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봉에서 본 금산산장
김종길
금산 보리암에 오르면 남해를 왜 '한 점 신선의 섬, 일점선도'라 부르는지 절로 알게 된다. 그 수려한 풍광에 빠져 금방 자신을 잃게 되니 신선이 따로 없다. 보리암에서 쌍홍문을 지나 제석봉을 오르면 벼랑 끝에 핀 한 떨기 꽃처럼, 바위 위에 살짝 앉은 보리암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금산을 오를 때마다 여행자는 늘 제석봉을 오른다. 이곳이야말로 보리암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그림처럼 펼쳐진 한려수도의 다도해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보리암을 둘러싼 대장봉, 화엄봉, 일월봉으로 이어지는 왼쪽의 풍경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오른쪽으로 상사바위와 기암절벽의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멋진 풍광 속에 얼핏 봐서는 산중의 무슨 암자이겠거니 여겨지는 산꾼들의 숙소로 쓰였던 여관이 하나 있다. 부산여관(부산산장)으로도 불리는 남해금산산장이다.
지난 5일 새벽, 금산에 올랐다. 일출 보기를 학수고대했지만 희끄무레하니 붉은 구름만 보았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