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할머니 장터의 할머니들. 전문 장꾼들이 아니라 농촌에서 농사 짓는 순수 할머니들이다.
이돈삼
목청껏 소리를 내지르는 호객 행위도 없다. 허기진 배를 채워줄 장터 국밥집도 없다. 하지만 부러 찾아도 만나기 어려운 장이다. 가슴 언저리를 애틋하게 하는 장터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리기 십상이다.
장성버스터미널 건너 도로변에 서는 '시골 할머니 장터' 풍경이다. 시골 할머니 장터는 장성군이 노인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만들었다. 지역기업인 고려시멘트의 도움을 받았다. 노인들의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매 0, 3, 5, 8로 끝나는 날에 선다. 북이면 사거리장(1, 6일), 삼계면 사창장(2, 7일), 황룡면 황룡장(4, 9일)과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터엔 아무나 난장을 펼칠 수 없다. 할머니라고 예외가 아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 대상자에게만 허용된 공간이다. 직업 장사꾼은 더더욱 들어 올 수 없다. 다른 지역의 할머니장터와 다른 점이다.
시골할머니장터의 장꾼은 모두 22명. 차금자, 노순덕, 반은순, 박충효, 김상순, 황정남, 조영례, 성금산, 정영자, 백복남, 김영희, 변칠순, 정이순, 임옥, 장옥임, 김덕순, 전차례, 김순예, 조옥희, 서현례, 정영순 할머니 등이다. 장성군이 현지 실사를 통해 선정한 할머니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