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신고리원전 5·6호기 지원금 계획... '너무 앞섰다'

원전지원금 260억 담보한 테마공원사업 추진... 76%가 토지 보상비

등록 2013.11.18 15:58수정 2013.11.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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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이 지난 2009년 2월 원전지원금 27억 원을 포함해 모두 73억 5000만 원을 들여 대지 9998㎡, 연면적 6421㎡로 건립한 서생면청사. 서생면은 3316가구에 인구가 7530명에 불과해 원전지원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울주군이 신고리원전 5~6호기에 대한 지원금을 사용하는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울주군이 지난 2009년 2월 원전지원금 27억 원을 포함해 모두 73억 5000만 원을 들여 대지 9998㎡, 연면적 6421㎡로 건립한 서생면청사. 서생면은 3316가구에 인구가 7530명에 불과해 원전지원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울주군이 신고리원전 5~6호기에 대한 지원금을 사용하는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박석철

울산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원전 3·4호기에서 생산될 전기 공급용 송전철탑 건설을 막기 위해 경남 밀양 주민들이 반대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울주군이 벌써 신고리원전 5·6호기 지원금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울주군이 2016년까지 신고리원전 5·6호기 지원금 중 260억 원을 들여 서생면 진하리 진하해수욕장 야영장 일대에 해양레포츠센터와 캠핑장 등을 조성하는 테마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업비 260억 원 중 75.76%인 197억 원을 땅 보상비(토지보상 171억 원, 영업보상 26억 원)로 책정해 "특정 지주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고리 3·4호기 진통 중인데 벌써 5·6호기 지원금 사용 계획을? 

울주군 담당자는 1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테마공원사업은 원전지원금 260억 원이 소요되며 이중 197억 원은 토지보상비 등"이라며 "이는 사업 지역이 경관녹지라서 자연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매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주군에 따르면 이미 지난 6일 진하해수욕장 야영장 일대 경관녹지 10만1470㎡ 중 3만5200㎡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보고회를 여는 등 이 사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울주군은 올해가 가기 전에 사업계획안을 울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하고, 내년 1월 도시관리계획이 변경·고시되면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2015년 1월 본격 해양레포츠 테마공원 사업 착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주민 자율유치'라는 명목으로 논란을 빚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의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지난 9월 21일 "현재 정부의 실시설계 승인을 앞두고 있다"며 "2019년 12월과 2020년 12월 각각 완공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최근까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환경파괴 문제에다 신고리원전 3·4호기의 비리 휴유증이 아직 가시직 않고 있다는 점, 특히 송전탑 건설로 인근도시 밀양 주민들의 반대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울주군이 너무 앞서나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에 대한 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변에 원전이 다수이며 특히 신고리원전 3·4호기가 건설 중인데도 울주군수는 지난 2009년 "지원금을 위해서"라며 5·6호기 유치를 천명해 현재 건설이 기정사실화 돼 있지만 환경단체는 물로 해당지역 주민단체의 반대가 심하다.


특히 울주군이 서생면 일부 주민단체의 '자율유치'라는 명목으로 원전 추가유치를 밀어부치면서 원전의 영향권에 있는 전체 울산시민과 인근 도시 주민들의 의아심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다 앞서의 원전지원금 사용에 대한 방만함이 국가 기관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지난해 국민권익위는 원전을 유치하는 대가로 받는 지원금이 지자체장의 성심성 공약사업에 사용되는가 하면 비슷비슷한 토목사업에 원전지원금이 사용됐다는 지적을 내 놓은 바 있다(관련기사: 원전을 왜 자꾸 유치하는가 했더니...).

울주군 담당자는 "이번 테마공원사업에 소요되는 원전지원금 260억 원은 아직 나온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제하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주군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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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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