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도 납세자, 당당하게 권리 행사해야"

[인터뷰] '청년복지다방' 개최하는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주수정 사무국장

등록 2013.10.08 19:08수정 2013.10.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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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7일은 '사회복지의 날'이다. 2000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4번째다. 지난 9월 5일에는 여러 복지시민단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회복지의 날을 '보편적 복지국가 선포일로'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회복지세 도입을 위한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또 정부에 '복지국가 10년대계'를 마련할 것과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느라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나라는 사회복지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소한의 삶의 여건을 보장받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다. 물론 이러한 권리는 국민 누구나가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가치이어야 한다.

이런 '보편적 복지국가'로의 변화 운동이 대학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서울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는 '청년이 묻고 복지국가가 답한다'라는 주제로 '청년복지다방'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그곳에서 주수정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청년복지문제에 대한 고민과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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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복지다방에서 활약중인 주수정씨. 청년복지다방 포스터(가운데=복지국가 페이스북) ⓒ 최주호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수정(25)이라고 합니다. 현재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 청년복지다방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청년복지다방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후원하고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가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저희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청년들의 손으로 청년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에 대한 정책적인 해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복지국가라는 새로운 사회정책적 패러다임의 틀 안에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고민해 온 결과, 많은 대학생들에게 공감을 얻게 되어 이런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 왜 타이틀이 청년복지'다방'인 거죠?
"만약 청년복지'포럼' 등의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 어른신분들이 보기에 좀 거북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사실은 다방이라는 곳이 사람들이 쉽게 오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런 이유로 거창한 타이틀보다는 좀 더 쉽고 편하게 청년복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의 단체구성은 어떻게?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후원을 받고 있구요, 산하에 '기자단', '청년정책포럼',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책포럼은 복지정책 전반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시의성 있는 청년 문제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구요, 기자단은 복지현안뿐만 아니라 청년만의 문제가 아닌 여러 가지 복지사각지대의 취재를 위해 의료, 일자리, 가족, 인권 등의 분과로 세분화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련된 주제를 직접 현장에 나가 취재를 하고 그것들을 토대로 정책자료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1년에 두 번씩 일반 대학생, 대학생이 아니어도 청년을 대상으로 기자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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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청년네트워크 이태형 대표가 행사에 앞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 최주호


- 그간의 활동은?
"지난해 9월 청년복지네트워크가 창립된 이래로 '어떻게 하면 청년세대에게 복지국가에 대한 지식을 대중화 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습니다. 그래서 지역 대학생 단체와 함께하는 지역포럼 및 방학 때면 청년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전국 대학생 생활 실태 연구조사서를 발간하는 등의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학을 돌며 우리 시대 청년들의 고민과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렇게 청년복지다방을 시작합니다."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 같이 취직할 나이가 되면 어르신분들이 너무 대기업에 목매지 말아라, 모험을 해라, 도전을 해라 등의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 좀 모순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대학에 들어오는 것도 힘들지만 경제적 부담 없이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취직은 더 쉽지 않습니다. 반값 등록금은 여전히 불분명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은 비정규직의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하거나 억지로 창업을 강요하는 식으로 왜곡되고 있는 실정이죠. 젊어서 고생이 평생 고생으로 이어지게 될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식의 이야기는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금으로서는 저희 청년세대가 좀 불안할 수도 있지만,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보자'라는 생각으로 청년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정책적으로 연구해보고자 합니다. 현실이 모순적이고 때론 위로가 되지 않는 말들일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젊을 때 우직하게 도전해 보자'라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조세의무 정확히 알고 있어야 그에 대한 권리도 주장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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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의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그에 대한 권리도 주장할 수 있다고 ⓒ 최주호

- 그래서 조세재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복지국가를 이야기하면서 조세재정을 모르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현실적인 기반이 되는 돈의 흐름, 즉 조세재정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청년복지를 이야기하려면 저희가 지고 있는 조세의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그에 대한 권리도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세재정에 포인트를 두어 이번 복지다방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저희가 연구를 했더니 청년들이 조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세수의 약 1% 정도를 소득세, 소비세로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당당한 한 명의 납세자로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국가에게 요구하여 그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거대한 국가라는 주식회사에 한 주주로서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보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나요?
"OECD(경제 협력 개발 기구) 관련 자료들을 분석하고, 재정정책을 연구하는 교수님들의 자료를 참고하기도 합니다. 또한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곳의 훌륭하신 정책위원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받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 스웨덴 등 다른 나라들의 재정 모델들도 분석해 가면서 우리나라 국가체제에서는 어떤 다른 새로운 대안적인 정책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별적이 아닌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복지체계

- '실질적 보편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가 지향하는 복지국가의 형태를 말씀 드리자면, 보편주의적이면서 역동적인 복지국가입니다. 즉, 가난한 일부 국민들만 선별하여 이들에게만 시혜를 베푸는 식이 아니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복지체계를 의미합니다. 물론 그렇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자신의 부담 능력에 맞게 세금과 사회보장 기여금을 더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금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낮은 법인세 및 소득세, 구간별로 적용되는 누진세율, 또한 낮은 조세부담률 및 공공사회지출 등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소득이 많을수록 오히려 많은 혜택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인이 아닌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죠. 이로 인해 낮아진 조세부담률은 정부총지출에 있어서도 OCED 평균보다 현저하게 낮고 결국 공공사회지출도 매우 낮은 비중을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OECD 평균 수준으로까지 조세부담률을 증가시켜 복지정책을 위한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 무상교육 재원에 대해 정부가 서울시와 파열음을 내다 결국은 지방채 발행으로 무상보육비를 충당하는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만약 증세 없이 복지국가를 추구한다고 하면 무상교육으로 인한 재정 압박이 심해져 무상교육 자체가 힘들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 가정도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노령 연금은 그 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이들에게 혜택도 없는 복지를 위해 왜 세금을 내야 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낼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로 빈부의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낮은 출산율로 인해 줄어들고 있는 청년층에게 더 큰 사회적 비용의 부담을 지게 할 것입니다. 따라서 조세수입 중 부가가치세의 비중은 줄이고 기업의 사회보장기여금 확대 등 고소득자의 실효세율을 높여 복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실질적이고 보편적인 복지국가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구체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실질적인 성과물로 올해 상반기에 청년주거정책이라는 보편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대학생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려는 노력입니다.

현재 청년주거정책은 사실 따로 없습니다. SH공사나 LH공사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 월세를 보조해 주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보편주의적 정책과는 거리가 있죠. 극히 선별적이고 일부 대학생을 위한 정책인 것입니다.

학생으로서 안정되게 공부할 수 있는 권리,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거권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들을 위한 주거정책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그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될 수 있을지, 또 그것이 지나치게 비용을 발생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대학생이라면 누릴 수 있는 권리로서 어떻게 정책이 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공부를 하고 그런 정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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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청년네트워크, 청년복지문제에 대한 공론화에 앞장서고 있다. ⓒ 복지국가 페이스북

- 정부 쪽에 요구한 적은 있나요?
"상반기에 한 국회의원과 연결이 되어 정책입안을 위해 시도를 했는데 잘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에 다시 서울시 의회와 함께 주거간담회를 열어 저희가 만든 정책을 제안하는 대회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 이번이 시즌1인데 복지다방은 얼마를 주기로 열리게 되나요? 대상은 청년에만 국한된 것인가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게 되고 일반, 보편적인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낼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자 했습니다.

일단은 활동 회원들이 청년이고 주장하는 핵심 내용도 청년들이 말하는 복지국가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청년을 대상으로 활동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처음이고 시작단계이니까 청년, 대학생을 중심으로 큰 목소리로 내어 보려 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복지가치에 함께 마음을 합쳐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 대상은 자연스레 확대되어 나가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와이즈뉴스(http://www.whys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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