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식품 검사, 대형마트는 '뛰고' 행정은 '기고'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지적... 울산시 휴대용 방사능측정기 한대 뿐

등록 2013.11.19 15:26수정 2013.11.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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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9일 오전 열린 울산시에 대한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 감사에서 박영철 시의원(왼쪽)이 방사능 식품 검사에 대한 질의를 하자 시청 담당과장이 답변하고 있다
11월 19일 오전 열린 울산시에 대한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 감사에서 박영철 시의원(왼쪽)이 방사능 식품 검사에 대한 질의를 하자 시청 담당과장이 답변하고 있다울산시의회 인터넷화면 캡쳐

울산과 인접도시에 원전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울산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앞 바다에서 잡힌 일부 생선의 방사성 세슘 검출량이 최근 5년 평균농도보다 최고 70배까지 높았음에도 행정 대응이 미흡하다는 기사와 관련,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관련기사: 원전 앞 물고기 세슘 농도 70배 높아져... 울산시민 불안").

앞서 울산시민연대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이 문제를 의제로 설정해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울산 인근에서 이처럼 세슘 농도가 높은 물고기가 생산되지만 방사능 정밀측정기가 없어 휴대용 장비로 검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전 둘러싸여 있는 울산, 시는 휴대용 장치 1개로 검사

19일 오전 열린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울산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영철 시의원은 "후쿠시만 원전사고 후 시민들의 방사능 오염 식품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울산시는 휴대용 장치로 검사하고 있다"며 "시정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먹거리에 신경써달라"고 질타했다.

박영철 시의원 조사에 따르면 울산시가 휴대용 방사능 장비 1대로 전체 117만여명의 먹거리 검사를 하는 것에 반해 지역에 산재한 대형마트에서는 자체적으로 방사선 측정기를 구입해 판매식품에 대한 방사선 검사를 하고 있다.

박영철 의원은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구호는 요란한데, 이처럼 방사능 검사에 대해 행정이 대형마트보다 미흡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담당부서는 "현재 휴대용 방사능 검사 장치로 월 1회 검사를 하고 있다"며 "지난 9월 2500만 원을 들여 방사능측정기 한 대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대형마트는 '방사선' 측정기인데 반해 울산시는 '방사능' 측정기를 보유해 더 광범위하게 검사하고 있다"며 "내년 예산에 1억5000만 원을 책정해 더 많이 구입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울산시민연대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강동원 의원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원자력발전소 앞 바다에서 잡힌 생선의 세슘 검출량을 분석한 결과 원전 앞 바다에서 잡힌 일부 생선의 방사성 세슘 검출량이 최근 5년 평균농도보다 최고 70배까지 높아졌다.

울산과 인접한 고리 앞 바다에서 잡힌 생선의 최근 5년간 세슘 농도는 38.6~117mBq(밀리베크렐)였지만 지난해에는 58.3~2,870mBq로 23배 높아졌다. 또한 역시 울산과 인접한 경주 월성 앞 바다에서 잡힌 생선도 최근 5년간 39.6~97.2mBq의 세슘이 나왔으나 지난해엔 60.9~7,080mBq로 무려 70배나 높아졌다.


울산은 월성과 고리 핵발전소의 반경 20km 안에 있는데, 물고기가 20km 를 이동하는 것은 다반사라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울산시민연대는 "후쿠시마 사태 이후 핵발전소와 방사능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원자력 클러스터니 원자력융합 산업단지 조성이니 같은 장밋빛 개발계획을 내세우기 앞서 시민안전과 관련된 기본정보부터 제대로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신고리원전 3~4호기 건설에 더해 5~6호기 추가 원전을 유치했고, 그에 더해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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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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