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알려 드립니다'

김주대 시인 시화전...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등록 2013.11.07 10:43수정 2013.11.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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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주대 시인 김주대 시인

김주대 시인 김주대 시인 ⓒ 이명옥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이  온통 떠들썩해졌다. 김주대 시인이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시화전을 연다고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다.  요즘 세상에 시화전이라니... 좀 생뚱맞다 생각했지만 초대장으로 올라 온 나무 한 그루를 본 순간, 나는 일면식도 없던 김주대 시인에게 친구 신청을 했다. 시화전 소식을 공유해서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시화전 초대장은 이랬다.


a 김주대 시화전  초대글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김주대 시화전 초대글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 이명옥


[김주대 시화전 -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산정의 어떤 나무는 바람 부는 쪽으로 모든 가지가 뻗어있다
근육과 뼈를 비틀어 제 몸에 바람을 새겨놓은 것이다

오래 전 ' 내  마음의 나무 한 그루'라는 수채화에 온 존재가 흔들리는 떨림을 경험한 후 내 안에는 보이지 않는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천둥도 먹구름도 거센 비바람도 오롯이 온 몸으로 견뎌내며 비갠 뒤 찬란한 무지개를 제 몸에 걸치는 나무, 존재만으로 빛이거나 희망, 밥이거나 눈물이 되기에 충분한 어머니의 품 같은 아낌없이 자기 온 존재를 던지는 나무 한 그루 말이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초대글로 걸어놓은 근육과 온몸을 비틀어 제 몸에 바람을 새겨놓은 나무의 모습에 이미 내 마음은 시화전이 열리는 갤러리를 향해 달음박질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a 김주대 시인과 시화전을 찾은 독자 김주대 시인이 손수 붂은 사회집을  펼쳐보는 독자

김주대 시인과 시화전을 찾은 독자 김주대 시인이 손수 붂은 사회집을 펼쳐보는 독자 ⓒ 이명옥


시인의 시화전은 소박하지만  결코 소소하지도 시시하지도 사소하지도 않은 우리의 치열한 삶의 시간을 반추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인은 말과 글이 막혔을 땐 손과 마음으로, 때론 눈으로 시인이 보고 느낀 세상을  잔잔한 수묵화로 그렸다. 한 그루의 나무처럼 시인이 온 존재로 새겨넣은 삶의 언어와 적절히 어우러진 수묵화 70여 편은 시인 자신의 삶과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a 김주대 시화전 단순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글과  그림

김주대 시화전 단순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글과 그림 ⓒ 이명옥


가을이면 시집을 옆에 낀 채 고궁을 산책하고 여기저기서 시화전이며 문학의 밤이 열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국어를 전공하는 것은 밥벌이가 되지 않는다며 국문과를 없애거나 다른 과와 합치는 대학들이 생겨나고 있다.


출판사가 시집 발간을 기피하고 시가 밥이 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이번 시화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 시인이 시에 대한 독자들의 의식을 환기시키고 시가 '밥'이 되기를 바라며 여는 것이라고 한다.

가난한 사인이 온 몸으로 그려 넣은 시와 그림이 시인의 '밥'이 될 뿐만이 아니라, 독자들에게는 잃어버렸던 문학적 감수성과 그리움을, 현대인에겐 잃어버린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까지 되찾아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 김주대 시화전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에 초대합니다
* 장소 - 서촌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40-2
* 오시는 길 - 1.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약 200미터 직진, '세븐일레븐'에서 우회전 서촌갤러리
* 기간 - 2013년 11월 5일~11월 12일
# 목요일은 사정상 오후 7시까지만 문을 엽니다.
#김주대 시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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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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