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해요?"
김한길 "계량화 할 수 없으니 그야 모르죠"

[단독인터뷰①]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록 2013.09.17 20:43수정 2013.09.1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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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중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광장 천막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갈 때 "내 임기동안 민주주의 하나는 확실하게 바로 세우겠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었는데, 결국 그 한 마디를 끝내 듣지 못하고 회담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22일째 노숙농성중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광장 천막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갈 때 "내 임기동안 민주주의 하나는 확실하게 바로 세우겠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었는데, 결국 그 한 마디를 끝내 듣지 못하고 회담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남소연


"박근혜 대통령이 그래요.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나요? 뭐 그래서, 그건 모르죠, 계량할 수 없는 거니까. 그러나 지금 와서 우리가 대통령선거 다시 하자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내가 국정원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말, 믿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왜 이 사안을 매듭짓지 않고 그냥 넘어가려고 하십니까. 정말 이해가 안 돼서 묻는 겁니다. 내가 진짜 답답해서 그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이거 어제 의총장에서도 안 한 말인데 이제 생각이 나네. 후후."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 긴박했던 3자 회담 현장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지 긴 한숨 끝에 결국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지난 47일간 이어진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 한 차례 만남으로 무언가 물꼬가 트일 거라고 애시당초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 만났으니 서로 얘기를 나누다보면 공감하는 대목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예순하나 생일상을 서울광장 민주당 노숙텐트에서 맞이한 김 대표는 17일 오후 그 현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들과 만났다. 1시간 30분간 이어진 인터뷰 기간 내내 그는 전날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간 3자회동에 대해 마치 숨긴 빗장을 풀듯 술술 풀어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조차 미처 다 전하지 못한 사실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벌인 설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핵심은 '대통령의 사과' 문제였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국정운영의 총 책임자로서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지만 전혀 받아들일 기세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큰 틀에서 사과를 요구하다가 끝내 관철되지 않아 그는 총론적 접근을 접고 각론으로 돌입했던 것 같다. 그는 박 대통령을 향해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면서 파고 들었더니,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고, 김 대표는 "그야 계량화 할 수 없으니까 모른다, 그러나 대선 끝난 지 8개월이나 돼 가는 시점에 아직도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정권에 큰 오점이 아니냐, 이에 대해 매듭을 짓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별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갈 때 꼭 듣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 임기동안 민주주의 하나는 확실하게 바로 세우겠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었"는데, "결국 그 한 마디를 끝내 듣지 못하고 회담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훼손당한 민주주의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인정이 전제돼야 얘기가 풀리는데 그 자체를 전제하지 않으니 대화가 되질 않았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을 바라보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의 상황인식에 큰 차이가 있음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사과에 대한 (인식의) 갭이 너무나 컸다"며 "전 정권의 일인데 왜 나한테 그래? 식이었고, 박근혜정권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니 (원세훈-김용판) 재판결과가 나오면 그때 책임자들에게 확실히 책임을 지우도록 하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국정원이 다시는 정치나 선거에 개입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을 왜 박근혜 대통령이 못하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한길 대표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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