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죽음과 세금 피할수 없다'는 말이 무색"

26일 국세행정포럼서... "탈세규모 측정 모델 개발할 것"

등록 2013.08.26 18:45수정 2013.08.26 18:45
2
원고료로 응원
a

김덕중 국세청장 ⓒ 유성호

"과거에 '죽음과 세금은 피할수 없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26일 김덕중 국세청장의 말이다. 날로 교묘해지는 탈세 수법을 두고 세정당국의 수장이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3 국세행정포럼-공정한 세정 구현을 위한 국세행정의 역할과 과제'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탈세 수법이 끊임없이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경제의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세정의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한국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정건전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세금을 둘러싼 사회 분위기가 결코 녹록치 않다고도 했다. 따라서 세정당국의 탈세 대응 방식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탈세규모 측정 모델(택스 갭, Tax Gap)을 개발할 것"이라 며 "이를 통해 규모별, 업종별 탈세 위험 정도에 따라 차별화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내놓은 택스 갭은 말그대로 세금의 차이를 말한다. 납세자들이 모든 세금을 제대로 낼 경우와 실제로 낸 세금의 차이를 일컫는다. 국세청에선 택스 갭 측정 모델이 개발되면 사업 업종별이나 직업군 등에 따른 세금 탈루율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무조사 대상자 선별과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해, 김 청장은 해외에 재산을 빼돌리거나 숨겨둔 사람들이 자진해 신고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역외탈세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전역의 당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사후적이고 단편적인 탈세 대응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외 은닉재산 보유자가 해외 재산을 스스로 신고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정책 수단과 효과적인 역외탈세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해외 은닉재산을 양성화 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그는 향후 국세청 조직에 대한 개혁 의지도 내비쳤다. 1999년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한 이후 10여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현재 국세행정 체계의 실효성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 3.0의 확산, 세금에 대한 국민의 관심 증가에 맞춰 새로운 조직과 인력 운영 체계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덕중 국세청장 #지하경제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서양에선 없어서 못 먹는 한국 간식, 바로 이것
  2. 2 모임서 눈총 받던 우리 부부, 요즘엔 '인싸' 됐습니다
  3. 3 카페 문 닫는 이상순, 언론도 외면한 제주도 '연세'의 실체
  4. 4 생생하게 부활한 노무현의 진면모...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5. 5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닌다"던 동네... 충격적인 현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