 서울은 이날 오후 1시 무렵부터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이내 폭우가 쏟아져 2시간 만에 4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도 한반도의 아열대 기후화를 전망하고 있지만, 올여름 소나기는 열대의 스콜과 연결 짓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내린 강한 소나기는 지상과 상공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발생한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현상"이라며 "스콜은 상하층 모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있는 가운데 급격히 소나기성 구름이 발달해 비가 쏟아지는 것으로 생성원인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년과 비교해봤을 때 최근 들어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장마철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과 종료 예보를 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 지역축제 일정도 '오락가락'

a  제주를 대표했던 유채꽃 축제가 삼척에서도 열리고 있다. 삼척 맹방유채꽃축제 모습.

제주를 대표했던 유채꽃 축제가 삼척에서도 열리고 있다. 삼척 맹방유채꽃축제 모습. ⓒ 온케이웨더㈜


기후변화는 생태계에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 주요 작물의 재배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는 것.

제주도의 특산품이던 감귤은 재배지가 전남 완도, 여수, 경남 거창으로 북상했고, 한라봉도 서귀포에서 전남 보성, 담양, 순천, 나주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사과 역시 겨울철 기온이 오르면서 대구에서 강원도 평창, 정선, 영월까지로 북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바다에도 이어지고 있다. 명태가 사라진 동해바다에는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가 많이 잡히며, 우리나라 전 해상에선 대표적 온수성 어종인 고등어와 멸치의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역 특산품의 이동은 지역축제의 존망까지 좌우한다. 제주 눈꽃축제는 적은 강설량 탓에 이미 문을 닫았다. 1999년부터 매년 4월에 열리던 원주의 치악산 복사꽃축제는 복숭아나무가 줄고 개화시기를 맞추기 힘들어 2008년 폐지됐다.

명태의 주산지로 알려진 강원 고성군도 '명태 없는 명태축제'를 개최한 지 벌써 수년째이며, 강원도 지역의 빙어축제는 안전을 보장할 만큼 얼음 두께가 만들어지지 않아 매년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

반면 제주를 대표했던 유채꽃 축제는 온난화로 인해 전국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줄어드는 겨울방학, 늘어나는 여름방학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학생들의 방학도 조정 대상이 됐다. 부산시의 경우 겨울에도 1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추운 날이 거의 없는 반면, 여름에는 방학 전부터 더위가 시작되거나 방학이 끝난 뒤에도 혹서와 태풍 등이 찾아와 교육청과 일선학교 간에 휴교 여부를 두고 혼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부산시교육청은 "현재는 과도기적 단계로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지만 향후 우리 지역에 맞게 방학 일정을 조정해 학생의 불편을 덜어 주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 아열대 모기 발견... 뎅기열 매개, 심하면 목숨 잃어

a  남부지역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면서 제주도에서는 최근 아열대 모기가 발견됐다.

남부지역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면서 제주도에서는 최근 아열대 모기가 발견됐다. ⓒ 온케이웨더㈜


제주도에서는 최근 아열대 모기(뎅기열 모기)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뎅기열 매개 모기가 서식하는 베트남은 환자 수가 2만 명이 넘을 만큼 뎅기열이 크게 유행하는 지역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남부지역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변하면서 공항·항구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뎅기열 모기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는 다른 지역에서 감염병 매개 모기가 들어와도 기후가 맞지 않아 겨울을 나지 못하고 모두 죽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발견된 모기는 상당 기간 생존해 자리를 잡을 가능성까지 확인됐다.

뎅기(Dengue) 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뎅기열은 높은 열을 동반하는 급성 질환으로, 주로 열대·아열대 지방에서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덧붙이는 글 김태환(pigletkth@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아열대 #한반도 #폭염 #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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